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떠버리가 송이에게 전화를 했다.
“응, 오빠.”
“잘 지내지?”
“그냥.”
“의준한테 전화해 봤니?”
“아니. 왜? 그 오빠한테 무슨 일 있어?”
“아냐. 한참 보지 못해서 전화해 봤는데 안 받더라. 몇 번 했는데……. 카톡도 보내고.”
“바쁜가 보지 뭐.”
“아이고, 천하의 한량인 그놈이 퍽도 바쁘겠다.”
“외국에 나갔나?”
“그런지도 모르겠다. 혹 어디에 도 닦으러 간 건 아니겠지? 하도 속을 알 수 없는 놈이라서.”
“나중에 또 전화해 봐. 받을지도 모르잖아.”
“알았다. 잘 지내.”
떠버리는 사실 요즘 의준이 필요했다. 아버지 회사의 상태가 썩 좋지 못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의준 덕분에 코스닥에서 재미 좀 본 바이오 업체도 이리저리 구설수에 올라 약간 삐걱거리고 있었던 것이다. 의준이 저번처럼 한 번만 더 밀어준다면 어떻게든 해볼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러나 의준이 응해 줄지는 미지수다. 워낙 속을 알 수 없는 친구라서. 그렇더라도 떠버리는 의준을 일단 만나서 마음을 떠보려 한 것이다.
떠버리는 혹시 의준이 한송이와는 연락이 되는지 궁금했다. 두 사람이 근처에 있고 의준의 파티에도 왔었으니까 생각보다는 가까울지도 모른다.
떠버리는 정형외과로 한송이를 찾아갔다. 병원 안으로 들어가서 두리번거리고 있는데 한송이가 먼저 알아보고 다가온다.
“안녕하세요. 어떻게 오셨어요? 바쁘시죠?”
어딘지 어두워 보이는 얼굴이지만 환하게 웃는 한송이의 모습은 미스코리아보다 더 미인으로 보인다.
“어디 아프신 건 아니죠?”
한송이의 장난기 어린 눈.
“지나가다가 들렀습니다. 혹시 의준이하고 연락되세요?”
“아뇨. 요즘 전혀 연락이 없는데요. 무슨 일 있으세요?”
한송이의 눈이 커진다.
“그 녀석 전화를 통 받질 않네요. 여기 안 왔었습니까?”
한송이가 말은 없이 머리를 저었다. 그 모습을 보고 떠버리는 문득 아래위로 죽죽 금이 간 오래된 흑백 한국영화의 한 장면이 떠올랐다. 그전에 보았을 때도 약간 우울한 모습인 것 같긴 했는데 한송이가 갑자기 왜 저렇게 슬픈 주인공이 된 거지? 그런데 모순되게도 그 비련한 모습이 오히려 한송이에게는 더 어울려 보이며 또한 그 속에서 깊은 고혹미가 느껴지는 것이었다.
가만히 보면 한송이가 꽤 미인이란 말이야……. 고생을 좀 한 얼굴이지만, 제대로 가꾸면 상당하겠어. 떠버리는 괜히 마음이 싱숭생숭해진다.
“송이 씨가 전화를 해볼래요? 나는 늘 건들거려서 그 친구가 별로 좋아하지 않아요. 내 전화는 아예 접는다니까요.”
한송이는 콧잔등에 잔잔한 주름을 잡으며 눈웃음을 짓는다. “이 서류 갖다놓고 와서 전화해 볼게요. 저기 앉아서 좀 기다리세요. 금방 올게요.”
잠시 뒤 떠버리가 대기실 한쪽 의자에 엉거주춤 앉아서 병원 안 여기저기를 둘러보고 있는데 저만치에서 한송이가 핸드폰을 한쪽 귀에 대고 걸어오는 모습이 보인다. 떠버리는 천천히 일어나서 음료수 자판기 있는 쪽으로 걸어갔다. 한송이도 떠버리 쪽으로 오면서 전화를 끊었다가 다시 거는 것 같았다. 그러더니 전화를 끊으면서 떠버리를 보고 고개를 흔든다.
한송이가 떠버리 앞으로 다가왔다.
“전화 안 받아요?” 떠버리가 물었다.
한송이가 말은 없이 눈만 커다랗게 뜬다. 고개를 살짝 끄덕이며.
“내가 카톡 또 보내볼게요. 거참, 뭐 삐친 거라도 있나……?”
한송이는 떠버리를 가만히 지켜보기만 한다. 잔잔한 미소를 지은 채.
떠버리는 한송이에게 다음에 연락하겠다고 말하고는 돌아서려다 문득 생각나는 게 있어서 자신도 모르게 말이 나왔다.
“저번에 다친 거 괜찮으세요?”
한송이의 눈이 다시 커진다.
