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3일의 행복
엄마와 통화하며 맨발걷기 하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했다. 나의 가장 큰 장점이 뭐냐고 물으니 엄마가 친절함이라고 했다. 나도 어제 강점카드 작업을 하면서 친절이 나의 가장 큰 강점이라 생각했는데 엄마에게도 들으니 정말 그렇구나 싶었다. 나는 친절은 그냥 아무나 다 잘 할 수 있는거라 강점이라 생각하지 않았다.
그리고 어렸을 때는 나의 친절을 이용하는 사람들도 많아서 호구같다고 스스로를 생각하기도 했다. 하지만 요즘 친절이 누구에게나 있는 특징이 아니고 나의 친절함으로 인해 내 주변에는 참 좋은 사람들이 많고 그들이 나를 사랑해주는 힘이 아주 크다는 것을 몸소 느끼고 있다.
엄마랑 대판 싸우고 집을 나와 호텔에 아이와 둘이 있을 때 먼 곳에서 부터 한달음에 달려와 나와 아기를 돌봐 준 친구도 있고 내가 힘들 때 전화하면 시간에 상관없이 나를 위로해 주는 친구도 있고.. 여행 계획 하나도 같이 못 세웠는데도 괜찮다고 안심시켜 주는 친구도 있고 맛있는 것을 보면 내 생각이 난다며 챙겨주는 동료도 있다. 나의 고저에 가장 큰 영향을 받지만 묵묵히 일상을 유지하고 나에게 빨리 괜찮아지라고 강요하지 않는 든든한 내 편 남편도 있다. 그리고 일면식도 없지만 (오프 모임에서 만난 사람도 있지만) 글쓰기 모임과 브런치 구독자들도 나에게 응원의 마음을 보내주고 있다.
그렇네. 나 정말 좋은 사람들에게 둘러쌓여있네. 참 감사한 일이다.
수요일의 여파인지 목, 금 계속 피곤했다. ‘이상하게 피곤하네~‘가 아니라 수요일에 무리했으니 피곤한게 당연해라고 나를 달래주었다. 몸에 좋은 음식을 챙겨먹고 물을 자주 마시고 피곤하면 쉬었다. 나를 돌본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알아가는 중이다.
나의 내담자였는데 드랍된 케이스가 있었는데 교수 연계로 다시 센터로 온 내담자를 선임선생님이 상담을 하게 되었다. 나는 드랍(중간에 내담자가 나타나지 않아 조기 종결되는 것을 의미)되는 케이스가 거의 없기에 이 내담자는 뭔가 아픈 손가락 같았다. 그런데 선임선생님이 공부가 될 테니 본인이 상담한 내용을 가지고 같이 이야기해보자 하셔서 했다. 축어록을 풀어서 주셨는데 어떻게 구체적 탐색을 하고 공감을 해서 내담자 마음을 따라가는지 너무 잘 나와있어서 공부가 많이 됐다. 그런데 마지막에 지난 상담에 대한 얘기가 나오자 내담자가 ’상황이 힘들었네요’ 라는 나의 말에 상처를 받았고 악영향을 받아서 상담에 오고 싶지 않았다고 써있었다.
충격. 내가 그런말을 했던가? 내담자가 들었다고 하니 맞겠지.. 그런데 굉장한 수치심이 들면서 이걸 같이 공부하고 싶지도 않아졌다. 그래도 하기로 한거니 시작했는데.. 수치심에 쌓여있어서 나누는 이야기들이 잘 와닿지가 않았다. 휴… 굉장히 잘 해오고 자존심도 센 사람이 좌절을 겪었고 아픔을 겪고 있을 때.. 너무 쉽게 어려운 상황에 공감해버리면 자존심이 상할 수도 있다는 것을 배웠다. 수치심을 계속 느끼기보다 배울 점을 찾는 것이 나에게 훨씬 도움이 되는 일이다.
지금은 글을 쓰며 이렇게 다짐하지만 어제는 잘 안됐다. 그래. 바로 안될 수도 있지. 잘 배웠다!
치맥을 하고 일찍 잠들었다. 중간에 아이가 자러 와서 종이접기를 하고 자자고 나에게 계속 말했지만 비몽사몽 속에서 너무 졸려서 안된다고 하니까 “엄마 미워! 엄마랑 종이접기 이제 안할거야. 엄마랑 같이 안잘거야. 아빠랑 할거야.” 이렇게 말했다. 그래도 미안한데 너무 졸려서 같이 못하겠다고 하고 계속 잤다. “이리와서 엄마 옆에 와~”하니 오는 아이. 꼭 끌어안아주고 미안하다고 했다. 푹 자고 내일 같이 신나게 놀자고. 아이도 알겠다고 하고는 금방 잠 들었다.
미안해. 오늘 더 재밌게 놀자!!
칭찬 일기
* 어제 못한 리추얼을 아침에라도 하는 나를 칭찬한다.
* 요즘 건강한 음식을 챙겨먹는 나를 칭찬한다.
* 점심시간에 코노에 가서 신나게 스트레스를 푼 나를 칭찬한다.
* 쉬는 시간을 가져서 몸과 마음을 돌본 나를 칭찬한다.
* 맛있는 저녁을 먹고 일주일의 스트레스를 날려버린 나를 칭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