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 후기

'안정된 환경 속에서도 안정을 느끼지 못하는'

by 무정인

직장에서의 불만을 이것저것 이야기하니 상담선생님이 하고 싶은 것들이 참 많은가 보다고 말하셨다. 맞다. 하고 싶은 것들이 참 많다. 1급 자격증도 얼른 취득하고 싶고 글도 써서 책을 내고 싶고 강의도 많이 다니고 싶고 센터도 개소하고 싶다. 이렇게 하고 싶은 것이 많은 것은 그만큼 잠재력이 많다고도 하셨다. 하고 싶은 것들이 많아서 현실에서 불만족이 많다.

현재 직장은 상담계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정규직 자리이다. 그래서 처음에 취업하게 됐을 때 정말 기뻐했고 현실이 맞는지 불안해서 합격이 취소되는 꿈까지 꿀 정도였다. 기분의 고저가 있는 나를 현실에 발 붙일 수 있도록 붙잡아 주는 닻이라고 생각할 때도 있지만 나를 훨훨 날아가지 못하게 속박하고 있는 족쇄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보기 힘든 안정된 환경 속에서도 안정감을 충분히 느끼지 못하고 갑갑해하거나 안주하면 망할까 봐 불안해하는 나의 모습을 선생님이 직면시켜 주셨다.

"어쩌면 정인씨 인생에서 안정감을 충분히 느끼면서 안도해 본 경험이 없는 게 아닐까요?"

맞다. 잘 없다. '이만하면 됐다, 잘했다'라는 느낌보다 '조금만 더 노력하면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며 나를 다그쳤다. 조금 더 나아지기 위한 노력으로 이루어 낸 것들도 있지만 현실에 만족감을 느끼지 못했다. 불만족의 연속. '조금만 더'의 끝은 없다. 하나를 하면 그다음이 있고 또 그다음이 있다. 어떻게 멈출 수 있는지 묻자 '내가 불만족하고 있구나. 안정감을 느끼지 못하고 있구나' 알아차림 하면 짧은 순간이지만 멈출 수 있다고

하셨다.

현재에 만족하는 것은 안주하는 것이고 도태되고 망할 것이라는 생각이 있었는데 나의 왜곡된 생각일 수도 있겠다. 현재의 삶을 불만족스럽게 만드는 것이 현실적인 문제들이 아니라 이런 나의 왜곡된 생각들 때문이라면 내가 색안경을 끼고 잘못인지하고 있는 게 아닐까? 직장을 그만둔다, 계속 다닌다의 문제를 넘어서 내 삶 전체를 다르게 인식해야 하는 차원이 아닐까?

현재에 만족하고 나를 믿어주는 것은 어떤 느낌일까? 어떤 일상을 살게 될까?

알아차리고 멈추기. 나를 들들 볶는 생각에서 벗어나기. 안정감을 느껴보기. 나를 믿어보기.


나는 오늘부터 나를 믿어 보기로 했다. 나를 믿고 지지해주는 삶을 살겠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