“네……? 무슨…….”
“지난번에 내 동생 송이한테 치인 거…….”
“아, 그거 벌써 다 나았어요. 그냥 살짝 다친 건데요 뭐.”
또다시 잡히는 콧잔등 주름과 눈웃음.
떠버리는 고개를 끄덕이며 다음에 연락하겠다고 말하고는 돌아섰다. 병원 문을 나서는 떠버리의 뒤통수로 모나리자 그림이 따라붙는다. 그 잔잔한 미소.
그런데 왜 한송이의 얼굴이 슬픈 느낌이 드는 거지?
자신도 모르게 이렇게 속으로 중얼거리는 떠버리의 머릿속에서 모나리자의 미소가 서서히 사라지고 그 대신 일그러진 얼굴이 떠오른다.
떠버리는 저도 모르게 고개를 흔들었다.
2
한국에 돌아온 의준은 한동안 밖에도 나가지 않고 펜트하우스에서만 지냈다. 부탄에서 받은 충격이 너무 컸기 때문이다. 떠버리와 명송이, 그리고 한송이에게서 전화가 오고 메시지도 보내왔지만 응답하지 않았다. 의준은 금융적으로 처리해야 할 일 외에는 외부와 연결되는 일은 모두 차단했다. 이제 어떻게 해서든지 계 실장을 비롯해서 자신의 일을 마무리해야 한다.
우선 계 실장은 부탄에 가서 다른 세계로 들어갔다고 보는 게 타당할 것이라 생각했다. 그 사람은 이제 이 세상 사람이 아니다. 죽었다는 뜻이 아니다. 의준이 부탄 호수의 섬에서 순간적으로 느낀 이면의 세계, 그곳은 삶과 죽음과는 관계없는 제3의 지대였다. 선악에 대해서는 모르겠다. 다만 현실과는 다른 세상이었던 것이다. 게다가 모든 의식이 사라지는, 그렇다고 무의식의 세계도 아닌 묘한 환각적인 세계 같았다.
환각제를 복용한 사람은 자기 자신의 내면을 보게 된다는 말을 들었다. 명상 역시 그러한 효과가 있다고 한다. 도의 깊은 경지에 이르면 자아를 넘는 초자아 상태로 입신한다고도 말을 한다. 이 경우 자신의 존재 자체는 사라지고 자아를 넘어 생명체가 지닌 모든 감각과 의식의 한계를 초월하여 한없이 확장된다고 한다. 한마디로 자아, 즉 에고(ego)가 사라지고 의식을 포함한 모든 생명현상이 존재하지 않는 무자아 상태가 되고 그것이 한없이 확장되어 결국 시공간의 무한대로 나아간다는 것이다.
하지만 의준은 그러한 세계에 대해서는 알지도 못하고 관심도 없다. 그것이 진실이든 과장이든, 아니면 허위이든 상관없다. 그것은 의준의 의식세계 밖의 일이니까. 다만 자신과 계 실장의 관계만은 어떤 식으로든 결론을 내야 한다.
의준은 부탄에 가서 계 실장을 만나지 못했다. 그러나 자신의 무덤을 본 순간 의준은 계 실장의 존재를 느꼈다. 바로 그 공간에서. 그가 마치 의준 바로 앞에 서 있는 느낌이었다. 계 실장을 실제로 본 듯했다. 마음이 아니라 두 눈으로 직접. 환상이나 환각이 아닌 실존의 계 실장을. 계 실장은 그 무덤을 만들어놓고 의준을 초청했다. 그러나 계 실장은 직접 그 공간에 나타나지 않고도 의준과 마주 선 듯이 느끼게 해주었다. 어찌 된 것일까? 어쩌면 계 실장이 근처 어디에선가 숨어서 의준을 지켜보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렇더라도 어떻게 그가 의준 앞에 서 있는 듯이 느끼게 해줄 수 있었을까? 더군다나 의준은 현실세계가 아닌 이면의 세계로 들어간 듯 느껴지지 않았던가. 혹 그 순간 계 실장의 에고가 의준을 지배하고 있었던 것일까? 아니면 그 장소 자체가 그런 환각을 일으킬 만한 요소를 지니고 있었던 것일까?
그렇다. 세상 끝 아무도 알지 못하는 호수의 작은 섬. 그 속에서 자신의 무덤 앞에 선 의준. 이것은 계 실장이 만든 무대였다. 그리고 그는 자신의 존재를 나타내지 않고도 의준과 마주 설 수 있었다.
그렇다면 계 실장의 의도는 무엇인가?
단지 무덤을 보여주기 위한 것? 그것도 부탄이라는 이역만리 상상도 하지 못할 오지의 호수 섬에서? 하필 왜 그런 장소를 택한 것인가? 경찰의 눈을 피하기 위해? 의준과 마찬가지로 그 역시 도피자라서?
