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일리지로 가는 제주 대신 공짜 버스 동네 여행
인생에 없는 것이 공짜, 비밀, 정답이라는 말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일리지 소멸 안내 문자를 받으면 나도 모르게 공짜로 비행기를 타고 싶은 욕구가 끓어올라 소멸되는 만큼 갈 수 있는 곳이 어딘지 찾아 본 후 순식간에 왕복 항공권을 예약해 버린다.
예약이 끝나고 난 후, 정신을 차려보면… ‘아, 내가 지금 한가롭게 여행 갈 때가 아닌데…’ 하고 후회를 할 법도 한데 ‘이제 항공권은 끊었고, 숙박만 해결하면 끝이네‘ 하며, 이번에는 자동으로 숙박 사이트를 뒤지고 있다.
이 정도면 일종의 병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습관적으로 이렇게 그동안 수많은 여행을 다녀오기도 했지… 그런데, 오랫동안 유지해 온 습관성 자동 여행 프로세스에 제동이 걸렸다. 엄마가 반대를 한 것이다.
이유는 마일리지가 아까워 꼭 필요하지도 않은데 가는 것은 반대란다. 게다가 연말연시 제일 여행객이 많은 시즌에 혹시 사고라도 나면 어쩌나… 걱정을 엄청 많이 하게 될텐데 가능하면 비행기는 타지 않는 것이 엄마의 몸 건강, 정신 건강을 위해서는 좋을 것 같다고.
써 보지도 못하고 없어질 마일리지도 아깝고, 오랜만에 여행을 떠난다는 꿈에 부풀어 있다가 펑 하고 풍선이 터지자 너무 슬펐는지 눈물이 주루룩 흘렀다.
뭔가 꼭 하고 싶었는데 그걸 못 하게 되면 어린애처럼 속이 상하고, 마음이 아팠다. 계속 눈물이 흐른다.
여행은 못 가도 할 일은 해야지.
진천읍 행정복지센터로 가야할 일이 있어 오늘 드디어 말로만 듣던 무료 버스를 타 보게 되었다.
20분 정도 버스를 타고 자그마한 시골 동네들을 구석구석 구경하다보니 신기하게도 마음이 편안해졌다.
거창한 가족여행은 엄마아빠 건강이 좀 더 나아질 내년으로 미루고, 올해는 소박한 공짜 버스 동네 여행으로 씁쓸한 마일리지 소멸의 아픔을 달래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