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해지고자 하는 환상같은 이상향..
4시간만 자면서 많은 것을 할 수 있으면 하고 간절히 바라던 때가 있었다. 나의 경조증은 그런 소망의 현실판. 아파야만 마음 편히 쉴 수 있었던 패턴은 우울증으로 나타났다.
집이 편하다고 생각한 적이 별로 없다. 너무 힘든 날에는 집에 가기 전에 카페에서 1시간 정도 쉬다 들어갈 정도였으니까. 학교에서도 친구들과 여러 가지를 살피느라 진이 빠졌는데 집에 가서도 살필 것이 너무 많았다. 짜증 나고 힘든 엄마, 화난 아빠, 그 와중에 눈치도 없이 자기주장을 해대는 동생들까지. 나에게 이런 집안 분위기를 살피고 좋게 만들라고 누구 하나 말하지 않았지만 나는 아주 어렸을 때부터 그 역할을 해왔다. 아무도 안 하니까. 내가 안 하면 할 사람이 없으니까 하기 싫고 힘들어도 했다. 이 말을 하며 오열했다. 말문이 막히고,, 가슴이 먹먹하고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나라도 해야 할 거 같으니까 그 어린애가 눈치를 살피며.. 재롱떨거나 잘한 것을 보여주며 좋은 분위기를 만들려고 애썼다. 그래서 못하는 나를 받아줄 수가 없었다. 잘해야 하는 이유가 너무 크니까. 그리고 그 역할은 어린애가 하기에는 너무 큰 역할이었고 맞는 역할도 아니었기에 뜻대로 잘 되지 않았고 그럴 때마다 크게 좌절했다. 내가 능력이 더 있었으면 가능했을 텐데.. 라며 스스로를 탓했다. 여기에 에너지를 몰빵 하느라 정작 내 인생에 대한 고민과 노력은 뒷전이었다. 그것도 애썼지만 이미 너무 많은 에너지를 쓴 탓에 성취도가 낮았고 그럴수록 스스로를 믿기 어려웠다.
혼자서 다 잘하는 것은 환상.. 그런 사람은 없다. 아인슈타인도 멘토가 있다네. 도움받지 않고 혼자서 다 잘하고 싶은 내 마음은 아주 어렸을 때 만들어진 나의 소망일 뿐..
집안의 분위기가 나의 이런 패턴을 만들어 왔을 것.. 숙고해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