아니다. 계 실장은 경찰은 염두에도 두고 있지 않을 것이다. 경찰은 영원히 계 실장의 존재 자체를 짐작도 하지 못하리라 확신하고 있을 것이다. 그러함에도 그는 의준과의 계약을 마무리해야 한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저격. 그것은 의준의 죽음을 말한다. 즉, 의준을 이 세상에서 사라지게 하는 것. 그를 위해 의준을 부탄으로 부르고 무덤을 보여주었던 것이리라. 그런데도 의준은 살아서 한국에 돌아왔다.
그렇다면 부탄으로 초청한 것은 조만간 또 다른 일, 즉 실제의 죽음이 의준 앞에 놓여 있다는 사실을 알게 해주려는 의도였을까? 의준이 자신의 죽음을 목격할 수 있도록.
3
연주는 가끔 플라모델 판매점으로 갔다. 게파르트 대공전차도 감상하고 여러 모델을 살펴보며 눈을 호강시키기 위해서였지만, 사실은 혹 순정남 선우 아저씨가 나왔는지 정탐하려는 마음이 더 컸다. 얼마 전 강남에 갈 때 지하철을 함께 타는 바람에 잠시 동행했었지만 강남역 지하상가 복잡한 사람들 틈에서 놓쳐버려서 무척 아쉬웠었다. 그러나 그날 마침 공짜로 고급 남성용 가죽지갑이 생겼다. 그냥 버리기는 아깝고 해서 그 순정남 아저씨를 보게 되면 슬쩍 주고 싶었던 것이다. 그 생각을 하자 연주는 괜히 가슴이 두근거렸다. 고인돌뻘 되는 남자한테.
웃긴다…….
그러나 순정남은 좀처럼 볼 수 없었다. 물론 연주가 가끔 그곳에 가기 때문에 그럴 수도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렇다고 사람들에게 물어보기도 좀 뭣했다. 아니, 혹시 이제는 아예 안 나오는 것은 아닐까? 이러한 생각들 때문에 연주는 괜히 실망감과 함께 걱정이…….
연주는 사실 요즘 마음이 싱숭생숭한 상태다. 어디 한 군데 마음을 붙이지 못하고 허공을 떠돌고 있었던 것이다. 벌써 사춘기인가……?
그럴 수도 있겠지만 얼마 전 받은 편지가 연주의 마음을 무겁게 만들어놓았다. 저 멀리 부탄에서 보내온 것. 이번까지 두 번째로 받은 편지. 어렸을 때부터 자신을 돌보아준 아저씨가 보낸 것이다. 그런데 이번 편지를 읽어보고는 왠지 눈물이 났다. 어쩌면 앞으로 영원히 그 아저씨로부터 편지는 물론 어떠한 소식도 받을 수 없을 것 같았다. 그리고 또 어쩌면 그 아저씨는 이 세상에서 가장 먼 곳으로, 어떤 사람도 따라갈 수 없는 곳으로 멀고 먼 곳으로 갈 것만 같았다. 그 아저씨가 편지에 초르텐의 세계로 들어가겠다고 했기 때문이다. 연주는 컴퓨터를 통해 초르텐의 의미에 대해 알게 되었다. 연주가 그것을 다 이해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적어도 그 세계는 연주가 살아가는 세상과 같은 곳은 아니다. 연주에게 그 세계는 우주 끝 그 너머보다 멀다. 죽음보다도.
심란한 마음으로 며칠을 보낸 연주는 기분전환이라도 할 겸 오랜만에 플라모델 매장에 또 가보기로 했다. 혹 이번에는 순정남 씨가 나왔을까 하는 마음으로. 그러면서도 그곳에 가는 것도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했다. 이것도 다 부질없는 짓이다. 공연한 것에 괜히 마음 쓰고 집착하고 그러는 것. 오늘 그냥 탁 털어버려야겠다.
연주가 매장에 들어가자 모두들 반갑게 맞아준다.
“어서 와라.”
“어디 아픈 것 같은데, 괜찮아?”
“공부하느라 힘들었나 보구나. 너무 열심히 하면 우울증 걸린다. 적당히……, 적당히 해야 오래 버틸 수 있어.”
“쉬엄쉬엄 가는 거야, 인생.”
“아냐, 요즘 점점 이뻐지는 것 같은데. 남자친구?”
연주는 이 사람 저 사람에게 인사하면서도 순정 아저씨가 보이지 않자 실망스러웠다. 오늘 마지막으로 이곳에 들른다고 생각하니 더욱 마음이 쓸쓸해지는 것이었다. 이제 다시는 선우 아저씨도 보지 못하게 되겠지…….
