소소한 영화관 특별전 #1
저의 집에서는 매 주 작은 영화관이 오픈합니다.
저와 제 가족의 은밀한 곳이죠.
상영시간은 '마음이 내킬 때'이고 팝콘과 콜라 대신 커다란 B사의 아이스크림이 대신합니다.
아, 그러고 보니 상영 영화도 항상 달라지는군요.
오늘은 이 오래되고 은밀한 영화관에서 2015년에 개봉한 OST가 좋은 영화 Best 7 특별 상영전이 열렸습니다.
(순서와 순위는 관련이 없음을 알려드리며 또한 이 특별전은 영화의 실제 퀄리티와는 무관함을 알려드립니다)
실존 인물이었던 영국의 천재 수학자 앨런 튜링 (Alan Turing, 1912-1954)과 그가 세계 제 2차 대전에서 실제로 만들었던 Enigma라는 암호 해독기에 대해 이야기한 영화입니다. 이 영화에 삽입된 음악들은 모두 프랑스인 영화음악감독 알렉산드르 데스플라 (Aelxandre Desplat) 감독이 만든 오리지널 영화 음악들인데요. 그는 특히 <킹스 스피치>와 <해리포터 시리즈>의 마지막 편, <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물 파트 1,2>의 음악감독으로 유명하지요.
영화에 삽입된 음악들은 영화가 시대극이고 또 전쟁영화이기 때문에 대부분 장엄하고 무거운 음악들 중심으로 만들어져 있는데요. 그중에서도 영화 마지막 장면에 삽입되었던 'Alan Turing's Legacy'를 추천합니다.
(외국에서 개봉은 2014년에 했지만 우리나라에서 2015년에 개봉했기에 얼씨구 하며 넣었습니다.)
전형적으로 배우 이미지 때문에 실을 본 영화.
총 누적관객수는 205만명이 조금 넘고 손익분기점은 턱걸이로 넘겼지만 배우 한효주의 이미지가 지금 보다 좋았고 영화가 조금 더 연계성 있게 만들어졌었다면 300만은 넘기고도 남을 기발한 소재의 영화였던 것 같습니다. 이 영화에서는 특히나 기억에 남는 음악이 하나 있지요. 영국에 인디 록밴드 CITIZENS! (느낌표가 꼭 들어가야 한다)가 2011년에 발표한 'True Romance'라는 곡이 이 영화에 삽입되었는데, 굉장히 경쾌하고 발랄한, 누가 들어도 좋아할 만한 노래인 것 같네요.
https://www.youtube.com/watch?v=x3Qn7tgwTbk
빠뜨릴 수 없는 거장의 영화음악.
스티븐 스틸버그 감독이 만든 <쥬라기공원>에 삽입되었던 존 윌리엄스의 <쥬라기공원> 메인 테마가 <쥬라기월드>에서 마이클 지아키노 음악감독에 의해 재탄생되었다는 걸 아시는지요? 물론 <쥬라기월드> 음악 중 대부분이 지아치노 감독이 새로 만든 음악들이지만 그래도 공룡이 나오는 영화에 이 노래가 빠지면 왠지 섭섭할 것 같습니다. 마이클 지아치노의 'Welcome to Jurassic World' 감상해보시죠.
https://www.youtube.com/watch?v=FkVfNf8ADec
앤디 위어가 2011년에 집필한 소설 '마션'을 리들리 스콧 감독이 영화로 만들어서 큰 화제를 일으켰었죠? 한 남자의 화성 표류기를 참 신빙성 있고 재미있게 풀어놓아서 우리나라에서도 480만명을 동행하며 큰 흥행을 했었던 영화입니다. 영국인 영화음악감독 해리 그랙슨-윌리엄스의 마션 오리지널 사운드트랙 (OST)도 이 영화에 정말 알맞은 음악이었고 또 특히나 영화 중간중간에 나오는 주인공의 상사가 화성에 놓고 간 '끔찍한' 디스코 음악들도 참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하지만 이 영화하면 뭐니 뭐니 해도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 삽입된 글로리아 게이너의 'I will servive'가 빠질 수 없겠네요. 영화의 주제와도 정말 잘 맞는 아주 재치 있는 선곡인 이 곡을 한번 감상해 보시죠.
https://www.youtube.com/watch?v=iqyDyXySaZc
이 영화를 극장에서 못 보신 분들은 오열을 해도 좋습니다.
1945년 생으로 만 나이 70세를 찍으신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의 감독 조지 밀러. 칠순의 감독이 찍었다고는 정말 믿기지 않을 정도로 정말 스피디하고 드라마틱하게 잘 만들어진 영화인데요. 영화를 본 사람들 뇌리에 영원히 남게 해주자라는 모토를 가지고 만드신 건지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는 영화음악까지도 참 임팩트 있게 만들어졌습니다. 이 곡은 네덜란드인 Junkie XL이 만든 매드맥스 음악 중 'Spikey Cars'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JbvzHcJi1l8
얼마 전 한국사 스타강사인 설민석이 TV에 출연해 혹시 흥행할 것이라고 믿었던 영화가 있느냐라고 하는 질문에 영화 <사도>라고 대답한 적이 있었지요. 자신은 <사도>가 더 흥행을 할 줄 알았는데 (총 관객수 620만명) 생각보다는 덜 흥행한 것 같다고 말했는데요. 그만큼 참 여운 있고 진중하게 찍은 조선시대 가장 비극적인 사건 중 하나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사도의 음악감독 방준석은 이 음악으로 2015년 청룡영화상 음악상을 타기도 했는데요. 2015년 여름에 개봉한 류승완 감독의 <베테랑>의 음악도 방준석 음악감독이 직접 작곡한 음악이기도 합니다.
사도 오리지널 사운드트랙에는 참 좋은 음악들이 많이 작곡되어 있는데요. 그중 맨 마지막 어머니 혜경궁 홍씨의 생신잔치에서 다 큰 아들인 정조(a.k.a. 소지섭)가 직접 부채춤을 추는 장면에서 삽입된 '사도'라는 곡과 그 멜로디에 가사를 입혀 조승우가 참여한 '꽃이 피고 지듯이'라는 곡을 추천합니다. 특히나 이 '사도'라는 곡은, 들으면 들을 수 록 사람이 흐느껴 우는 듯한 오묘한 느낌을 주는 곡인 것 같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Wp8d4B3QLmI
https://www.youtube.com/watch?v=y-sqDi4cgdI
무슨 말이 필요할까.
2013년 불의의 사고로 하늘로 간 폴 워커. 그로인해 그의 마지막 유작이 된 <분노의 질주: 더 세븐>에 마지막 장면에서 삽입된 이 곡은 가히 2015년 최고의 노래 중 하나로 불릴 만 합니다.
그를 그리워하는 많은 사람들의 염원이 들어간 곡, 위즈 칼리파의 See you again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_ogDymI9BKM
소소한 영화관 특별전에 올려지는 모든 글은 작가의 극히 주관적인 소견임을 말씀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