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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성기 Feb 12. 2017

사람을 놓치는 리더

"폭설 때문에 도로 사정이 안 좋아서 일찍 퇴근하겠습니다"

동료직원에 오후 2시 반경 전체 메일을 보냈다. 잠사 후, 오늘 쉬는 날인 매니저가 회사 이메일을 확인하더니 답장을 날렸다. 


"오늘 해야 하는 테스트는 모두 마친 거니?"

와아.... 쏴하다. 

새로 맡은 매니저는 직원들의 재택근무, 오버타임, 조퇴 등에 대하여 인색하다. 이전 매니저는 직원들이 메일로 통보만 하면 자유로이 근무시간을 조정할 수 있었다. 지금은 일종의 허가제다. 새 매니저는 사전에 자기에게 양해를 구하기 원한다. 자기가 쉬는 날임에도 회사 이메일에 접속해서 폭설이 예상되니 일찍 퇴근하라는 말 대신에 조퇴한다는 직원의 메일에 일은 마무리했냐고 물은 것이다. 


새 매니저는 기술자 출신이 아니라서 세세한 부분은 모른다. 일처리에 시간이 많이 소요되었으면 왜 늦어지는지를 따지는 스타일이다. 이런 그의 태도가 기술직 직원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그것은 전 매니저가 기술자 출신에다가 직원들을 잘 이해해서 조퇴, 결근, 재택근무 등에 대하여 관대하고 직원들의 말을 그대로 믿어주고, 필요하면 자기도 같이 펑크 난 부분을 메꾸어주는 식이여서 더욱 대조가 된다. 


새 매니저의 태도가 말해주는 것은 팀원들에 대한 낮은 신뢰다. 낮은 신뢰는 팀원들의 자발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 자기 일을 알아주는 리더에게 사람은 충성한다. 하지만, 불신하는 리더에게는 최소한의 의무만 다하게 된다. 시장에서 몸값이 있는 팀원들은 하나둘씩 이직을 알아보기 시작한다. 


임계치라는 것이 있다. 내가 있는 전산직에서 이직은 흔한 일이다. 시장에서 수요가 있으므로, 조금이라도 더 낫고 편한 곳이 있다면 사람들은 쉽게 떠난다. 눈썰미가 있는 전산직 리더라면, 팀원들의 직무 동기를 잘 읽고 섬세하게 관리해야 한다.  재택근무나 조퇴에 대하여 까다롭게 굴고, 일처리 시간에 대하여 문제 삼기 시작하면, 사람들은 마음이 떠나기 시작한다. 


개인적으로 안부를 물어봐주고, 공감해주는 눈빛으로 대했던 전임 매니저는 모든 팀원들이 좋아했다. 그래서 지금 보충으로 변경된 새 매니저에 대하여 팀원들은 자발적 동기를 잃고 있다. 스스로 알아서 일을 하게 하는 동기 지속시켜야 하는 책임이 리더에게 있다. 이를 위해서는 믿어주고, 들어주는 자세가 필요하다. 


저런 메일을 받은 동료직원은 아니나 다른까, 기분이 좋지 않았다. 그래서 찔러보았더니, 

"다른 직장을 알아보아야겠다"라고 한다. 일 잘하고 인간성 좋은 친구다.  자기 사람을 만들지 못하는 리더는 인재를 붙잡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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