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네 번째 이야기 | 삼층버스 위기일발
[위의 사진 출처] Pixabay.com
[이야기 및 각색] 유정화 선생님
왕자와 병사들이 떠나고 나자 모두들 멍한 눈으로 하늘만 올려다보고 있었다. 특히 세희는 황홀한 꿈을 꾼 듯이 몽롱한 눈으로 펜던트를 손에 든 채 왕자 일행이 날아간 우주 끝을 쳐다보고 있었다.
잠시 뒤 정신을 차리고 나자 아이들은 세희한테 몰려왔다.
“세희야, 그게 뭐니?”
“우리한테도 좀 보여줘.”
세희가 펜던트를 열자 그 안에 예쁜 그림이 들어 있었다. 남자와 여자 두 사람의 얼굴. 서로 가까이 기댄 채 미소 짓고 있는 모습. 그중에서 남자는 아까 본 그 왕자였다. 그러면 여자는……? 좀 전에 왕자가 말한 카이나 공주? 아마 그렇겠지. 그런데 그 공주의 모습이 얼마나 예뻤던지…….
아이들은 서로 빼앗으려 하면서 펜던트를 들여다보았다. 부러운 눈으로.
그렇게 한바탕 소동을 벌인 뒤 선생님과 아이들은 버스로 돌아갔다.
그러나 유 선생님은 걸어가면서 혼잣말로 중얼거리는 것이었다.
“50만 년 전……? 뭐가 어떻게 된 거야……?”
그러자 배 선생님이 옆에서 거들었다.
“그 왕자님이 50만 년 전에 지구에 와 봤다는 거나, 우리가 삼층버스 타고 명왕성에 온 거나 그게 그거죠 뭐…….”
“그럴 수도 있겠네요. 그렇지만 아무리 그래도…….”
“자 자, 다른 생각은 하지 마시고 애들이 졸라대던 저 북극 구경이나 하러 가시죠.”
유 선생님은 고개를 끄덕이고 성큼성큼 걸어서 버스로 향했다.
모든 어린이가 타 탄 것을 확인한 선생님은 버스를 출발시켜 명왕성 북극의 높은 설산으로 향했다.
잠시 후 저 멀리에서 뾰족뾰족한 설산들이 나타났다. 아이들은 버스 창문에 코를 박듯이 하고 밖을 내다보았다.
그러다가 한 아이가 소리쳤다.
“이야―! 저것 봐! 저거 오로라 맞지?”
아이들은 환호성을 질렀다. 연둣빛과 연노랑, 연파랑으로 계속 변하며 마치 커튼 장막처럼 설산 위로 펼쳐지는 빛의 향연. 그와 동시에 오로라 사이로 은은한 소리가 들려오고 있었다. 마치 카이나 공주가 부는 피리 소리처럼.
게다가 뾰족뾰족 아슬아슬하게 솟은 설산들에서는 오로라와 하늘에 떠 있는 무수한 별들의 빛이 반사되어 여기저기에서 보석처럼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다.
너무 아름다워…….
여자아이들은 두 손을 가슴에 대고 한숨 쉬듯 중얼거린다. 남자아이들은 창문을 열고 손으로 오로라와 설산의 반짝이는 빛들을 쓸어담는 시늉을 하고 있었다.
선생님 한 분이 아이들의 모습을 보며 입을 열었다.
“우리 아버님이 아주 어렸을 때 《라이파이》라는 만화를 읽었대. 그때 높이 솟은 설산들 그림을 보고 무척 감동을 받으셨나 봐. 그래서 나중에 알래스카나 알프스, 핀란드 등으로 여행을 자주 다니면서 저렇게 뾰족뾰족한 설산들 사진을 많이 찍어 오셨어. 그 사진들 생각이 나는구나…….”
“그 만화 우리도 읽어볼래요.”
“지구에 돌아가면 찾아보자.”
왁자지껄 떠들썩하면서 삼층버스는 명왕성 북극 여기저기를 날아다녔다. 그러다가 사진을 찍기 위해 한 설산의 중턱에 내려앉았다.
