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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태우 Nov 14. 2024

자기 마음속 바라보기

1장. 여자 마흔, 정체성 위기

아침에 눈 뜨면 가족들을 챙기느라 바쁩니다. 밥하고 남편 출근시키고 아이들도 깨우고 아침 먹여서 학교에 보냅니다. 이렇게 아침 시간은 쏜살같이 지나갑니다. 잠시 여유가 생기는 오전 시간에도 설거지와 빨래, 청소를 하면 나를 위한 시간이 별로 생기지도 않습니다. 


오후에 아이들이 집에 오면 챙겨서 학원에 보내고 저녁 준비를 합니다. 학원에서 돌아오는 아이와 퇴근하는 남편의 저녁을 챙겨 먹입니다. 저녁 후에는 설거지와 아이들 숙제도 챙깁니다.


이렇게 하루를 가족들 챙기느라 바쁘게 보내는 동안 자신을 챙기기가 어려운 것이 현실입니다. 하지만 이런 상황 속에서도 자신에 관한 관심이 필요합니다. 왜냐하면 내가 나에 대해 서서히 멀어지기 시작하면 나를 잃어버릴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삶의 의미를 나보다 더 소중하게 생각하는 가족에게서 찾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내가 존재하지 않는 삶은 아무런 의미가 없을 수도 있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남편은 직장 동료나 친구를 만나 시간을 보내고 아이들은 서서히 성장해 당신의 손길이 지금보다 훨씬 덜 필요할 것입니다. 


그래서 지금부터라도 스스로에게 관심을 가지는 건 어떨까요? 설거지나 청소할 때 갑자기 올라오는 감정이나 가슴속의 작은 목소리를 무시하지 않고 귀 기울일 필요가 있습니다. 이런 작고 사소한 것이 당신에게 무엇보다 우선해야 할 것일 수 있습니다.     






설거지나 산책할 때 무심코 올라오는 감정

억눌린 감정은 예고 없이 나를 찾아옵니다. 그것은 당연합니다. 이런 감정은 산책이나 설거지, 샤워할 때 등 긴장의 끈을 놓게 되면 갑자기 올라옵니다. 이런 감정이 올라오는 순간 잘 잡아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어떤 감정들이 올라오나요? 허무함이나 미움인가요? 아니면 슬픔이나 화가 올라오나요. 어떠한 감정이든 올라오는 이유가 있습니다. 그 원인을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감정들은 예전에도 올라왔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슬프면 충분히 눈물을 흘리며 그 슬픔을 느껴주고 왜 슬픈지 그 장면이나 경험을 떠올리면 마음이 시원해 집니다. 하지만 슬픈데도 그 감정을 억누르게 되면, 언제가 자신도 모르게 슬픈 감정이 올라오게 되고 심하게 되면 이유 없이 눈물이 흐르게 됩니다.


도서관에서 치유의 글쓰기 강의를 듣던 한 여성은 산책하면서 자신도 모르게 주체할 수 없는 눈물을 흘렸다고 합니다. 이 분은 마흔 전후의 나이로 보였는데 결혼했고 아이도 있습니다. 아마 이 분도 평소에 슬픈 감정을 충분히 느껴주지 못했기 때문에 자신도 모르게 그런 당황스러운 경험을 하게 되었다고 봅니다.  


자신의 감정을 느껴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좋은 방법 가운데 하나가 느껴지는 감정을 글로 쓰는 것입니다. 하루를 마무리하며 자기 전 일기에 쓰는 것도 좋습니다. 오늘 어떤 일이 있었고 누구를 만났고, 어떤 일이 기억에 남고 하는 등의 일반적인 일기를 쓰면서 특히 그때 자신의 감정이 어땠는지에 초점을 맞춰 쓰길 바랍니다. 


일기를 컴퓨터나 폰으로 쓸 수도 있겠지만, 펜을 잡고 노트에 쓰는 것을 권해드립니다. 손으로 글을 쓰면 떠오르는 감정을 보다 제대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 자신의 손끝에서 나오는 글씨를 눈으로 보면서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기 때문에 감정을 잘 적게 됩니다. 악필일 수도 있지만 누구한테 보여줄 게 아니기 때문에 그렇게 잘 쓰지 않아도 됩니다. 자기 생각을 그대로 몸을 통해 표현하는 것이 손 글씨입니다. 


요즘 슬픔이 느껴지나요? 그러면 ‘요즘 나는 이유 없이 슬프다……’로 문장을 시작하기를 바랍니다. 그 다음 문장에는 슬폈던 경험이나 생각을 쓰게 됩니다. 아니면 공허함이 느껴지나요? 그러면 ‘나는 요즘 허전한 것 같다……’로 문장을 시작하기 바랍니다. 


문장은 고구마줄기처럼 한 문장을 쓰면 다음 문장이 따라서 써지는 신기함이 있습니다. 첫 문장을 쓰는 것이 관건입니다. 그래서 글은 일단 쓰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러면 계속해서 다음 문장 계속해서 그 다음 문장을 쓸 수 있습니다. 이렇게 자신의 감정을 쓰는 시간이 쌓일수록 자신에 대해 더 관심을 갖고 되고 자신의 마음을 이전보다 잘 알아가게 될 것입니다.      






늘 하고 싶었는데 미뤘던 취미

사람마다 시간 날 때 하는 좋아하는 활동이 있습니다. 좋아하는 취미로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있습니다. 당신의 취미는 무엇인가요? 살림하느라 자신의 취미까지 잃어버린 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그렇다면 예전에 좋아했던 것이 무엇이었는지 기억을 더듬어보시기 바랍니다. 취미는 삶의 활력소 입니다. 


