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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소소 Mar 23. 2016

보기만 해도 배부른 일본 영화 Best 6

소소한 영화관 특별전 #5

저의 집에서는 매 주 작은 영화관이 오픈합니다.

저와 제 가족의 은밀한 곳이죠.

상영시간은 '마음이 내킬 때'이고 팝콘과 콜라 대신 커다란 B사의 아이스크림이 대신합니다.

아, 그러고 보니 상영 영화도 항상 달라지는군요.

오늘은 이 오래되고 은밀한 영화관에서 보기만 해도 배부른 일본 영화 Best 6 특별 상영전이 열렸습니다.

(순서와 순위는 관련이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1. <카모메 식당, 2006>



핀란드, 헬싱키에 위치한 카모메 식당. 일명 갈매기 식당이라는 이름의 이 식당은 조용한 이 항구도시에 불쑥 찾아온 새로운 식당입니다. 개업한지 한 달이 되었지만 아무도 찾아오지 않고, 야무진 솜씨를 가진 여주인 사치에는 풀이 죽고 말지만 곧 식당에는 첫 손님이 찾아오고, 계속해서 평범하지만은 않은 손님들이 줄을 이어 식당을 찾아오는데요. 일본 만화를 좋아하는 토미, 좀 엉뚱한 여행가 미도리, 또 공항에서 짐을 잃어버려 카모메 식당에 신세 지게 된 마사코까지. 좀 독특한 사연을 가지고 있는 비범한 손님들의 발걸음을 향하게 하는 그곳은 바로, <카모메 식당>입니다.


영화 <안경>과 <토일렛>, 또 가장 최근에는 <고양이를 빌려드립니다>으로 한국 관객들에게 사랑을 받은 오기나미 나오코 감독의 2006년작 <카모메 식당>은 일본식 요리 영화라 하면 누구나 한 번쯤 들어본 영화입니다. 일본 특유의 잔잔하고 느린 감성을 영상에 잘 담아내는 나오코 감독의 작품들은 항상 마니아층을 이루어낸다고 하니, 그녀의 다음 작품이 기다려지는 것은 당연한 것이 아닐까요?



2. <논짱 도시락, 2009>



철없고 무능한 백수 남편을 떠나 딸과 친정에 돌아간 코마키. 일자리를 구하려 이리저리 알아보지만 오랫동안 주부로 생활해온 그녀가 일할 수 있는 곳은 마땅치 않았고, 그런 그녀에게 딱 하나 단비처럼 쏟아진 아이디어가 있었으니. 사실 그녀가 매일같이 정성스럽게 싸준 영양만점 딸의 도시락은 유치원에서 맛있다고 유명한 것! 쏟아지는 찬사에 힘입어 코마키는 자그마한 도시락 가게를 열기로 하고, 그녀는 힘든 역경을 뒤로하고 딸과의 행복한 삶을 유지하기 위해 고군분투합니다.


1995년부터 98년까지 3년 동안 '모닝'이라는 곳에 연재되었던 이리에 키와의 만화를 영상으로 담은 이 영화는 그 무엇보다 주인공 코마키가 싱글맘으로 살아가기 위한 과정을 담고 있는데요. 일상에서 일어날 것만 같은 친근감 주는 소재와 보기도 좋고 맛도 좋은 도시락을 보고 있자면 절로 미소가 지어질 것입니다.



3. <우동, 2006>



"드실 거에요? 뜨거운 거요, 차가운 거요?" 

누구나 좋아하는 일본의 대표음식 중에 하나인 우동, 우동 붐(boom)이 일어났다! 못 웃기는 능력은 타고난 자칭 코미디언 코스케는 미국까지 날아가 사람들을 웃겨보려 시도하지만 실패하고, 다시 고국으로 돌아와 맛집을 다루는 조그마한 잡지사에서 일하게 됩니다. 그리고 우연히 어느 음식점에 들어가 맛보게 된 우동은 그를 새로운 세계로 인도하는데요. 과연 그는 힘들었던 과거를 뒤로하고 우동으로 성공을 맛볼 수 있을까요?