버스 문이 열리자마자 아이들은 앞 다투어 뛰쳐나갔다. 그러나 이번에도 연화는 머리가 어지럽다며 밖에 나가지 않고 버스에 남아 있었다. 연화는 명왕성에 내릴 때 안전띠를 느슨하게 맨 탓에 머리가 많이 흔들려 그 뒤로는 늘 어지럽다며 밖으로 잘 나가지 않았었다.
“이 약 한 번 더 먹어. 아마 멀미가 나서 그럴 거야. 선생님이 같이 있어 줄까?”
“아녜요. 저 혼자 있어도 돼요. 창밖으로 모두 보이니까 괜찮아요. 음악 들으면서 쉬고 있을게요.”
“빨리 돌아올 거니까 잘 쉬고 있거라.”
이렇게 해서 연화만 빼놓고 나머지 사람들은 모두 설산을 돌아다니며 탐험했다. 물론 멀리 간 것은 아니고 버스에서 얼마 벗어나지는 않았지만.
아이들은 설산 중간에 펼쳐진 널따란 눈밭에서 마음껏 뛰어다니며 눈싸움도 하고 뒹굴기도 하며 정신없이 놀았다. 오로라 장막 뒤에 가서 숨기도 하고, 오로라 띠로 된 길에 올라가서 오르락내리락하면서 미끄럼도 타고, 눈뭉치에 오로라 빛을 섞어서 알록달록한 눈사람을 만들기도 했다.
그때 한 아이가 소리쳤다.
“선생님, 저기 보세요!”
모두 고개를 들어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그러자 북극 저쪽에서 한 점이 나타나 점점 커지고 있는 것이 보였다.
“왕자님이 다시 오는 건가……?”
아이들은 기대감에 부풀어 하늘을 쳐다보았다. 그러나 어쩐지 흰색이 아니라 검은색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래도 모두 호기심을 가지고 그 점이 커지며 다가오는 것을 바라보았다. 어딘지 약간은 불안한 마음을 지니고서.
그러자 검은 점은 금세 큰 형체로 바뀌더니 곧이어 검은 날개를 펄럭이는 말들의 모습이 나타났다. 그러더니 순식간에 아이들 머리 위로 날아와서 한 바퀴 빙 도는 것이었다. 열대여섯 마리의 흑비마들. 그리고 그 위에는 시커먼 옷을 입은 병사들이 긴 창을 든 채 올라타고 있었다.
아이들은 선생님 주위로 몰려들었다. 선생님은 아이들을 끌어안았다.
검은 말들이 내려앉는다. 아이들에게서 조금 멀리 떨어진 곳에. 그리고는 그 시커먼 병사들이 말에서 껑충 뛰어내리더니 아이들 쪽으로 다가오는 것이었다.
“안 돼!”
누군가가 소리를 질렀다.
“도망가!”
선생님도 소리쳤다.
모두들 뒤로 돌아섰다.
그 순간 삼층버스가 바로 코앞까지 달려와 있었다. 연화가 멀리에서 그 광경을 보고 얼른 버스를 몰고 온 것이다.
버스 문이 열리자마자 모두 허겁지겁 올라탔다. 그리고 삼층버스는 곧바로 하늘 높이 솟구쳤다. 그러나 배 선생님이 아이들을 모두 먼저 버스에 태우고 맨 나중에 타느라 미처 버스에 들어오지 못하고 문손잡이만 잡고 매달리게 되었다.
그러자 검은 말들도 다시 날아오르면서 뒤쫓아오기 시작했다.
아이들이 비명을 질러댔다.
“선생님―!”
배 선생님은 필사적으로 매달렸으나 연화의 운전 솜씨가 서툴러서 버스가 비틀거리며 날아가는 바람에 배 선생님은 몸이 이리저리 몹시 흔들렸다.
그때 유 선생님이 버스 바닥을 기다시피 해서 문 쪽으로 다가갔다. 그러나 버스가 아래위 양옆으로 곡예 비행하듯 춤을 추며 날아가자 유 선생님도 몸의 균형을 잡지 못하고 이리저리 흔들렸다.