마음에도 없이 이것저것 물어보고 새롭게 나온 상품은 없나 살펴보기도 하다가 더 이상 어슬렁거리고 싶지 않아 연주는 점원들한테 인사하고 돌아섰다.
연주는 쓸쓸한 마음으로 매장을 나섰다. 지하철역 쪽으로 걸어가면서 무슨 미련이 남았는지 마음속으로 계속 망설이다가 우뚝 발걸음을 멈췄다. 잠시 그대로 있다가 몸을 돌이켰다. 그리고는 이번에는 발걸음을 빨리해서 매장으로 향했다.
연주가 다시 매장으로 들어가자 한 직원이 웃으면서 말을 한다.
“오늘 얼굴이 좀 안 좋네. 무슨 일 있어? 왜 또 왔어? 놓고 간 거 있니?”
“아뇨. 그게 아니고요……. 저……. 아녜요. 나중에 다시 올게요.”
연주는 하마터면 주머니에서 그 지갑 상자를 꺼내어 언제라도 선우 아저씨가 오면 전해 주라고 말을 할 뻔했다. 연주는 침을 꿀꺽 삼키며 그 말을 목구멍 속으로 집어넣고 돌아섰다. 공연히 얼굴이 화끈거린다. 연주는 서둘러서 매장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
응?
어느새 나타났는지 한 남자가 세 발자국 앞에 우뚝 서서 연주 얼굴을 빤히 쳐다보며 웃는다. 말은 없이 미소만 지으며. 이쪽으로 걸어오다가 연주를 보고 멈춰선 것이다.
연주는 심장이 쿵 내려앉으며 얼떨결에 주머니에서 지갑 상자를 꺼내어 내밀었다. 남자가 깜짝 놀라는 얼굴로 상자를 받는다. 그리고 나서 연주는 남자 옆을 지나 후닥닥 뛰어갔다.
“왜 하필 여기에서 만난담. 이렇게 갑자기 나타나면 어떻게 해…….”
연주는 얼굴이 화끈거렸다. 그 순정남 선우 씨가 돌아서서 바라보는 시선이 연주의 뒤통수로 느껴졌다. 가슴이 마구 콩닥거린다.
여기 다시는 안 올 거야…….
4
한송이는 떠버리가 다녀간 날 집에 돌아온 뒤 의준이 택배로 보내준 시집을 책장에서 꺼냈다. 그 시집은 다시 돌려줘야 한다. 처음부터 의준 것이니까. 그런데 왜 시집을 다시 보내준 걸까? 한송이는 이해할 수 없었다. 그 사람 마음을. 어떤 때는 자상한 것 같기도 하다가 갑자기 이해할 수 없는 일을 한다. 그 가죽지갑만 해도 그렇다. 남자용 지갑을 주다니, 어쩌라는 것인가? 게다가 아무런 설명도 하지 않았다. 마치 그 지갑을 보면 다 알 것이라는 태도였던 것이다.
왜? 왜지? 참정루도 그렇고 그 지갑도 그렇고 도대체 무슨 뜻인 거야? 내가 알지 못하는 무엇이 있는 거야? 나를 놀리는 건가? 그런 거야?
송이 언니가 떠올랐다. 그리고 의준이 그녀를 바라보던 눈빛이 생각났다.
갑자기 가슴이 터질 것 같았다.
5
의준은 연주가 준 상자를 열고서 가죽지갑이 들어 있는 것을 보고는 어이가 없었다. 의준은 지갑을 꺼냈다. 그리고 안을 펼치고서 안쪽 중요 신분증을 넣는 칸을 보았다. 그곳에는 지갑 메이커의 상호가 들어 있는 명함 크기의 종이가 끼워져 있다. 그것을 꺼내어 뒤집어 보았다.
J
그 글자가 있었다. 의준이 만일을 위해 자신의 이니셜을 아주 작게 써놓은 표시.
의준은 연주를 뒤쫓아서 뛰었다. 직접 확인해 보아야 한다. 이 지갑이 어디에서 난 것인지.
그러나 아무리 찾아도 연주는 보이지 않았다. 버스정류장, 지하철역, 그리고 그 근처 연주가 들어갈 만한 상점 등을 모두 뒤졌지만 찾을 수 없었다.
이럴 리가 없다. 한송이는 시집을, 연주는 지갑을 가지고 있다. 이것이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 지난번 한송이에게 주었다가 얼떨결에 도로 받은 지갑은 집에 놔둔 상태다.
의준은 서둘러 펜트하우스로 돌아왔다. 그리고 서랍에서 작은 상자를 꺼내어 열었다. 지갑은 그대로 있었다. 당연한 일이다. 같은 지갑일 리가 없으니까.
