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안 하는 5년 차 게임 마케터

by 리썬
출처: 아이보스

꽤 오랫동안 나의 꿈은 PD였다. 어렸을 때부터 워낙 TV를 보는 것을 좋아했었다. 그렇게 자연스럽게 신문방송학과에 진학하게 되었고 꽤 다양한 영상 동아리에서 활동했다. 하지만 그 당시에는 유튜브가 활발하지 않았던 시기였기 때문에 PD가 되는 길은 방송사 공채를 통하는 것뿐이었고 취업 문이 너무 좁다는 생각, 그리고 영상 동아리를 하며 나 스스로 크리에이티브하지 않다는 느낌을 받아 PD를 포기하게 되었다.

그렇다면 나에게 남은 선택지는 뭐가 있을까? 그때 관심이 갔던 것이 마케팅이었다. 문과로써 선택하기 쉬운 길이기도 했고 마케팅도 창작 활동을 기반으로 하는 직업이라고 생각이 되어 흥미가 갔다. 그렇게 학회 활동과 인턴을 통해 마케팅 실무 경험들을 쌓았고 자연스럽게 마케터로 취업을 하게 되었다.


사실 게임 마케터가 되고 싶다는 생각은 전혀 없었다. 나의 1지망은 콘텐츠 마케터였다. PD로서 못다 이룬 꿈을 콘텐츠를 다루는 마케터가 된다면 비슷하게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취업 시장은 생각보다 나에게 많은 선택지를 주지 않았고 그렇게 모든 과정을 마치고 나에게 주어진 선택지는 게임회사 혹은 대기업 제조사였다. 그래도 게임도 하나의 콘텐츠이고 소비자들에게 더 직접적으로 다가갈 수 있는 분야라 생각해 게임 회사에서의 커리어를 시작했다. 그렇게 게임이라고 손도 대본 적이 없는 나는 게임 마케터가 되어버렸다.


어느덧 5년 차가 되어 다양한 프로젝트들을 했고 이제는 일이 어느 정도 손에 익었다. 하나의 사이클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도 알게 되었고 열정만 가지고 일을 하기보다는 효율적인 측면을 많이 따지게 되었다.

그리고 적당한 중간 연차의 주니어가 되면서 다시 한번 커리어에 대한 본격적인 고민이 들기 시작했다. 게임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으로서 게임 업계에 계속 남으면 나의 최대치를 끌어내지 못하게 될 것 같다. 게임 마케팅 말고 다른 분야로 가고 싶은데 이제 다른 분야로 이직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될 것이라 생각된다. 애초에 마케터가 나에게 맞는 직무일까? 만약 아니라면 나는 어떤 분야로 가는 것이 맞을까? 아예 마케팅이 아니라 PM이나 PD 같은 다른 직무에 도전을 해봐야 할까?


나의 커리어와 직무에 대한 확신이 없기 때문에 여러 가지 고민이 드는 시기이다. 벌써 5년 차가 되었다는 깨달음과 동시에 이제 커리어를 전환할 수 있는 마지막 시기이지 않을까라는 불안감이 함께 내 마음속에 들어오면서 여러 옵션을 고려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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