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서 뭐가 될지 모르는 신비로운 캐릭터
표지 사진 ”지구상 가장 귀여운 생명체“ 네이버 블로그
혼자서도 웬만하면 알아서 잘 크는 선인장도 바싹 말라 버리게 할 만큼 생물 키우기에 영 재능이 없던 나. 그래서 더욱 강아지나 고양이를 키우는 건 상상조차 할 수 없었습니다. 그런 나에게 유독 눈에 들어오던 치명적인 귀여움의 견종이 있었으니 바로 그 이름하여 ‘시고르자브종’. 들어본 적 있으신가요?
시고르자브종의 뜻을 알게 된 건 최근이었습니다.
‘시골 잡종’에서 받침을 길게 늘여 외국어처럼 들리도록 변형된 형태의 신조어로 뚜렷한 견종을 가지고 있지 않은 잡종견 또는 믹스견을 뜻함.
아, 이 귀여운 시골 강아지가 크면 무서운 야생 늑대처럼 변할 수도 있다니… 실망과 충격이 반반 정도 섞인 묘한 기분이었습니다. 미운 오리 새끼가 커서 백조로 성장하는 해피엔딩 이야기와는 사뭇 다른 결말이 펼쳐진 셈이었죠. 그래도 내심 귀여운 어린 시절 모습을 간직한 채 멋진 진돗개 정도로 잘 크면 좋겠다… 그런 생각을 하며 상상 속에서나마 내 첫 강아지를 입양하기로 했습니다.
시고르자브종은 눈이 착해야 합니다.
조금 졸려 보이는 쌍꺼풀진 눈과 살포시 접힌 귀가 포인트입니다. 색깔은 전체적으로 하얀색이고, 양쪽 눈두덩 부분과 귀만 아주 옅은 베이지색입니다.
까만 눈과 코는 촉촉하고 반짝반짝 빛이 납니다.
어렸을 적 벤지라는 tv 프로그램이 있었는데 여기 나오는 주인공 벤지도 시고르자브종과 같은 믹스견이라고 하네요. 보더 테리어+코커 스파니엘+슈나우저+푸들이 섞여있는 종이래요.
인공적인 도시보다는 자연스러운 시골을 좋아하고, 무질서한 혼란 상태보다는 체계적인 시스템을 좋아합니다. 겨울이 지나면 봄이 오고 밤이 지나면 아침 해가 떠오르듯 자연은 보이지 않는 질서를 가지고 균형을 맞추어 갑니다. 생성과 소멸을 반복하면서 우주는 어떤 시간과 공간의 만남을 이어갑니다.
시고르자브종은 위트 있고 친절하며 해맑은 고유의 매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잘 흔들리지 않는 우직함, 어떨 때는 상황에 따라 영리한 선택도 할 줄 아는 유연함을 가진 그런 강아지입니다.
뚱뚱이 바나나맛 우유와 신맛 젤리를 좋아합니다. 달걀노른자는 꼭 익혀야 하고, 땅콩이 씹히는 땅콩잼, 스테이크에 곁들인 구운 채소, 차 안에서 듣는 라디오 방송을 좋아합니다. 체육은 잘 못 해서 싫어하지만, 잘하고는 싶습니다. 다시 태어난다면 테니스 선수나 수영 선수가 되고 싶습니다. 아니면, 패션모델이나 건축 디자이너도 괜찮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