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24일의 행복
면접을 망했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괴로운 밤을 보냈다. 혼자서도 맛있는 걸 먹으며 그동안 고생한 나를 격려하고 멋진 바에 가서 위스키 한 잔 하고 잘 계획이었는데 동생집에 틀어 박혀서 저녁도 먹지 않고 잠만 잤다. 루미가 골골송을 불러줘서 고양이 테라피를 하고 체력과 마음을 회복했다. 서울역에 가서 좋아하는 루꼴라 햄 샌드위치와 커피를 마시며 친구를 기다렸다. 친구와 함께 성수에 가서 스페인 음식점에 갔다. 샹그리아와 와인을 마시며 먹는 빠에야..! 음악도 스페인풍이어서 바로 여기가 스페인~~ 리듬 타며 춤추는 친구가 사랑스러웠다. 맛있는 음식을 먹고 성수를 구경했다. 수박주스도 사 먹고 귀여운 폰케이스 가게도 구경하고. 티룸에 가서 맛있는 쑥차를 한잔하니 자고 싶다는 생각밖에 안 났다. 그래서 친구한테 양해를 구하고 나는 엎드려 잤다. 그리고는 택시를 타고 공연장으로 갔다. 우리 간 공연은 바로바로~ 악동들 스탠딩 콘서트! 스탠딩이라 끝까지 즐길 수 있을까? 우려가 되었지만 우려가 무색하게 시간이 언제 갔는지 모르게 재밌게 놀았다. 중간에 면접 생각이 나서 다시 시무룩 해지는 순간이 있었지만 지금-여기로 돌아오려고 노력했다. 끝까지 즐길 수 있어서 좋았다. 저녁으로 시원한 생맥과 피자를 맛있게 먹고 버스에서 푹 자고 집으로 돌아왔다. 즐거운 서울 나들이가 끝났다. 푹 자고 새로운 내일을 맞이하는 것이 감사하다. 다음 날 아침, 자고 일어났는데 참 개운했다. 요즘 많이 자서 목과 승모근의 통증도 거의 사라졌다. 잠이 정말 중요하다. 공원에 주차해 둔 차를 찾으러 아침에 걸어가는데 자연에 대한 감사함이 느껴졌다. 내가 면접을 망쳤던 아니던 자연은 늘 내게 무한한 아량과 사랑을 준다. 숨 쉴 수 있는 공기, 마실 수 있는 물, 디딜 수 있는 단단한 땅을 내게 준다.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이 감사함을 느낄 수 있는 것에도 감사하다.
칭찬 일기
* 푹 자고 개운함과 감사함을 느낀 나를 칭찬한다.
* 최선을 다해 면접을 준비해 오고 면접을 본 나를 매우 매우 칭찬한다. 잘했다.
* 친구와 함께 좋은 시간을 보낸 나를 칭찬한다.
* 고양이 테라피를 받은 나를 칭찬한다.
* 리추얼을 하는 나를 칭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