그러는 중에도 검은 말들은 버스 뒤로 바짝 쫓아오고 있었다. 창을 높이 든 채로. 좀더 다가오면 창을 집어던질 것 같았다. 그리고 어떤 병사는 칼을 빼들고서 휘두르고 있는 것이었다.
아이들은 계속 비명을 질러댔다.
그 순간 문 가까이에 있었던 준이가 차 바닥으로 내려갔다. 그리고는 의자 다리를 번갈아 붙잡고서 문 쪽으로 다가갔다. 아직도 버스는 계속 요란하게 흔들거렸다. 그래도 준이는 악착같이 문 쪽으로 기어갔다.
배 선생님이 버스 밖에서 마구 흔들리며 버스 문손잡이를 간신히 붙잡고 있는데 너무 힘들어하는 것 같았다. 조금 더 있으면 놓칠 것 같았다. 아이들은 그 광경을 보고 계속 비명을 질러대고 있었다.
그러는 중에도 유 선생님과 준이는 문 쪽으로 계속 기어갔다.
준이가 먼저 문에 도착했다. 준이가 손을 내밀어 선생님의 한 손을 붙잡았다. 그러나 준이는 힘이 약해 끌어들일 수 없었다. 오히려 준이의 몸이 바깥으로 끌려나가는 것이었다.
그때 유 선생님이 준이의 발을 붙잡았다. 그러나 유 선생님도 바깥으로 끌려나가기 시작했다. 그러자 이번에는 민혁이 의자에서 얼른 내려가 선생님의 발을 붙잡았다. 그래도 자꾸만 바깥으로 끌려나가는 것이었다. 그래서 순영도 후다닥 의자에서 내려와 민혁의 발을 붙잡았다. 그러나 역시 다들 바깥으로 끌려나가고 있었다. 그러자 이번에는 희준과 동화가 차례로 내려와서 발을 붙잡았는데, 그래도 안 되자 영진, 윤미, 인지, 세희가 차례로 의자에 내려와 한 사람씩 줄을 이어 앞 사람의 발을 붙잡았다. 그래도 아이들의 몸은 계속 밖으로 빨려나가는 것이었다.
버스를 운전하던 연화가 고개를 돌려 그 장면을 보고는 깜짝 놀라서 몸을 움찔하는 바람에 핸들이 옆으로 홱 돌아가서 버스가 한쪽으로 몹시 기울어졌다. 그 순간 선생님과 아이들이 만든 긴 줄이 문밖으로 튕겨나가고 말았다. 그러나 다행히도 한 손으로 차 문손잡이를 꽉 잡고 있던 배 선생님이 손을 놓치지 않아 버스에서 떨어지지는 않았다.
이렇게 해서 버스 문에서 사람들이 연이어 발을 붙잡고 늘어진 긴 줄이 하늘 위로 날아가게 되었으며, 또 그 뒤로 흑비마들이 날개를 퍼덕이며 마구 쫓아가는 장면이 명왕성 북극의 어두운 하늘 위에서 펼쳐지고 있었다.
더군다나 연화는 아이들이 차 문 밖으로 쓸려나간 것을 보고 당황해서 핸들을 이리저리 마구 돌려대는 바람에 버스는 좌우로 위아래로 크게 흔들리고 출렁이면서 날아가고 있었다. 또한 그에 따라 선생님과 아이들의 긴 줄도 어두운 공간 속에 이리저리 몹시 흔들리고 있었다. 요란한 비명소리와 함께. 그리고 그 뒤에서 쫓아오는 흑비마 병사들도 갈피를 잡지 못하고 오르락내리락, 왼쪽으로 쏠리고 오른쪽으로 쏠리고 하면서 자기들끼리도 부딪쳐 그쪽은 그쪽대로 우왕좌왕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 상태로 오래 갈 수는 없었다. 선생님과 아이들의 손힘이 다 빠져나간 것이다. 그래서 더는 버티지 못하고 모두들 손을 놓치고 말았다. 그 바람에 차 문에 매달렸던 열한 명은 어두운 하늘 속으로 뿔뿔이 흩어져 떨어져 내려가게 되었다.
바로 그때…….
