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태어나기도 전에 나는 영화를 느낀거야
오늘 동생과 함께 교회 성가대에서 찬양을 했다.
그동안 매주 주일마다 예배를 드리러 가족 모두 같은 시간에 집에서 출발을 했는데 올해부터는 동생과 내가 성가대 봉사를 하게 되는 바람에 아빠랑 엄마보다 더 빨리 집을 나섰다. 10시가 좀 못 되어 교회에 도착했고, 곧장 성가대 연습을 하는 교육관으로 향했다.
처음이라 모든게 낯설고 어색했지만, 동생이 사람들과 어울려 노래 부르는 모습을 꼭 보고 싶었다. 그래서 잘 못할까봐 마음 졸이며 걱정에 휩싸인 동생이 ‘사모님, 저 성가대 못 하겠어요.‘ 하는 말을 하지 않도록… 정말 열심히 동생 옆에 딱 붙어서 연습하고, 또 찬양했다.
부족한 건 많았지만, 그래도 잘 해냈다.
동생이 지난 주까지 계속 얘기하던 ‘성가대 안 했으면 좋겠다’는 말을 오늘은 더 이상 하지 않았다.
지휘자 없이 반주하시랴, 연습도 시키시랴 혼자서 애쓰시는 사모님을 봐서라도 뭔가 힘이 되어 드리면 좋겠다 싶었다. 사모님이 지휘를 하신다면, 내가 반주를 도와드려도 되겠다는 마음이 저절로 생겼다. 아무도 강요를 하진 않았는데 그냥 일이 그렇게 되어 버렸다.
그래서, 꽤 오랜 세월 동안 컴퓨터 키보드만 두드리던 손가락으로 (긴 겨울잠에서 깨어나듯) 피아노 건반을 살포시 건드리게 되었다. 손톱이 너무 길어 딱딱 소리나는 게 거슬리긴 했어도 나름 괜찮은 첫 연주였다.
집에 돌아와, 두 딸이 성가대를 하게 된 바람에 아빠랑 엄마가 단 둘이 앉아 예배드린 소감이 어땠는지를 물어보다 문득 질문 하나가 생각났다.
“아빠랑 엄마가 같이 본 영화가 뭐야?”
엄마의 대답은 의외였다.
바로, “톰소여의 모험”이었다.
제일 기억에 남는 영화가 그거란다. 나를 임신했을 때 저녁을 다 먹고, 아빠가 영화를 보러가자해서 따라나섰는데 그 때 극장 앞 리어카에서 팔던 귤이 그렇게 먹고 싶었던 엄마. 그런 엄마의 마음도 모르고, 영화를 보고 나오면 귤을 사 주겠다 한 아빠. 엄마는 귤을 먹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지만 그냥 꾹 참고 영화를 보러 들어갔다고 한다. 온통 귤 생각 뿐인 엄마의 눈에 톰소여가 뭘 하는지가 잘 보였으려나? 영화가 끝나고 두 사람이 밖으로 나왔을 때 이미 귤 장사는 사라져 버린 후였다. 엄마는 그 때 그 귤을 못 사 먹은 것이 두고두고 후회가 된다고 했다. 임산부가 뭘 먹고 싶다 할 때, 미루지 말고 바로 그 자리에서 사 주지 않으면 이런 비극이 생긴다!
내가 태어나기도 전에 엄마를 통해 대신 봤던 추억의 영화를 집에서 이렇게 간편하게 찾아 아무렇지도 않게 다시 볼 수 있다니…!!! (오래 전 과거로 시간 여행을 한 느낌이 들었다.)
1938년 2월 뉴욕에서 개봉한 영화였는데 영화가 시작되자마자 다음과 같은 원작자의 서문이 보인다.
Part of my plan has been to try to
pleasantly remind adults of what they once were themselves, and of how they felt and thought and talked, and what queer enterprises they sometimes engaged in.
- Mark Twain
제 계획의 일부는 어른들에게 그들이 한때 어떤 모습이었는지, 어떤 감정을 느끼고 생각하고 말했는지, 그리고 때때로 어떤 기묘한 활동에 참여했는지를 유쾌하게 상기시켜 주는 것이었습니다.
- 마크 트웨인
*구글 번역의 도움을 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태교 영화 탓이었는지 톰소여를 보며 어딘가 나랑 비슷한데? 하는 생각을 했다. 이 부분은 엄마도 동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