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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성기 Feb 12. 2017

(관계) 사적인 영역을 넘어가지 않기

                                                                                                                                                                        

모니카는 불만과 흥분을 참지 못하는 타입이었다. 속이야기를 쉽게 털어놓으니 대하기가 편했고, 딴에는 내 속의 이야기를 허심탄회하게 말하게 되었다. 그러나 모든 사람들이 그런 것은 아니다. 나는 몇몇 편안한, 다시 말해서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보다 더 깊은 대화를 하고 싶어 한다. 사적인 거를 물어보고 싶다. 어떻게 성장했는지, 회사 이외 개인적으로 하는 활동들이 있는지 등. 사람에 대한 궁금함이 나를 이렇게 만든다. 


한국인들과는 확실히 다르다. 같이 일하는 사람들,  캐나다서 태어나서 교육받았건, 중간에 이민을 왔건 모두 인도인들이다. 인도 인중에서도 서구화된 인도인들이라고 할 수 있다. 그들은 먼저 나라는 사람 그 자체에 대한 말을 걸지 않는다. 일과 관련되거나, 기껏해야 소비생활에 대하여 말할 뿐이다. 혹자는 나를 짓궂은 사람으로 보지만, 나는 이런 한계를 깨 보려는 대화를 많이 한다. 


"왜 너는 항상 미소를 띠우냐? "

"미소는 스트레스로부터 피해를 당하지 않게 도와주기 때문이야"


내가 다가가면, 아니 나 이외 다른 사람이 가도 언제나 미소로 화답하는 인도 남자동료가 한 말이다. 흥분하는 것도, 화를 내는 것도 본 적이 없다. 타인에 실수에 대하여 관대하고, 잘하는 것에 대하여 칭찬한다.  이 친구가 나에게 주말에 어떻게 보냈냐, 지난 연말에는 무슨 쇼핑을 했냐는 등의 사적인 질문을 거의 하지 않는다. 전반적으로 내 주변의 인도친 구들을 그런 말을 하지 않는다. 물론 솔직하고, 사근사근 한 인도인들도 있다. 한국인인 나는 그런 사람들과 더 친하게 된다. 한국인은 감정적으로 서로 소통하는 사람과 친한 경향이 있다. 경계를 지키면서 일과 관련된 이야기나 전혀 사적이지 않은 주제를 가지고만 대화하는 부류는 한국인들과 친해질 수 없다. 


사적인 영역을 넘어오지 않으면서 합리적으로 회사일을 잘하는 인도 동료들을 보면서, 내가 정신적으로 어린것이 아닌가 의심이 들기도 한다. 왜 누군가 동료들로부터 감정적인 동의를 구하려 하는가, 누군가에게 징징대야 사람과 대화를 한 것 같은 기분이 드는 것은 점심때 샌드위치 먹고 허전함에 설렁탕 한 그릇을 먹어야 하는 것과 같다. 인도계 캐나다인들과 같이 일하면서 나 자신이 그들과 다른 점을 보게 된다. 일은 일이고, 사적인 친구는 친구다. 이런 식이다. 나이로 따지면 모두 나보다 어리지만, 분명 좋은 자질들을 가진 사람들이 주변에 많이 있다. 그들이 생각하는 삶과 가치관에 대하여 더 알고 싶어 진다. 내가 늘 한국인들과만 사적인 관계를 가지면서 미처 깨닫지 못한 다른 인간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지난 금요일과 토요일, 하루 14시간 이상 초과 근무하면서 동료인 인도인들과 대화하면서 들었던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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