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불멸이지 않은 인간이 죽고 나면 영원히 혼자가 되는 것이기를 알기에, 그런 외로움에 대한 두려움에서 벗어나기 위해 사람과 사람이 만나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잊어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만약에 나 자신이 불멸이라고 가정한다면 나는 누군가를 사랑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니 분명 처음에는 불멸에 대한 자가인지 없이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겠지. 하지만 그 사랑하는 사람은 떠날 것이고, 그 사람을 기억하고 평생 그리울 수밖에 없는 사람은 나일 테니깐.
이런 관점으로 본다면 불멸에게 사랑이란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일 것이다.
불멸이지 않은 인간이 사랑을 하는 이유는 죽음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고, 불멸한 인간이 사랑을 하지 않는 이유는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에서 따라오는 두려움 때문이다.
결국 죽음이라는 ‘끝’이 있기에 우리는 사랑을 하는 것이다. 끝이 있기에 그 끝의 순간에 혼자 있고 싶지 않다는 그 감정을 위해. 끝이 없다면 우리는 그 누구도 갈구하지 않을 것이다. 끝이 없는 인간에게 감정은 없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