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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강재 Jun 15. 2016

뱁새

간절히 원하는 것을 찾지도 못했을때

내 친구는 내 생일에

종종 케이크를 구워왔다.
종종이라고 말하고 보니 사실 단 두번이었다.

처음엔 알록달록 색이 고운 컵케이크였고
두번째는 말캉쫀득한 산딸기 치즈케익과

버터쿠키였다

친구는 심성이 착한 애다.
지하철 옆자리에 노숙자가 앉았을때
냄새나서 자리를 옮기면 노숙자가 상처 받을까봐
묵묵히 앉아있는 그럼 종류의 착한 애다.

생긴건 뱁새 같고
목소리는 참새같고
행동은 종달새 같아서 처음 보는 사람들도
친구를 친근하게 생각하곤 한다
-라고 쓰고 놀림감이라고 읽는다-

친구가 의사에게

열이 나고 심장이 떨리고

두근두근 잠이 안와요, 라고 하니
사랑에 빠지셨습니다 라고 진단해줬다 한다
한눈에 그녀를 파악한 의사 선생님.
역시 사람 목숨 살리는 일은

아무나 하는게 아닌가보다

아는 동안 내친구는
도통 화내는 걸 잘 볼수 없었다

그래도 처음 만들어준 생일 컵케이크를
내가 자취방용 작은 냉장고에 넣다가 엎었을 땐
내게 버럭 소리친 건 기억난다.

친구 동생은 마녀라고 부르기도 한다고 했다.
가끔 이해가기도 한다.

그 친구가 실연했노라 말하는 내게 말하길

그래,
다른 사람 마음만 보지 말고,

이제 니 마음 들여다봐.

그뒤

실연은 잊었지만

친구가 한 말은 잊지 않았다.

몇년간

난 문득문득

맘을 들여다 보는 연습을 했다.

먼저 내게 묻는 연습을 했다.

본래 진심으로 어떻게 하고 싶었는지.

마음으로부터 원치 않고
타인만 배려하고 고려하고
또 마음에도 없는 걸

원하고 있어서는

안돼.

한번 더 진심으로 어떻게 하고싶냐.

계속 묻는다

그래도 별로 바뀐 건 없었다.
난 그래도 병신미가 있어

라고 우기지만

사실

그냥 병신인
내 모습 그대로 였다.


또 다른 내 친구는

니가 병신인걸 빨리 받아들여.

그래야 편해.

라고 충고해 준 적도 있었다.

그래도

변한건 없지만 그래도

내가 원하는 것을

내 스스로 잘 알고 있다면
세계가 날 도와줄 거라 믿는다.
우주라고 쓰고보니

오타쿠 같아서 세계라고 순화시켰다.

왜 그런 책도 있잖은가. 시크릿.

언젠가 내가 원하는 것을 알게 되었을땐
가장 먼저 얘기할 생각이다.

야, 나 찾았노라고






사람이

무언가 간절히 원할 때
온 우주는
그 사람의
소망이
실현되도록 도와 준다
-파울로 코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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