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경조증에서 울증으로 가고 있다는 신호다.
오후가 되면 바람 빠진 풍선처럼 기운이 빠지기 시작하고, 초저녁부터는 눈꺼풀이 무거워진다.
그리고 죄책감이 밀려온다. 마치 모든 게 다 내 잘못인 것만 같다. 모든 것이 다 망할 것 같은 두려움이 생긴다.
부정적 생각들이 활개를 치고 머릿속을 돌아다니지만, 그것들을 중지시킬 힘이 내게는 없다.
이런 현상들이 일어날 때, 나는 낙하하는 기분이 든다. 나만이 아는 고요한 낙하.
이 낙하감이 무척이나 서글프다.
다 이룰 수 있을 것 같던 고양감에서, 아무것도 해낼 수 없을 것 같은 무기력으로 떨어지는 이 감정의 간극.
그 낙차가 주는 상실감.
챗gpt와 낙하감에 대해 이야기 나누고 이 감정을 이미지로 그려달라고 했다. 놀랍게도 찰떡같은 그림이 나왔다.
서서히 물에 잠기는 나.
우울해지면 깊은 물속에 혼자 들어가 있는 기분이다. 그걸 어떻게 알고 이렇게 잘 표현해 줬다.
그래도 아직 완전한 울증은 아니라서 새벽에 일찍 잠에서 깼다.
그리고는 이렇게 적는다.
나의 고요한 낙하에 관하여.
서서히 내려가고 있다.
고요히, 나만의 속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