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살이에 필요한 몇군데 장소

무인도에 떨어졌을 때 우리는 무엇을 필요로 하는가?

by SWAN PD

진천군 이월면은 한참 전에는 사람도 북적이고, 동네가 꽤 번화했던 흔적들이 남아있다. 지금은 영업을 하고 있는지 문을 닫았는지 알 수 없는 희끗한 간판과 외관, 그리고 인적 없는 고요함 뿐이지만, 한 집 건너 빼곡히 들어서 있는 다방과 식당, 없는 것 없는 별별 가게들을 보면 그렇다는 말이다. 다방이 왜 이렇게 많을까? 궁금했는데… 생각해 보면, 도시에도 우리 나라는 유독 카페들이 많은 편이지… 하며 스스로 이해를 해 버렸다.

‘차를 마시며, 이야기 나누는 건 다들 좋아하지‘


맨 처음으로 우리 가족은 ‘식당’과 ‘편의점’을 찾았다.

이사한 첫 날 집 바로 옆 식당에서 먹은 소머리 국밥은 엄마가 너무 맛있다며 사흘 연속 똑같은 메뉴를 국물 하나 남기지 않고 드셨다. (너무 자주 드신 탓에 나중엔 감각이 무뎌지셨는지 첫 날 맛이 안 난다 하셨다.)

식당보다 더 가까이 있는 편의점에서는 쓰레기 봉투와 대형폐기물 스티커를 구입했다.


그 다음으로 ‘행정복지센터‘와 ‘보건소’를 찾았고, 보건소에서 치매안심센터로, 치매안심센터에서 병원으로 안내를 차례로 해 주시는 바람에 자연스럽게 ‘병원‘을 찾게 되었다. 비슷한 시점에 찾은 곳이 ’안경점’이었고, 짐 정리가 어느 정도 되자 ‘교회’와 ‘마트’를, 그리고, 더 시간이 지나자 ‘터미널‘, ‘복지관‘, ‘철물점’, ‘세탁소‘, ‘수선집‘, ’방앗간’, ‘이발소‘, ‘은행’, ‘공원‘, ‘약국’, ’카페’, ‘빵집‘, ‘도서관’, ‘우체국’, ’경찰서’, ’휴대폰 대리점‘… 등 동네에 있는 왠만한 장소는 다 가 보게 되었다.

한 달쯤 되자 안 간 곳보다 가 본 곳이 더 많아졌다.


없어서는 안 될 엄마의 사랑, 하나로마트


그 중에서도 제일 드라마틱했던 곳은 ‘치과‘였다.

아빠가 틀니를 다시 해야 된다고 해서 진천읍 종합병원 홈페이지를 찾아봤더니 치과가 없는 것 아닌가!

오다가다 치과를 본 생각이 나긴 했는데, 왠지 겉에서 볼 때는 꼭 문을 닫은 것처럼 보여 기대를 거의 안 하고 있었다. 그런데 종합병원에 치과가 없다는 사실을 알고 그냥 아니면 어쩔 수 없고 하는 마음으로 동생이 동네 치과에 직접 가서 확인을 해 보기로 했다.


마음 속으로 ‘제발 영업을 해 주세요’ 간절히 기도했다.

얼마 후 치과에 갔던 동생이 활짝 웃으며 들어온다.

“언니, 치과 한데!“ “정말??? 너무 잘 됐다!“

너무 좋아서 둘이 부둥켜 안고 발을 동동 굴렀다.

(기도를 이렇게 한 번에 들어주시다니…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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