그래도 이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계 실장에게 가야 할 지갑을 어떻게 연주가 가지고 있단 말인가? 그리고 그 지갑을 도로 나한테 주는 이유가 뭐지?
“말도 안 돼…….”
의준은 두 지갑을 나란히 놓고 넋을 잃은 채 바라보고 있었다. 모든 상황이 뒤죽박죽이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한송이와 연주가 서로 아는 사이란 말이지?
의준은 고개를 저었다.
“아니야, 그럴 리가 없어…….”
의준은 요즈음 모든 일이 자신의 한계 밖에서 벌어지고 있다고 느껴졌다.
주변 모든 사람이 공모자다. 계 실장, 심 여사, 문태식, 한송이, 연주, 어쩌면 명송이와 떠버리까지도.
6
초가을비가 몹시 내리고 있었다. 한송이는 병원에 출근하지 않은 채 자기 방 낮은 침대에 앉아 있었다. 병원에서 전화가 왔지만 받지 않았다. 카톡이 왔어도 응답하지 않았다.
의미가 없다. 산다는 게.
동생 석이가 병원 옥상에서 몸을 던진 이후, 그전까지만 해도 악착같았던 마음이 뭔지 모를 공허함으로 가득 차고 사람들과도 거리를 두게 되었다. 공부는 물론 당장 먹고 살 것을 걱정해야 하는데도 신경 쓰고 싶지 않았었다. 그렇게 몸과 마음이 흐트러진 채 간신히 학교를 졸업하고도 얼마나 많이 방황했었는지 모른다. 담임선생님의 도움으로 간호조무사가 된 뒤에는 선생님에게 보답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일을 하려 했다. 그러나 순간순간 무기력함을 느끼며 현실에서 도피하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을 이겨내느라 무척 힘들었다. 게다가 한송이는 병원에 근무하기 시작한 첫날부터 엉뚱한 일에 휘말려 주변사람들 눈 밖에 나고 말았다. 또한 병원에서 하는 일도 썩 매끄럽지 않아 늘 야단맞았다. 다만 환자나 다른 사람들에게는 항상 친절하게 대해 주어 평판이 좋은 덕에 쫓겨날 정도는 아니었다. 하지만 항상 살얼음 딛듯 살아야 하는 자신의 처지가 비참하게 여겨졌다. 게다가 명송이를 알게 된 뒤부터는 비교로부터 오는 절망감이 더해져 우울증 증세까지도 생기고 말았다. 이러한 상황에서 의준의 존재는 여러 가지로 한송이를 더욱 힘들게 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어떻든 한송이는 이제는 모든 것이 싫었다. 정말로 모든 것이. 심지어 자신이 숨쉬는 것조차도. 이런 식으로 앞으로 얼마나 더 버틸 수 있을까? 고향 태백을 떠나온 지 10년이 다 되어간다. 10년도 더 전에 엄마 아빠 모두 어처구니없이 돌아가시고 동생 석이도 죽었다. 서울에 있는 먼 친척 되는 분에게 많은 신세를 졌는데 갚지도 못하고 있다. 앞으로도 갚을 수 있을 것 같지 않았다.
아무런 쓸모도 없는 인간…….
한송이는 스스로를 자책했다.
한송이는 무릎을 세우고 껴안은 채 초점 없는 눈으로 천장과 벽이 만나는 지점을 응시하고 있었다. 어쩐지 울어야 할 것 같은데 눈물은 나오지 않았다. 그렇게 한없이 한송이는 앉아 있었다.
병원에서는 한 번 더 무단결근하면 해고하겠다고 말했다. 한송이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그냥 그날 주어진 일만 했을 뿐이다. 아무하고도 아무런 말도 나누지 않았다. 그리고 역시 소소한 일들을 계속 실수하는 바람에 여러 사람을 짜증나게 했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아무도 야단치지는 않았다. 그냥 무시하는 것 같았다. 한송이는 자신이 잘못한 일들을 남들이 고치는 것을 아무런 감각도 없이 바라보기만 했다. 점차 사람들은 한송이에게 복잡한 일을 시키지 않게 되었다. 한송이는 늘 하는 심부름 같은 일 외에는 하는 일이 별로 없었다. 그래도 사람들에게는 항상 미소 지어 주었다. 아무런 의미도 없는 미소.
한송이는 아무런 할 일이 없이 혼자 가만히 앉아 있을 때도 미소를 짓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아무도 없는 간호사실에 혼자 앉아 미소 짓고 있다가 한송이는 저도 모르게 눈물을 흘렸다. 갑자기 석이가 보고 싶어졌던 것이다.
불쌍한 내 동생…….
