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행복
자다가 계속 깨서 수면제를 중간에도 먹고 잤다. 그래도 5시에 깨서 가벼운 스트레칭을 하며 몸을 풀어줬다. 특히 목과 어깨가 화닥화닥 거리는 느낌이 날 정도로 아픈데 폼롤러로 풀어주면 시원하고 좋다.
새벽빛이 들어오고 밝아진 5:30에 맨발 걷기를 하러 갔다. 이렇게 경조증일 때는 사람들과 계속 이야기를 하고 싶다. 그래서 전화도 자주 하게 된다. 그런데 이 새벽에는 일찍 일어나시는 엄마한테 했다.
그런데 오늘은 엄마가 전화를 안 받으시길래 아빠한테 전화를 했다. 아빠는 놀란 목소리로 무슨 일이냐고 하셨다. 새벽에 전화를 걸 일이 잘 없으니 안 좋은 일이 생겼다고 생각하셨다고 한다. 그럴 만도 하자. 아빠에게 용건 없이 전화한 일이 몇 년 만인지…
남편의 원형탈모와 바쁜 회사 일은 어떤지 물어보셨다. 여전히 바쁘다고 답한 후 아빠는 어떻게 이걸 30년을 다녔냐고 했다. 그리고 예전에는 주말이 짧았는데 (토요일에 일하는 경우가 많았음. 일요일 까지도..) 쉬고 싶을 텐데 우리를 데리고 국내 여러 곳을 누비고 다니셨다. 나는 주말에 눕기에 바쁜데… 그래서 쉬운 일이 아닌 가족 사랑에 감사하다고 말씀드렸다. 진정으로 감사함이 올라와서 말했다. 형식적인 인사가 아닌… 아빠도 좋아하셨다. 서로 마음을 나눈 것이 참 좋았다.
계속 사람들과 소통하고 싶어 하는 나를 발견한다. 사무실에도 일찍 출근해서 얼른 다른 사람이 왔으면 하고 바라고.. 우울증일 때는 아무도 만나고 싶지 않아서 눌러온 욕구가 이럴 때 폭발적으로 튀어나오나 보다. 사무실에 둘 예쁜 장미꽃을 사 왔다. 피치 빚깔인데 나와 닮은 색이라고 이야기해 줘서 고마웠다.
오전에 많은 일들을 하고 나니 오후에는 힘이 없었다. 1시에 의사 선생님과 상담하면서도 요즘 많이 좋아진 점들을 이야기했다. 평안하고 고요한 마음이 든다고.. 남과 비교하고 높은 내 기준에 못 미친다고 자책하는 내가 요즘 마음이 좀 조용하고 편하다.
주말에도 해야 할 급한 일이 없는 주였고 아이와 둘 만의 시간도 지루하지 않고 현전 하며 즐길 수 있었고 아이가 낮잠을 자는 동안 나도 늘어져 있었는데 참 편했다. ‘이럴 시간에 공부나 해라.. ‘ 같은 비난은 하지 않았다. 늘 걱정하고 불안하고 잘 못 한 것 같은 기분에 잔뜩 긴장하고 주눅 들었는데 내면의 평화로움이 생기니 마음이 참 편안했다.
지금도 편안하다. 조급하게 생각하지 않아도 나는 충분히 온전하고 천천히 이루어 나갈 것이다. 나에 대한 믿음. 이것이 참 중요하다.
내면의 고요한 시간을 점점 늘려가야지.
좋다. 요즘.
칭찬 일기
* 내면의 고요함을 즐긴 나를 칭찬한다.
* 피곤할 때 무리하지 않고 쉬어준 나를 칭찬한다(2시간 정도 쉬니까 회복이 됐다).
* 새로운 건강 정보를 편견 없이 접한 나를 칭찬한다.
* 아빠에게 고마움을 전한 나를 칭찬한다.
* 졸려도 리추얼을 하는 나를 칭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