그 경황에도 배 선생님은 자기들을 뒤쫓아오던 흑비마들이 갑자기 사방으로 흩어져서 날아가는 것을 보았다. 하지만 그것이 무슨 의미인지는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지금 하늘 속으로, 우주 속으로 정신없이 떨어져 내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그 와중에서도 배 선생님은 번쩍이는 흰빛을 보았다. 그러나 사실 그것은 빛이 아니라 물체였다. 너무 순식간에 나타나서 날아온 탓에 빛처럼 보였던 것이다.
정신이 아득하여 의식이 가물가물해지려는 순간 배 선생님은 자신의 몸이 갑자기 누군가에게 붙잡히는 느낌이 들었다. 그러고 나서 배 선생님은 몸이 출렁이면서 어딘가에 내려앉게 되었다.
배 선생님이 정신을 차리고서 살펴보니 백비마 위에 올라앉은 것이었다. 그리고 뒤에서 누군가가 자신의 허리를 붙잡고 있었다. 뒤를 돌아보지 않아도 아까 깨어진 하트 지역의 큰 호수에서 만났던 왕자의 병사인 것을 알 수 있었다. 본능적으로.
아이들! 아이들은 어떻게 됐지? 그리고 유 선생님도?
배 선생님은 머리를 한번 흔들고 나서 얼른 사방을 살펴보았다. 그러자 아래로 떨어져 내려가는 사람은 보이지 않고 주변에는 몇십 마리나 되는 백비마들이 커다란 날개를 퍼덕이며 날고 있었다. 그리고 언뜻 보니 다른 아이들과 선생님도 다들 각기 다른 백마 위에 올라타고 있는 것 같았다.
모두들 살았어!
배 선생님은 가슴을 쓸어내렸다. 큰 숨을 길게 내쉬면서.
선생님과 아이들, 삼층버스는 모두 아까 내려앉았던 산기슭에 또다시 내려앉았다. 그리고 백비마 병사들도 모두 내려왔다. 그 멋지게 생긴 왕자님도.
“큰일 날 뻔했습니다. 우리들이 저 먼 우주로 날아가다가 언뜻 보니 저 흑비마 녀석들 한 무리가 이리로 날아가는 것이 눈에 띄더군요. 그래서 곧장 말 머리를 돌려서 뒤쫓아온 것이지요.”
“고맙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저희들 목숨을 모두 살리셨습니다.”
아이들은 아직도 좀 전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울기도 하고 몸을 오들오들 떨기도 하고 있었다. 특히 버스를 운전한 연화는 자기가 핸들을 마구 잘못 돌려서 큰일을 벌이게 되었다고 하면서 울부짖는 바람에 거의 혼이 나간 상태였다.
“괜찮아, 괜찮아. 네가 버스를 몰고 와서 우리를 태워준 덕에 도망칠 수 있었던 거야. 네가 제 때에 와주지 않았다면 우리 모두 그놈들한테 붙잡혔을 거야. 울지 마. 모두 네 덕분이야…….”
이렇게 해서 모두들 서로 끌어안고 달래주고 위로하고 토닥여 주었다. 울고 웃고 하면서.
“사실 우리는 저 흑비마 녀석들과 전쟁을 벌이고 있는 중입니다.”
왕자님은 아이들이 모두 진정되자 입을 열고 말했다.
“저놈들은 지금 명왕성의 위성인 케르베로스에 비밀기지를 만들어놓고 온 우주를 정복하려는 음모를 꾸미고 있습니다.”
이렇게 해서 아이들은 모든 이야기를 다 듣게 되었다. 다크아이라는 악당이 꾸미고 있는 음모와 카이나 공주가 명왕성에 유배된 일, 그리고 마라이트 왕자가 케르베로스 위성의 흑마성 지하감옥에 몇 십만 년 동안 갇혀 있다가 특수결사대의 도움을 받고 탈출한 일 등등을.