한송이는 또다시 병원에 나가지 않고 방에 앉아 있었다. 불도 켜지 않은 희끄무레한 방. 창문 앞에서는 지난번 만들어서 매달아 놓은 눈 없는 비둘기가 처량한 모습으로 한송이를 쳐다보고 있었다.
그 다음날 한송이는 병원에 나갔다. 병원에서는 이번에도 한 번만 더 봐주겠다고 한다. 아마도 환자들 사이에서 한송이의 평판이 유난히 좋은 것을 무시하기 힘들었기 때문인 것 같았다. 한송이는 그 병원 내에서뿐만 아니라 다른 병원에까지 알려져 있었다.
한송이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사무실을 나와서 계단통으로 나가 5층 계단참으로 올라갔다. 그리고는 창문을 조금 열어놓은 채 담배를 한 개비 꺼내어 입에 물었다. 창 밖에는 빗방울이 이리저리 날린다.
그러자 얼마 전 비번 때 집 뒤쪽 얕은 산 옆으로 난 시냇물을 따라 걸었던 것이 생각났다. 그날 집을 나갈 때는 하늘이 조금 흐렸을 뿐인데 금방 시커먼 먹구름이 몰려오더니 엄청난 소나기가 쏟아져 내렸다. 천둥번개까지 치면서. 그런데도 집으로 돌아가지 않고 그 비를 다 맞으며 걸었다. 시냇물 옆은 시의 하천정비사업에 의해 산책로가 잘 조성되어 있어서 평소에는 많은 사람들이 나와 걷기도 하고 자전거로 달리기도 했다. 그리고 시내 중간중간에 돌이나 시멘트로 징검다리를 만들어놓아 건너갈 수 있게 해놓았다. 그러나 갑자기 소나기가 쏟아지자 사람들이 허겁지겁 흩어지고 거의 없었다. 한송이 외에는. 한송이는 그 비를 다 맞으며 시멘트 징검다리가 있는 물가에 가서 섰다. 늘 그 징검다리를 통해 건너편으로 가서 걸어 올라가 좀 더 상류에 있는 다리를 통해 다시 건너오곤 했다. 그러나 그날은 시내의 물이 불어 징검다리가 물에 잠겨서 아예 보이지도 않았다. 흙탕물만 요란한 소리를 내며 흘러내려가고 있었던 것이다. 한송이는 그 징검다리를 건너갈 때는 종종 시내 중간쯤에 멈춰서서 물속을 들여다보곤 했다. 맑은 물속에서 팔뚝만 한 붕어들이 이리저리 노니는 모습을 바라보는 것이다. 그리고 팔랑거리듯 꼬물거리며 끊임없이 움직이는 송사리들도. 이런 곳에서는 낚시가 금지된 덕에 그런 모습을 볼 수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그러면서 흐르는 물속에서 물결 따라 떠내려가지 않고 쉬임 없이 지느러미를 움직이는 모습을 보고 감탄했었다. 그런데 그날은 싯누런 흙탕물이 징검다리까지 뒤덮고 사납게 분탕질 치듯 내려가는 것을 보고 문득 그 붕어들이 생각났었다. 어미 붕어들이야 그렇다 쳐도 새끼 송사리들은 어떻게 되었을까? 그 지옥 같은 흙탕물 속에서 살아날 수 있을까? 모두 떠내려간 것은 아닐까? 연어나 송어는 상류로 갈 때 폭포까지도 거슬러 올라간다고 하지만, 그것은 연어 이야기고 저 붕어와 갓난아기 새끼손가락보다도 더 작고 가냘픈 송사리들은 어떻게 되는 것일까? 먹이도 먹을 수 없고 숨도 제대로 쉴 수 없을 텐데 그 진흙탕 같은 탁한 물속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그날 밤 한송이는 붕어와 송사리들이 불쌍해서 잠을 설쳤었다.
얘들아, 그래도 살아야 돼, 살아남아야 해. 나는, 나는……, 살 수 없지만 너희들은 살아야 해…….
며칠 뒤 한송이는 또다시 병원에 나가지 않았다. 침대 대신 사용하는 메모리폼 매트 위에 앉은 채 창문틀에 매달려 있는 장님 비둘기만 바라보고 있었다. 그리고 한송이의 손에는 병원에서 몰래 조금씩 가져온 알약 병이 들려 있었다.
7
연주가 사는 수녀원의 원장 앞으로 편지가 하나 도착했다. 멀리 부탄에서 보낸 것이다. 그 안에는 보석과 금, 그리고 수십 장의 국내외 무기명채권이 감춰져 있는 장소가 적혀 있었다. 이것들을 연주가 성장해서 사회로 나갈 때까지는 비밀로 하고 그 이후 적당한 때에 모두 넘겨주라고 했다. 그리고 필요하다면 그중 일부는 연주의 교육비로 사용해도 무방하다고 했다.
