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행복
일찍 잠에서 깨어 아침으로 도윤이가 좋아하는 새우볶음밥을 해서 먹었다. 점심은 쌀국수 밀키트, 저녁은 떡만둣국으로 오늘 세끼 모두 집밥을 먹었다. 뿌듯하다. 남편이 늘 하던 빨래도 내가 했다. 에너지가 생기면 그동안의 빚을 갚는다. 오랜만에 꽃집에 가서 예쁜 작약과 델피늄을 사 와서 꽂아두니 참 예쁘다. 사무실에 가져갈 수국도 샀다. 꽃이 있으면 사무실이 환해진다.
경조증까지는 아니지만 잠이 줄어들고 에너지가 올라왔다. 딱 이 정도면 참 좋겠다.
도윤이가 계속 영상만 보여달라고 해서 오후에는 놀이터에 가서 놀았다. 바람이 많이 불어서 아카시아향이 참 좋았다. 태실공원에 올라가니 아카시아꽃과 찔레꽃과 이팝나무꽃이 한창이었다. 도윤이랑 산책하면서 매실도 줍고 도토리라고(동그란 돌) 이름 붙인 돌도 주으면서 아기자기한 시간을 보냈다. 하트모양이라며 매실을 주워주는 사랑둥이.
그리고 집에 돌아오니 도윤이는 피곤했는지 낮잠을 잤다. 그 시간 동안 나는 박완서의 ‘그 남자네 집’을 다시 읽기 시작했다. 아주 옛날에 읽었던 책이라 새로웠다. 내가 참 좋아한 책이었는데 아직 왜 그렇게 좋아했는지 이유를 모르겠다. ㅎㅎ 더 읽다 보면 알 수 있겠지.
잠을 안 자니 하루가 길다. 여유롭고 느긋한 하루였다. 감사하다.
도윤이랑 남편이 서로 이야기하다가 남편이 “도윤이 코가 어디 있나~ 아 도윤이 코 없지 “라며 코가 낮은 도윤이를 놀렸다. 그러니 도윤이가 “아빠 머리 어디 있나~ 아! 아빠 머리 없지. 대머리라서 “ 원형탈모 온 남편.. 도윤이의 반격에 웃음폭탄이 터졌다. 와ㅋㅋ 아빠의 재치를 꼭 닮았네. 나는 말장난으로는 남편을 못 이기는데 도윤이는 아빠를 닮아서 대적할 만한 상대가 되겠다. 웃겼다 정말.
칭찬 일기
* 세끼를 다 차려먹은 나를 칭찬한다.
* 산책하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낸 나를 칭찬한다.
* 느긋한 여유를 즐긴 나를 칭찬한다.
* 무탈한 하루를 감사한 나를 칭찬한다.
* 운동화를 빤 나를 칭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