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날리는 날 오산 카페꾸덕에서
표지 사진 “카페꾸덕” © markcfoto
오늘은 그동안 청명했던 가을 날씨를 질투라도 하듯 미세먼지로 뿌옇게 흐린 하늘을 바라보며 한껏 몸을 사린 날이었습니다.
자라섬 재즈 페스티벌에 가 볼까? 강원도는 어때?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은 생각은 굴뚝 같았지만... ‘아니야, 지금은 그럴 때가 아니야’를 속으로 외치며 꾹 참았습니다. 마침 이번 주 화요일 동생이 카페를 오픈했다는 후배를 만나러, 오산에 가야해서 그나마 멀리 어디론가 가고 싶었던 충동을 잠재울 수 있었습니다. (오산은 몇 년 전 사진 동호회 출사로 물향기 수목원이란 곳을 한 번 방문한 적이 있었는데요. 그 이후 정말 오랜만에 다시 찾은 동네입니다)
삼거리가 만나는 코너에 위치한 아주 아담한 카페. 이름은 카페꾸덕. 마카롱과 머랭, 쿠키, 케이크 모두 주인처럼 야무지게 하나도 허투루 버릴 구석 없이 이름처럼 꾸덕하게 맛있었습니다.
꾸덕 캐릭터가 너무 귀여워서 이모티콘으로 만들면 어떨까 했더니 후배 왈. “안 그래도 예전에 반려당한 적 있어요. 표현이 엄청 재밌어야 하는데… 회사를 너무 오래 다녔는지 MZ 감성을 다 잃어 버렸어요” 아마 동생 카페 오픈도 도와주랴 내년 초 시작해야 하는 서비스도 개발하랴… 충분히 바빠서 MZ 감성 따위 없어질 만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도 5년 전쯤인가 20대와 인터뷰를 해야 해서 이 후배가 20대인 동생을 소개해 주었는데요. 그때 이 후배의 동생이 한 말이 기억났습니다. 자기는 꼭 사람들에게 싸고 맛있는 음식과 커피를 파는 카페를 열고 싶다고… 지금 그 꿈이 이루어진 현장에 내가 있다니… 너무도 감격스러운 일 아닌가요!
젊은 친구들이 열심히 본인이 바라는 꿈을 하나씩 이루어 가는 모습을 보니 왠지 50대인 내가 뜨끔할 정도로 부끄러웠습니다.
‘더 늦기 전에… 나는 뭘 해야 하나?’
카페꾸덕 주인은 진짜 부러운 사람이었습니다.
아마 5년 후쯤 카페꾸덕은 프랜차이즈로 대성공을 거두고 또 다른 서브 브랜드를 계속 열지 모릅니다.
오빠가 만든 꼬까랩 캐릭터들과 하나로 뭉친 세계관으로 애니메이션도 만들고, 전 세계 모든 매장에서 신상품이 나올 때마다 1초에 몇개씩 팔려 나가는. 이 모든 것이 실현되었을 때. 다시 이 글을 읽으면 어떤 느낌이 들까요?
카페꾸덕, 63번째 크리에이터로 초대해야겠습니다.
실제로는 73번째 크리에이터로 초대되었어요!
https://carrot-garden.com/4330275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