수녀원장은 주변 몇몇 사람에게 그 편지를 보여주고 상의했다. 그리고 상부기관에도 그 사실을 알렸다.
먼 후일 연주가 부탄의 편지 주소로 연락해 보았으나 발신인이나 주소는 모두 존재하지 않는 것이었다.
8
의준은 부탄에서 온 편지를 받았다. 그 안에는 약도가 그려진 종이 한 장만 들어 있었다.
의준은 강한 호기심이 생겼다. 이번에는 또 그곳에서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까, 그리고 그 의미는 무엇일까 생각해 보았다. 그러나 아무리 생각한들 답이 나올 리 없다.
부탄의 깊은 산 속에 다녀온 뒤 또다시 산이다. 이번에는 한국의 산. 어쩐지 이번에는 해답이 있을 것 같았다. 지금까지 퍼즐처럼 얽혀 있었던 모든 일들의 마지막 조각. 저쪽에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지만 일단 응해 보자.
의준은 며칠 뒤 강원도로 향했다. 의준이 운전면허를 딴 뒤 첫 장거리 운전이었다.
의준은 차에 오를 때 어딘지 비장한 마음도 들었다. 어쩌면 운명과 같은 것이 그곳에서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 그래서 그랬는지 의준은 자신의 모든 재산을 한송이에게 물려준다는 문서를 만들어 놓았다. 이것 역시 지난번 참정루처럼 충동적으로 행동한, 한낮 치기 어린 일에 불과한 것이겠지만.
의준은 강원도에 다녀오면 그 문서를 찢어버려야겠다고 생각하고서 차를 몰았다.
의준은 여러 생각으로 복잡한 마음을 가라앉히며 약도에 그려진 대로 심미산으로 향했다. 그곳에 다다르자 산자락을 따라 SUV가 다다를 수 있는 곳까지 최대한 차를 몰았다.
마침내 차로는 더 이상 갈 수 없는 곳에 이르자 의준은 차를 세웠다. 그리고 콘솔박스에서 조그만 가죽 주머니를 꺼냈다. 그 안에는 아주 작은 호신용 권총이 들어 있었다. 만일의 경우를 대비해서 준비해 둔 스미스웨슨(Smith & Wesson) M306-J 38 구경 리볼버. 원소기호 21번의 스칸듐(scandium)과 알루미늄 합금으로 만들어 아주 가볍고 손바닥 크기만 한 초소형 치프 스페셜(chief’s special). 탄환은 5발. 미국 친구 스티브에게 부탁해서 사둔 것이다. 총신이 짤막하고 숨기기 좋아 VIP 보디가드나 항공기 승무원들이 많이 사용하며 근접 암상용으로도 가장 선호하는 종류라고 한다. 특히 여성들이 핸드백이나 드레스에 숨겨넣고 다니기 좋아 첩보영화에서도 많이 등장하고 있다.
의준은 준비해 온 가벼운 배낭을 메고서 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가을이 막 시작되는 시기였지만 아직 더위는 가시지 않아 산에 조금 오르자마자 땀이 솟기 시작했다. 가끔 무성한 나무들 사이로 불어오는 바람이 반가웠다. 주변은 1천 미터가 넘는 높은 산들이 즐비한 것에 비해 다소 낮은 감이 있었지만 산세가 험해서 오르기가 쉽지 않았다. 게다가 별로 알려지지 않은 산인 탓에 등산객은 의준 혼자였다. 사방 어디에서도 사람의 기척은 없었다. 오직 산새들 소리와 가끔 부는 바람에 스치는 나뭇잎 소리뿐.
몇 번 신었던 등산화인데도 오늘은 어딘가 좀 불편했다. 발목이 약간 조이는 듯해서 끈을 살짝 느슨하게 고쳐맸다. 그래도 발이 불편했다. 라이플 사격연습을 위해 몇 번 산 속 깊이 들어갔을 때는 이렇지 않았는데 오늘은 어딘지 모든 게 어색하기도 하고 찜찜하기도 했다. 사실 발만 불편한 게 아니었다. 옷이나 등산모, 배낭 등 이것저것 모두가 신경 쓰이게 하는 것이었다.
의준은 등이 흥건히 젖었다. 머리에도 땀이 많이 났지만 모자는 벗지 않고 계속 걸었다.
등산용 지도를 보며 올라가는데 실제와는 좀 맞지 않는 것 같았지만 그래도 도움은 되었다. 하지만 생각보다 시간은 지체되고 있었다. 서둘러 정상을 넘어서 목적지로 간다면 해 지기 전에 다시 내려올 수 있을 것 같았다. 서울에서 이른 새벽에 떠났기에 시간은 좀 넉넉하다고 생각했으나, 막상 산에 오르고 보니 예상보다는 많이 늦어지고 있었다.
