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겨울 어느 날, 더 특별했던 클래식 공연
성문 앞 우물 곁에 서 있는 보리수
나는 그 그늘 아래 단 꿈을 꾸었네
가지에 희망의 말 새기어 놓고서
기쁘나 슬플 때나 찾아온 나무 밑, 찾아온 나무 밑
학창시절 익숙하게 들어본 ‘보리수’ 노래를 빼곤, 거의 들어볼 기회가 없었던 슈베르트 ‘겨울나그네‘ 전곡.
우연히 귀한 공연에 초대를 받게 되어, 클래식 음악을 자주 접하지 못하던 일상에… 작은 파문이 일었다.
누군가와 이별한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첫 곡부터 마지막 곡까지 섬세한 연주를 따라 내내 주인공의 슬픈 실연의 상처에 가슴 절절히 공감할 수 있었다.
피아노 연주를 해 주신 신수정 선생님은 80대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24곡을 모두 물 흐르듯 완주해 내신다.
인터미션(공연 등에서 막간에 주어지는 쉬는 시간)이 있을 줄 알았는데 쉬지 않고, 전곡을 연주하시다니…
놀라울 뿐이었다.
매년 겨울이 되면 아이들과 함께 호두까기 인형을 보러 간다는 사람은 많이 봤는데, 겨울나그네 공연도 오늘 보니 꽤 많은 분들이 매년 겨울 감상하는 공연인 듯.
고마운 지인 덕분에 특별한 겨울 어느 날, 더 특별했던 클래식 공연을 소중한 또 하나의 기억으로 남긴다.
2백년 전, 오스트리아 빈에서. 낭만과 사랑의 감정을 영롱하게 담아낸 젊은 작곡가 슈베르트의 모습을 떠올리며. 오랜만에 만난 마크의 아픈 상처 위에 살금살금 보이지 않는 대일밴드를 붙여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