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행

by 이영진

우리 글쓰기 강좌의 하 반장님은

삼성 그룹 출신이다.

그래서, 고 이병철 회장님과의

추억에 대해 물었다.


면접 시험 때

이회장님이 반장님을 지목하며

"자네 안행이 뭐꼬?"

"녜. 기러기 날아가는 모습을

말하며, 형제 간의 우애와

서열을 말합니다."

하고, 대답하자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으시더란다.


늘 그 기억을 품고 삼성에서

자부심을 가지고 근무하셨단다.

멋진 질문에 멋진 답변.


우리는 8형제. 4남 4녀다.

위로 누님 세 분 계시고,

내가 장남이다.

형제 많은 집 바람 잘 날

없다지만 개성 강한 형제들

아직까지는큰 문제 없이

잘 살고 있다.


부모님 묘지명이

<서로 사랑하여라>

떠나셔도 걱정되서 남긴 말씀


얼마 전 할아버지 제사 깜박한

미안함에 고향 지키고 있는

막내 동생에게 전화했다.


- 코로나로 전국이 비상이라

일부러 연락 안 했어요.

형은 홀로 되신 큰 누님이나

잘 챙겨드려. 서로 위치에서

잘 하면 그게 부모님께

효도여.


잘 나고 이쁜 막내 영권이의 당부.

이것이 우리 집 안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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