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어깨동무를 응원합니다

학교에 아이를 처음 보내는 학부모의 마음으로

by SWAN PD

엄마가 노인일자리를 신청하겠다 할 때 마음이 편치는 않았다. 왜냐면 체중도 많이 줄고, 영양 상태도 안 좋고, 무엇보다 기력이 쇠해서 예전만큼 많은 활동을 하기에 에너지가 충분하지 않은 상태였기 때문이다.


아무리 가볍게 말벗만 해 드리는 일이라 해도 수혜자를 구하는 것부터 매번 만나고, 안부를 전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일이 호락호락 쉽지는 않을 게 분명했다.


1월 8일, 진천군 노인복지관에서 어깨동무에 지원한 노인일자리 참여자 대상으로 교육이 있어 엄마가 참석했다. 나는 멀리 떨어져 엄마가 교육받는 모습을 바라 보았다. 옆에 앉은 분과 정답게 도란도란 말씀을 주고받는 모습을 보니 안심이 되었다.


수혜자를 못 구해 마음 고생을 많이 하실 때나, 어렵게 구한 수혜자 분과 엄마가 어딘가 맞지 않는다 느낄 때, 자식으로서 ‘아… 엄마가 여든이 넘은 나이로 누군가를 돌볼 형편이 아니신데… 내가 너무 무능해서 엄마에게 안 해도 될 고생을 시키는가보다…’ 마음이 불편하고, 또 미안했다. 언제든 힘들면 그만둬도 상관없다 말씀은 드렸지만, 딸에게 도움도 주고 싶고, 뭐든 진심를 다해 잘 해 내고 싶어 하시는 엄마 성격에 한 번 시작한 일을 쉽게 포기하지는 않으실 게 분명했다. 정말 그랬다.


첫 교육을 받고, 천신만고 끝에 수혜자 두 명을 무사히 구하고, 이제 한 달이 지난 오늘, 엄마는 어딘가 모르게 생기가 있어 보였다.


수혜자 중 한 분이 글을 몰라서 서류에 이름을 못 쓰고 지장만 찍었더랬는데 엄마가 이 분에게 한글을 가르쳐 드리기로 했단다. 처음에는 글을 가르쳐 준다고 했을 때 아무 대답이 없던 분이었는데, 엄마와 몇 번 만나고 친해지니 드디어 마음의 문을 연 것이다.

엄마도 처음에는 모든 게 어색하고, 낯설었겠지?

그런데도, 포기하지 않고, 손가락으로 그 분의 이름을 바닥에 한 글자 한 글자 써 주면서 하나도 안 어렵다고, 조심스럽게 한 번 더 이야기를 하니 그 때는 처음과는 달리 엄마에게 글을 가르쳐 줄 수 있겠냐고, 그렇다면 배워보겠다고 말씀을 하셨단다.


비로소 엄마가 참 엄마답다고 느낀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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