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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 리추얼과 칭찬 일기_161일

by 무정인

오늘의 행복


바쁜 하루였다. 방금 전에 게슈탈트 공부모임이 끝났다. 벌써 11시네.. 에너지가 넘쳐서 오늘 실수를 했다.


9:45에 회의를 하기로 했었는데 홀랑 까먹고 다른 곳에 다녀왔다. 미안하다고 사과하고 점심시간에 10분이라도 얘기하자고 했는데 밖에서 점심 먹고 오느라 5분만 얘기할 수 있었다.. 티를 잘 안내는 선생님 얼굴에 불편한 기색이 역력해서 정말 미안했다. 사과했지만 잘 풀리지 않은 것 같다.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했으면 점심에 밖에 나가지 않았을 거라는 선임선생님의 말이 와닿았다. 내가 그 회의의 중요성을 알지만 깜빡한 게 아니라 실은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은 것 같다. 내일 선생님과 좀 더 얘기 나누기로 했다. 미안했다. 내일 솔직하게 소통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아침에 맨발 걷기로 시작한 하루. 막 이것저것 다 하려다 보니 마음은 바쁜데 실수도 잦고 제일 중요한 슈퍼비전 보고서를 거의 못썼다. 내일 완성해야 하니까 내일은 집중해서 해보자!


경조증이 오면 놀러 갈 생각이 들뜬다. 선생님들이랑 애기들 데리고 원더풀에 가기로 했고 여름휴가를 온 가족이 기장 아난티에 갈 계획을 세웠다. 놀고 싶다~~ 하지만 5~6월은 자격증 준비에 매진해야지!


오늘 상담시간에 변화들에 대해 이야기하니 선생님께서 경조증이 많이 순화됐다고 하셨다. 나도 그렇게 생각하고 주변에서도 그런 반응이다. 감사한 일이다. 케케묵은 옛날 상담 슈퍼비전 기록을 승인받아야 해서 3명의 슈퍼바이저에게 연락해야 하는 일이 나에겐 너무 힘든 일이었다. 그걸 지금 요청하냐며 화내고 거절하실 것 같아서 겁나서 못하고 있었다. 의사 선생님이

“꼭 그런 마음만 있을까요? 오랜만에 연락이 와서 반가운 마음도 들 거고 별로 힘들지 않고 해 줄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정인씨가 슈퍼바이저라면 어떨 것 같아요? 화를 내고 거절할 것 같나요?”

“아니요. 속으로 진작할 것이지~ 생각할 수는 있어도 승인해 줄 것 같아요.”

“도움을 요청했을 때 거절당할 것이라는 편향된 생각은 어린 시절 첫 기억과 닿아있네요. 도움을 청해도 거절당했던 아이의 마음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거예요.”


상담을 하다 보면 나는 늘 육교에서 힘들게 걷는 3-4살 아이의 마음으로 살고 있음이 드러난다.. 이제 컸으니 벗어날 때도 되었는데.. 연습이 필요하겠지! 오늘 상담 시연에서 처럼 나를 지키는 건강한 분노를 느끼고 표현하면서 살자. 오랜만에 집중해서 공부했더니 뿌듯하고 좋다. 인스타 릴스에 도둑맞은 내 집중력을 찾아온 기분 ㅋㅋ 사유하고 숙고하는 시간을 꼭 가지자. 나의 직업은 그게 없으면 안 되는 것이니까. 현존하며 내담자와 함께 고통을 느끼고 있어 주는 것. 도망가지 말고. 오늘 공부시간이 행복했다!



칭찬 일기

* 공부를 집중해서 한 나를 칭찬한다.

* 바에 가고 싶었지만 피곤한 몸을 생각해서 집에 온 나를 칭찬한다.

* 슈퍼바이저들에게 다 연락한 나를 칭찬한다.

* 수련수첩 정리를 시작한 나를 칭찬한다.

* 리추얼을 하며 하루를 마무리하는 나를 칭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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