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서 울어 본 사람~~?

광광 울어버린 사람 여기 있습니다. 득이 될지 실이 될지 모르겠네요.

by 무정인

어제 회의를 하다가 광광 울어 버렸다. 1월부터 업무가 너무 많고 버겁다고 생각했지만 해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하고 겨우 겨우 해냈다. 못할 것 같아 두려울 때는 내가 우울하기 때문이라 생각하며 자책도 많이 했다.


그런데 며칠 전 실적 마감을 하면서 손이 계속 덜덜 떨리고 눈꺼풀도 떨리고 토할 것 같은 나를 보며 분명하게 인식했다. 내 업무가 과중하게 많다는 것을! 신입생을 대상으로 하는 필수 교과를 운영하는 일이 새롭게 시작되었는데 그 일을 내가 맡게 됐다. 그럼 업무분장을 새로 해야 하는데 그 생각을 못했다. 일이 너무 몰릴 때, 임시방편으로 동료 선생님이 일을 맡아주고는 했지만 내 마음이 무겁기는 마찬가지였다. 내 일을 다 하지 못해서 남에게 폐를 끼치는 것 같은 찝찝함.


신입생 900명, 교수 55명, 멘토 46명. 총 1,000명을 대상으로 하는 대규모 사업인 만큼 에너지도 많이 들어가고 중요한 일이라 지켜보는 사람들도 많아서 부담이 된다. 협력해야 하는 부서에서 담당자가 그만두는 상황이라 일주일 간의 공석이 생겼는데 그 시기가 새 학기 수업 시작 전이라 가장 문의가 많았다. 신입생에 관한 모든 문의가 나에게 몰려 하루 종일 전화받고 메일 답장을 했다. 거기다 실적 마감 압박이 여러 부서에서 계속 쏟아지고.. 수업 커리큘럼은 계속 바뀌고.. 총장님 지시로 일은 계속 늘어나고.. 그러다 빵! 하고 터져버렸다.


“저 너무 버거워요. 못 하겠어요.” 펑펑. 어떻게 해줬으면 좋겠냐는 선임 선생님에게 센터 내 업무분장과 센터 간의 명확한 업무분장을 새로 해달라고 요청했다. 잘했다. 울고 나니 속이 다 시원했다. 내가 우울해서 힘든 게 아니었다. 힘든 일이었던 것이다. 회사에서 우는 거 부끄럽고 쪽팔린 일이긴 하다. 나도 울고 싶지는 않았다… 하지만 눈물이 나오는 걸 어찌 막으리오. 이렇게 쌓이기 전에 문제를 해결하는 게 가장 좋은 일이겠지.


이번 직장에서 운 게 이번이 4번째다… 나 울보인가. 전부 번아웃 이후의 일들이다. 첫 번째는 공개사례 발표회에서 내 사례에 대한 슈퍼비전 중이었는데 슈퍼바이저께서 알려주고 싶은 게 많으셨는지 계속 말을 하시는데 나는 내가 잘 못해서 그렇다고 생각해서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두 번째는 회의 시간에 창밖으로 억새가 햇빛을 받으며 살랑이는 모습을 보자 ‘나도 저기 누워서 햇빛 쏘면서 아무것도 안 하고 싶다. 너무 지친다.’란 생각을 하자마자 눈물이 또르륵 흘러버렸다. 그래서 퇴사를 하려다가 모두의 만류로 주 3일 일을 하게 되었다. 세 번째는 육아휴직 후 복귀해서 정말 바쁜 새 학기였는데 선임 선생님 센터 부임한 지 10주년이라고 그 행사를 버겁게 준비하고 저녁 식사 자리에서 편지를 읽어 드리다가 펑펑 울어버렸다. 하하하;; 진짜 울보네 나. 모두 너무 애쓰다가 지쳐버린 상태에서 눈물이 났다.


내가 너무 지치기 전에 내가 지고 있는 짐이 어느 정도인지 파악하는 감각을 익혀야겠다. 연습이 필요하다. 이번에도 신체화가 없었으면 더 늦게 알아차렸을 것 같다. 나의 한계를 잘 아는 것. 아주 중요하다. 나를 돌보며 무리하지 않는 것. 연습해 보자.


그러기 위해서는 생각에 빠져있지 않고 지금-여기를 잘 느끼고 세심하게 나를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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