“우리는 지금 시리우스의 아이스라 위성으로 가고 있는 중입니다. 우리의 동지들이 그곳 북극에 비밀기지를 만들어놓았다고 합니다. 그곳에 가서 병사들을 이끌고 다시 이곳에 와서 케르베로스의 흑마성을 점령할 겁니다. 지금 다크아이가 수천만 명의 군대를 이끌고 시리우스를 정복하기 위해 떠나서 느릿느릿 가고 있기 때문에 우리에게는 아이스라까지 다녀올 수 있는 시간이 있습니다. 그리고 흑마성도 손쉽게 함락시킬 수 있고요. 그 안에는 우리와 동조하는 병사들도 많거든요. 게다가 흑마성 안에는 다크아이에 대한 온갖 추잡한 비밀정보뿐만 아니라 비밀병기들도 있고요. 그것들을 찾아내면 흑마군이 시리우스에 도착하기 전에 기습으로 공격해서 전멸시킬 수 있어요. 그러면 흑마군이 시리우스나 태양계뿐만 아니라 우주까지 모두 점령하려는 야욕을 단번에 무너뜨릴 수 있습니다. 이제 우리는 빨리 아이스라 위성의 비밀기지로 가야 합니다. 여러분도 이곳에 더 오래 머물렀다간 어떤 화를 당할지도 모르니까 빨리 지구로 돌아가셔야 합니다. 이곳에선 곧 커다란 전쟁이 일어날지 모릅니다.”
마라이트 왕자는 이렇게 말을 하고는 돌아섰다. 그리고 백마에 올라타기 전에 다시 한 번 돌아서서 말했다.
“그렇지만 아주 답답한 일이 하나 있습니다. 카이나 공주님이 여기에 있을 줄 알고 왔는데, 지금 어디로 갔는지 전혀 알 수가 없군요. 저놈들이 붙잡아 갔는지, 아니면 어딘가로 피신했는지……. 게다가 제가 타고 다니던 페가수스 백마에 대한 소식도 아직 듣지 못했습니다. 제가 저놈들에게 붙잡히기 바로 직전에 페가수스에게 공주님을 잘 보호하라고 말해 두긴 했는데, 그 뒤 어떻게 되었는지 전혀 알 수가 없는 겁니다.”
마라이트 왕자는 이렇게 말하고서 고개를 들어 밤하늘 저 끝을 바라보았다. 수심이 가득한 얼굴로.
“자, 이제 우리는 먼 길을 떠나야 합니다. 부디 몸 건강히 지구로 잘 돌아가십시오.”
이 말을 마치고 왕자는 말 위로 훌쩍 뛰어올라 탔다.
그러고 나서 오른손의 주먹을 쥐고서 가슴께에 대고는 고개를 꾸벅 숙인다. 옛 기사들처럼.
왕자가 말고삐를 당기는 듯하자 백마들은 히히잉거리며 앞발을 들어올렸다. 그리고는 날개를 양쪽으로 활짝 펼치고 한번 펄럭이더니 공중으로 훌쩍 날아오르는 것이었다.
그 뒤로는 눈 깜짝할 사이에 수십 명의 백비마 병사들은 공중으로 솟구쳐 올라가 하늘 저 멀리로 날아갔다. 그리고 점점이 멀어지면서 나중에는 시야에서 사라져 버리고 말았다.
뒤에 남은 선생님과 아이들은 손을 흔들며 배웅했다. 왕자와 병사들의 모습이 보이지 않고서 한참이 지난 뒤까지도.
잠시 후 삼층버스도 하늘로 날아올랐다. 그리고는 명왕성 주위를 크게 한 바퀴 돈 뒤 지구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아이들은 모두 명왕성 쪽으로 손을 흔들어댔다. 그리고 마음속으로 지구에 가서 다른 아이들에게 어떻게 이야기해 줄까 생각하고 있었다. 그와 동시에 마라이트 왕자가 그 악당 다크아이를 물리쳐 주기를 빌었다. 또한 카이나 공주와 마라이트 왕자가 꼭 다시 만날 수 있기를 빌기도 했다.
그리고 버스 한 구석에서는 세희가 펜던트를 열고 사진을 들여다보면서 중얼거리고 있었다.
“아름다운 공주님, 멋진 왕자님, 꼭 둘이 만나서 행복하게 오래오래 사세요. 그리고 두 분이 함께 우리 지구에 놀러오세요. 우리들 주소를 알려드릴게요. 우리들이 사는 학교는 대한민국 강원도 태백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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