드디어 정상이다. 사방을 둘러보니 첩첩산중이었다. 산이 높지 않다 뿐이지 부탄의 오지나 이곳이나 오직 나무와 하늘만 보이는 것은 똑같았다. 한때는 산들이 모두 헐벗었다고 하는데, 대한민국 전체가 조림사업을 너무 잘 한 덕에 이제는 나무들을 좀 솎아내야 한다는 말도 들었을 정도로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의 푸른색 외에는 오직 짙은 초록밖에는 다른 색이 없었다. 그리고 천지간에는 의준 하나뿐. 땅과 하늘을 이어주는 존재는 의준밖에 없는 것이었다. 멀리서 보면 의준이라는 인간은 이 자연 속에 묻힌 보잘것없는 존재이겠지만, 산 정상에 서서 사방을 바라보는 의준에게는 온 세상이 자신의 발아래 놓인 하계일 뿐이었다.
이제 하계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
의준은 조그만 호수에 도착했다. 서점에서 산 지도에는 표시되지 않은 아담한 호수였다. 그러나 편지로 받은 약도에는 호수가 명확히 그려져 있었다.
기시감.
의준은 그 호수에 와본 적이 있었다. 부탄에서.
너무 똑같았다. 호수 주변으로 완만하게 솟은 산들이 부탄의 가파른 고봉들과는 달랐지만 호수와 그 한가운데 떠 있는 조그만 섬은 부탄에서 옮겨다놓은 듯 완전 판박이였던 것이다. 게다가 호숫가에 놓인 나룻배와 그 옆에 떨어져 있는 노까지도 사진을 찍어놓은 것처럼 똑같았다.
그러나 사실 의준은 어느 정도 예감하고 있었다. 편지로 보낸 약도를 펴본 순간 말이다.
의준은 한동안 그 자리에 서서 섬을 바라보았다. 그 뒤 망설이지 않고 곧바로 섬으로 들어갔다.
섬에는 초르텐이 없었다. 하지만 이번에도 무덤 하나가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나 묘비는 없었다.
의준은 몸서리를 쳤다.
이럴 리가 없다. 이것은 환상이다. 아니, 환각.
의준은 몸을 비틀거리며 안쪽으로 들어갔다. 호수가 나타났다. 그리고 그 한가운데 또다시 섬 하나. 의준은 멍한 눈으로 섬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조금 전 자신이 호수를 건너온 것이 착각인 모양이라고 생각했다.
의준은 잠시 어지러운 느낌이 들었으나 몸이 약간 휘청거리는 가운데에서도 나룻배에 올라 노를 저어 섬으로 갔다. 그리고 숲으로 들어가자 이번에도 무덤이 하나 나타났다. 묘비명 없는 무덤.
의준은 고개를 흔들었다.
의준은 섬 안쪽으로 들어갔다. 그러자 또다시 호수가 나타났다. 그리고 그 한가운데 떠 있는 섬.
사방을 둘러보았다. 처음 호수로 왔을 때와 다름없는 광경.
의준은 잠시 망설였다. 그러나 곧 다시 나룻배를 저어 섬으로 갔다. 섬 안으로 들어가자 또다시 무덤이 있었다. 묘비명은…….
역시 없었다.
의준은 무덤을 지나 안으로 들어갔다. 그러자 또다시 나타난 호수. 그리고 섬…….
이렇게 한없이 반복되는 호수와 섬.
의준은 계속 그 속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의준은 깨달았다. 여기에서 빠져나갈 수 없다는 사실을. 의준은 이 섬에서 영원히 호수와 섬과 무덤 사이를 반복해서 헤매고 다닐 것이다.
이것은 계 실장이 의준에게 총탄 대신 주는 선물이다. 의준이 자신을 위해 주문했던 저격. 그러나 총탄 없는 저격.
하지만 의준은 그 의도에 휘말리지 않겠다고 생각했다. 그보다는 자기 자신이 선택한 길을 가기로 했다.
심미산 너머 작은 호수에 갑자기 총소리가 울려퍼졌다. 그와 동시에 높은 산들 한가운데 내려앉은 작은 호수 위로 새들이 새카맣게 날아오르며 나뭇잎이 흩어져 내렸다. 마치 꽃잎처럼.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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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화우 흩날릴제 울며잡고 이별한님
| 추풍낙엽에 저도 날 생각는가
| 천리에 외로운꿈만 오락가락 하노매
매창(梅窓, 1573~1610) | 본명은 이향금(李香今).
전북 부안의 명기로서, 허난설헌이나 황진이와 함께 대표적인 조선의 여류시인.
이화우(梨花雨)는 배꽃이 한꺼번에 떨어지는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