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아직도 회사에 다니고 있는..
2022년 27살 2년 차 직장인이었던 나는 벌써 30살 5년 차 직장인이 되었다. 쌩쌩했던 20대였던 나는 30대가 되었고 그 사이에 두 번이나 이직을 해서 지금 3번째 회사에 다니고 있다. 무엇인가 달라졌냐? 하면 딱히 없다. 나는 아직도 아무것도 모르는 말하는 감자일 뿐이고 여전히 퇴사하지 못하고 회사를 다니고 있으니까. 아, 달라진 것이 하나 있다. F였던 MBTI가 T로 바뀐 것. 4개 중 다른 거는 그대로이지만 신기하게도 F만 T가 되었다. 그래도 사회에 찌들긴 했나 보다.
1년 10개월 차의 나는 뭐가 그렇게 불만이었을까. 기억조차 나지 않는다. 하지만 그때 퇴사하지 않고 더 다닌 것은 잘한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평생 갈만한 좋은 사람들을 얻었고 실무 기초를 탄탄하게 배울 수 있었다. 워낙 빡세고 바쁘게 돌아가던 회사였기 때문에 기반을 잘 다질 수 있었다. 그때 무턱되고 퇴사했다면 (그럴 깡도 없었겠지만) 일의 근간이 되는 태도나 노하우를 얻지 못했을 것이다. 신입 때는 정말 그지 같은 회사만 아니라면 3년 정도는 다녀볼 만하다.
하지만 3번째 회사를 다니고 있는 지금의 나에게 그렇다면 너는 계속 회사원으로 살거니라고 묻는다면 아니라고 단번에 말할 수 있다. 연차에 비해 여러 회사를 다니면서 확실히 깨달은 것은 나는 회사원으로 살아가는 나의 모습에 절대 만족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항상 회사에서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불만족스러운 것이 보이게 되고 그 주기가 점점 더 빨라지고 있다. 신입 때는 아무것도 몰랐고 비교군이 없었기 때문에 3년 정도 버틸 수 있었다지만 비교군이 명확한 두 번째 회사에서는 8개월 다니다 퇴사했고 지금 회사에서는 이제 곧 1년이 되지만 또 스멀스멀 이직 혹은 퇴사 생각이 들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제는 알 것 같다. 나는 어떤 회사를 다니던 그냥 회사에서 월급을 받는 일로는 만족하지 못할 것이라는 걸.
나는 나만의 일을 하고 싶고 나의 콘텐츠를 만들고 사람들과 공유하며 함께 소통하고 싶다. 하지만 회사에서는 나만의 일이라는 것이 없으며 내가 만드는 콘텐츠는 온전한 내 것이 아니다. 소유의 측면에서도 그렇고 제작을 하는 과정에 있어서도 나의 의견이 아닌 '힘 있는' 사람의 의견이 더 많이 반영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들은 어떨지 모르겠다. 하지만 나는 누군가가 그들의 의견을 나에게 관철시키려고 할 때마다 왠지 모를 반항심이 생긴다. 그렇다고 나의 주장을 강력하게 밀어붙이면서 싸우고자 하는 의지는 또 없다. 어차피 내가 원하는 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을 다년간의 회사 생활을 통해 학습해 왔기 때문에. 이러한 불만족과 체념의 굴레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나의 일을 해야 된다는 것이 나의 결론이다. 그래서 이제는 진짜 이것저것 하면서 나의 브랜드를 쌓아나가야겠다. 그래서 퇴준생이 다시 돌아온 이유다.
퇴준생으로서의 회사와 커리어 측면에서의 이야기뿐만 아니라 일상에서의 다양한 생각들에 대해 기록을 남기고 싶다. 20대일 때와 달라진 것이 있다면 내 생각을 기록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다는 것이다. 기록을 통해 나의 감정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으며 나의 상태를 더욱더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게 된다. 나를 알게 되는 것은 물론이고 내가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 스스로를 진단할 수 있게 해 준다. 그러한 측면에서 이것저것 기록해 나가면서 나의 이야기를 쌓아나가 보고자 한다. 나의 콘텐츠를 끊임없이 만들어 내고 그것에 공감해 주는 사람들을 통해 새롭고 재미있는 기회가 많이 생겼으면 하는 것이 나의 작고 소소한 희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