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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썬 Oct 13. 2022

27살 2년차 직장인, 퇴사를 결심하다

나를 퇴사로 이끈 일들과 퇴사러가 되기 위한 준비 일지

출처. 양치기 인스타그램


"진짜 퇴사해야겠다"


여느 때와 다름없는, 아니, 사실은 최악의 회의를 끝내고 나온 하루. 이제는 더 이상 이곳에서의 희망이 보이지 않았던 나는 퇴사를 결심했다. 물론 지금까지 퇴사 고민을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는 것이 아니다. 마음 한 구석에 사직서를 항상 품고 다는다는 여느 직장인들처럼 '퇴사'라는 단어는 어느 순간부터 내 머릿속에서 맴돌고 있었다. 단지 지금까지는 불이 붙지 않은 다이너마이트였다면, 아무런 생각 없이 켠 라이터 한방에 불이 붙어 심지가 타기 시작했다는 것이 큰 변화이면 변화인 것이다.


하지만 아직 나는 고작 만 2년차, 정확히 따지면 1년 10개월의 짧은 경력을 가지고 있는 풋내기 중 풋내기다. 다른 회사의 경력직으로 가기에도, 그렇다고 신입으로 가기에도 애매한 경력. 그리고 더 애매한 나의 실력. 막상 퇴사를 결심하긴 했지만 안정적인 수입도, 그리고 차곡히 쌓여나가고 있는 나의 경력과 포트폴리오를 한 번에 끊어내지 못하겠다는 것이 현실이다. 누군가는 요즘 MZ 세대는 회사에 미련을 많이 두지 않고 아니라고 생각이 드는 즉시 일단 퇴사를 지르고 보는 대담한 세대라고 한다. 그렇담 나는 요즘 MZ 세대가 아니다. 입시부터 취업까지, 사회가 정해진 '정답'의 길을 걸어온 나에게 무작정 퇴사라는 옵션은 차선 중 차선의 선택지일 뿐이다. 그렇다면 퇴사를 결정한 지금부터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퇴사 관련 책,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고 곰곰이 생각한 후 내린 결론은.... 일단 퇴사는 유예다. 퇴사를 하지 않겠다는 것이 아니라 나에 대해 더 잘 알아가고, 내 능력을 어느 정도 검증할 수 있을 때까지. 그리고 나는 나 스스로에게 최대 1년의 유예기간을 주기로 했다. 30살이 되기 전 일 년만큼은 내가 원하는 일을 주도적으로 할 수 있도록 기반을 쌓아나가는 것. 그것이 지금의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퇴사를 위한 나의 여정을 기록해보고자 한다. 물론, 중간에 이직이 있을 수도 아님 지금의 회사에서 생각지도 못하게 많은 시간을 보낼 수도 있다. 하지만 결국 내가 원하는 것은 나를 찾아가는 과정, 회사 없이 살아가기 위한 기반을 마련하는 과정들을 직접 경험하는 것이다. 이렇게 브런치에 드러내 놓고 공표한 이상 나의 여정을 지켜볼 모든 분들에게, 그리고 나 자신에게 약속하겠다. (지킬 수 있겠지....?)


2년간 회사를 다니면서 퇴사를 결정하게 만든 다양한 에피소드와 신입으로 일하며 배운 점들을 먼저 작성할 예정이다. 본격적으로 퇴사를 하기 전에 나의 경험을 되돌아볼 시간은 필요한 것 같다. 나의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의 궤적이 귀엽고 치열한 신입의 일지일 수도, 자신의 상황과 소름 끼치게 맞닿아있는 현실일 수도 있으니까. 그리고 회사 밖에서의 나를 찾기 위한 여정도 함께 공유할 예정이다. 이 글을 읽는 나와 비슷한 상황에 처해 있는 사람들도 어떤 방식으로든 위안을 얻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우리는 모두 인생이라는 여행을 함께 하고 있는 동료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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