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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인글라스

2025년 2월 21일 금요일의 기록

by 이수하

소위 강철멘탈로 불리는 사람들이 너무나도 부러웠어요. 근데요. 유리가 아니라 스테인글라스였어요. 너무나 예쁘고 아름다운 스테인글라스. 그래요. 나는 쉽게 깨질듯 여린 유리인 것만 같지만 빛을 담을 때 한 공간을 아름답고 황홀하게 만들어주는 스테인글라스 같은 사람인 거예요.

유리에 색을 덧입혀주는 고마운 사람들. 그런 고마운 사람들이 있어요. 내 주변에 좋은 관계들이 있다는 것은, 그 좋은 관계들이 나를 든든히 지켜준다는 것은 믿기지 않을만큼 큰 감사입니다. 나는 왜 사람들을 원망하고 미워하기 전에 고마운 점을 찾지 못했을까요. 그 사람 있는 그대로를 헛된 기대에 눈이 가려져서 보지 못한 거예요.


내 마음보다 남의 마음을 더 의식하는 사람. 그런 사람에겐 ‘스스로에 대한 몰입’이 필요합니다. 이상과 현실의 간극과 공허, 그에 따른 깊은 우울감을 때론 마주해야 하는 것입니다. 요즘 계속 불안합니다. 과연 나는 이대로 괜찮을까. 고독을 씹으며 내 길을 묵묵히 갑니다. 내가 가는 길이 광야에 내는 길이라 그리 믿으며, 기다리는 마음으로 내가 할 수 있는 한 걸음을 내딛습니다.


그렇게 한 걸음씩 나는 천천히 무르익어갈 거야.

언젠가의 열매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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