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리 바꿔 주세요.
주인이 누구냐에 따라 달라진다.
<자리 바꿔 주세요.>
자리는 누가 앉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9급 후임으로 온 6급은 밝고 싹싹하고 긍정적이다.
발령 후 며칠 뒤 그녀가 내게 조심스레 말한다.
'자리 바꿔주세요.'
"자리는 누가 앉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 "그래, 내 자리랑 바꿀 수 있는 기회가 머지않아 곧 올 텐데!"
하기사 이해는 간다. 9급이 가고 대신 6급이 왔다. 그동안의 7급 차석이 발령이 나지 않은 채
차석 자리에 6급이 온 것이다. 업무와 자리와 호칭과 대접과 마음달래주기를 동시에 해야 하는 기이한 상황이다. 대략 난감.
그중에 마음달래기가 첫째다.
심히 불편한 마음이 한 둘이 아닌 상황, 와보니 선임은 그대로요 자리 또한 제자리가 아닌 새로 마련된, 하지만 일은 백배 더 잘하는 입장, 줄줄이 연달아 뒤로 밀려난 직원들, 그들이 제 자리를 잡아 협조체제를 구축해야만 현안을 해결할 터인데 무리하면 안 되는 거라고 나 자신을 다독이며 고심한다.
아는 분에게 도움을 청하다.
이 친구들 서운한 일면을 달래 달라고.
처음에 자네 또한 ”자리 바꿔달라." 그런적이 있노라고. 지금은 누구보다 잘 지내지 않느냐고.
"적응기간과 걸맞은 시간이 필요한 법이라고."
나는 수긍했다. 모두는 그러할까?
이런저런 얘기 끝에 새로 온 친구는 오래전부터 나를 알고 있었다고 한다.
체육대회마다 꽈배기 사 오시던 <꽈배기 선생님>으로 기억한다고.
그래 내가 다면이 잘 나온 이유를 알겠다. 각자의 입장을 이해하고 역지사지하는 능력.
얼마 전, 그녀의 승진소식을 듣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