영화 <82년생 김지영>의 주인공인 지영의 꿈은 세계 일주였습니다. 당신도 혹시 여행이 취미인가요? 그렇다면 지금부터 계획을 세워보세요. 내년 여름휴가를 미리 계획할 수도 있고, 다가오는 설이나 추석 연휴를 어디에서 보낼지 생각해 볼 수도 있습니다. 빨리 여행 가고 싶지만, 휴가나 연휴가 너무 멀게 느껴져 기다려야한다면 다가오는 주말이나 당일치기 여행을 계획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멀리 해외를 가야 여행은 아닙니다. 국내에도 좋은 곳이 많습니다. 가족이나 친구와 함께 가는 게 좋으면 그렇게 하고, 그게 여의치 않으면 혼자 가는 것도 좋습니다. 진정한 여행은 자신을 만나는 것이라는 말도 있으니까요. 


혹시 운동이 취미인가요? 전문가들은 근력운동과 유산소운동을 병행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하루 중 30분이라도 시간을 내서 작게라도 시작해 보세요. 시작이 중요합니다. 날씨가 좋으면 집 근처를 빠르게 걷거나 가볍게 조깅하고, 야외에 설치되어 있는 공원의 기구를 사용해 근력운동을 할 수 있습니다. 


비나 눈, 바람 등 날씨가 안 좋을 때는 집 근처나 아파트에 있다면 헬스장을 이용하면 됩니다. 실내라서 약간의 답답함이 있지만 처음 가는 것이 어렵지, 익숙해지면 괜찮습니다. 헬스장에 가면 익숙한 러닝머신이나 자전거를 타며 유산소운동을 하고, 근력운동은 상체와 하체에 따라 다양한 기구들이 있으니 사용하면 효과적입니다. 요즘 유행하는 천국의 계단이라 불리는 하체 근력 강화에 탁월한 기구도 있습니다.


만약 무언가를 배우기를 좋아하시나요? 그렇다면 거주하는 지역의 시․군․구 등 지차체나 도서관이나 복지관 그리고 평생학습관에서 진행하는 다양한 프로그램 중 마음에 드는 것을 선택해서 배우기를 바랍니다. 에어로빅, 노래교실, 영어 회화, 서예, 요가, 명상 등 종류도 다양해 찾는 프로그램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혹시 배우려고 하는 주제에 대한 프로그램이 없다면 온라인 강좌를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다양한 주제로 많은 교육사이트가 있으니 검색하면 충분히 좋은 곳을 찾을 수 있을 겁니다. 또 유튜브에서 배우려고 하는 주제로 검색해서 좋은 채널을 찾아보는 것도 괜찮은 방법입니다. 이때에는 그 채널을 운영하는 유튜버가 어떤 사람인지 잘 알아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유튜브를 시간 때우는 것이 아니라 학습의 도구로 활용하는 것입니다.   


  




만나고 싶었던 사람

가족과 집에서 반복되는 생활을 하다 보면 때로 지치고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잊어버릴 때도 있습니다. 그때 내가 누구인지 확인하는 방법이 만나고 싶은 사람을 만나는 것입니다. 그렇게 만나는 사람은 나의 존재를 확인시켜 줍니다. 그런 만남에서 내가 어떤 사람이고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어떨 때 기쁜지 다시금 알 수 있습니다. 


평소 만나고 싶었는데 만나지 못한 사람이 있습니까? 그렇다면 늦기 전에 시간 내서 만나는 건 어떨까요? 누구를 만나고 싶었나요? 중․고등학교나 대학 때 친하게 지냈지만 각자 살아가는 게 바쁘고 연락이 뜸했지만 만나고 싶었던 친구인가요. 아니면 힘들 때 내 이야기를 들어주고 도와주는 친정 식구인가요. 아니면 학창 시절이나 사회생활에서 만나서 나를 아껴주고 친하게 지냈던 선․후배인가요. 


다른 사람이 바쁠까 싶어서 연락을 주저하게 됩니다.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지만, 연락하면 생각보다 기다렸다는 듯 반갑게 맞아주는 사람도 있습니다. 인간은 관계욕구가 있어서 사람과 함께 무엇인가를 하고 싶고, 다른 사람에게 인정받고 싶고 존중받고 싶어 합니다. 당신도 그런 마음이 들 수 있습니다.


챙겨야 할 가족이 있으면 밖에 나가기 쉽지 않은 것이 현실입니다. 남편의 출․퇴근과 아이들 등․하교에 집안일 하는 것으로만 지칠 때도 많습니다. 


그래도 시간이 날 때마다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 필요합니다. 왜냐하면 그 시간은 다시 돌아오지 않기 때문입니다. 때로 어떤 분들은 가족 말고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를 포기하고 사는 분도 있습니다. 그럴 수도 있지만, 그렇게 점점 시간이 흐르면 자신이 누구인지 잃어버릴 때가 올 수도 있습니다.


누군가에게서 갑자기 연락받으면 당황하게 됩니다. 그 사람이 예전에 친하게 지냈던 오랜 친구라도 말이죠. 사람은 평소에 연락하고 자주 만나야 친해지고 할 말도 많습니다. 잘 안 만나는 사람보다 자주 만나는 사람 사이에 더 많은 이야기를 하고 공감하고 친하게 지냅니다. 


내 마음속을 들여다보기 위한 좋은 방법 가운데 하나가, 내가 만나고 싶었던 사람을 만나는 것입니다. 늦지 않았습니다. 폰의 연락처 목록을 보고 메시지를 보내거나 전화를 한번 해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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