정말 이 영화를 찍으며 주인공들이 먹은 우동만 해도 한 1000그릇은 족히 넘지 않을까 생각될 정도로 일본에 있는 온갖 우동이 출연하는 영화인데요. 이 영화에 중간중간에 나오는 오페라 '카르멘'의 주제곡들은 신기하게도 이 영화와 아주 잘 맞는 싱크로율을 보여주며 영화의 재미를 두배로 만들어 줍니다.



4. <촌마게푸딩, 2010>



싱글맘으로 아들과 단 둘이 살고 있는 히로코앞에 갑자기 나타난 의문의 남자! 사무라이 복장을 하고 머리에 상투를 쓴 이 남자는 180년이라는 시간을 뛰어넘은 사무라이, 야스베였고. 마땅히 갈 때가 없는 그는 한동안 히로코의 집에서 머물게 되는데. 그에게 남들과 다른 능력이 있었으니, 그건 바로 그가 꽤 훌륭한 파티셰라는 것! 과연 사무라이 출신 파티셰 야스베는 온갖 역경을 딛고 과거로 잘 돌아갈 수 있을까요?


소설가 아라키 켄의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이 영화는 독특한 타임슬립을 배경으로 만들어졌는데요. 영화 곳곳에 나오는 여러 가지 푸딩과 맛있는 케이크들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군침 돌게 만들어줍니다. 또한 이 영화는 일본에서는 개봉 당시 이틀 만에 3만 4천여 명이 보고 흥행수입이 4천만엔을 넘는 놀라운 기록을 세운 영화이기도 하지요.



5. <달팽이 식당, 2010>



봉우리가 두개 있다고 해서 유방산(?)이라고 부르고, 말 못 하는 여주인공에 돼지와 같이 사는 주인공의 엄마까지. 매우 독특한 소재로 만들어진 것 같은 이 영화는 지금 이 순간에도 팔리고 있는 일본 베스트셀러 소설을 원작으로 만들어졌는데요. 주인공 린코가 하룻밤 사이 가재도구를 모두 훔치고 달아난 애인으로 인해 충격을 받아 실어증에 걸리게 되고 고향에 돌아가 차린 식당을 통해 여러 사람들을 위로해 주고 또 자기 자신도 위로받는 이야기입니다. 실어증에 걸린 린코의 레스토랑은 예약제로 하루에 단 한 사람만 대접하는 까다로운 식당입니다. 하지만 그녀의 식당에 가면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소문이 돌고, 식당은 점점 나날이 번창해 가지요. 과연 린코는 힘들었던 기억을 뒤로하고 그녀의 과거를 극복할 수 있을까요?



6. <해피 해피 브레드, 2012>



도시에서의 화려한 생활을 접고 시골로 내려와 카페 마니를 차린 젊은 미즈시마 부부. 심성이 착한 그들은 카페와 숙박업을 겸하며 숙식이 필요한 여행자들에게 따뜻한 밥과 잠자리를 제공해 주는데요. 매일같이 와서 일상을 공유하는 동네 사람들부터 어쩌다 방문하게 된 사람들까지, 행복을 굽는 카페 마니로 사람들의 발걸음은 모여갑니다.


너무나 따뜻하고 아름다운 영화. 홋카이도를 배경으로 한 아름다운 영상미와 잔잔하고 즐거운 소재, 그리고 마지막에는 작고 귀여운 반전까지. 살면서 한 번은 봐야 할 영화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보기만 해도 저절로 힐링이 되는 영화인데요. 감독 미시마 유키코는 영화가 개봉된지 2년 뒤 <해피 해피 와이너리>라는 속편 아닌 속편을 가지고 나오기도 했습니다. 






소소한 영화관 특별전에 올려지는 모든 글은 작가의 극히 주관적인 소견임을 말씀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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