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마리 원한 맺힌 새

by Rudolf

一自冤禽出帝宮 | 일자원금출제궁

한 마리 원한 맺힌 새 궁에서 나와


1950년 10월 중순, 강원도 고성군 일대에 주둔하던 인민군 동부사령부 산하 제8여단 159부대에 긴급명령이 떨어졌다. 그 부대 주변의 반동분자 마을 남자들을 모두 사살하고 급히 원산 지역으로 후퇴해서 다른 부대와 합류하라는 내용이었다. 159부대는 3개 중대 규모로서, 그 부대 지휘관은 20대 후반의 강은수 소좌. 그는 육이오 직후 강원도에서 경상도 지역으로 남하하는 부대에 배속되어 있다가 당시 태백산맥 동쪽에서 활동하는 게릴라들을 소탕하기 위해 별도로 만들어진 159부대의 책임자가 되었다. 159부대는 미군의 인천상륙 이전부터 고성에 주둔하면서 강원도 일대의 게릴라 활동을 감시하고 있었다. 특히 미군이 원산에 상륙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면서 고성 일대에서는 게릴라들의 활동이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고성에서 강 소좌의 눈에 16살 된 소녀가 들어왔다는 것. 이름은 손연희. 그녀는 고성인민중학교 2학년에 다니고 있었으며 그림을 잘 그려 미술반에 들어가 있었다. 연희가 학교를 마치고 집에 가는 길에 강 소좌는 종종 나타났다.

그 뒤부터 마을사람들은 강 소좌와 연희가 나란히 걷는 장면을 자주 목격했다.

한편 그 지역 게릴라들은 미군의 물자와 무기를 지원받아 인민군을 끊임없이 괴롭히고 있었다. 그리고 강원도 다른 지역에서 인민군에게 붙잡힌 게릴라 중에서도 고성 출신이 여럿 있었다. 따라서 인민군 상부에서는 고성의 여러 마을에 게릴라들을 돕는 반동들이 많을 것이라 판단했다. 이 때문에 인민군 동부지역 사령부에서는 연합군의 북진으로 인해 고성에 주둔한 강 소좌 부대에게 급히 철수하라고 명령하면서 게릴라들을 지원한 보복으로 마을주민을 모두 사살하라고 지시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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