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년
이영진
김삿갓 배를 타니 사공이 여자였다. "여보, 마누라" 하자, "왜 내가 당신 마누라요?"하니, "당신 배에 올라탔으니 그렇지" 화가 났지만 꾹 참은 뱃사공.
배에서 내리는 삿갓에게
"야 이놈. 아들아" 하니 삿갓이 어리둥절 하여 묻길, "좀 전 마누라였으니, 서방님이라 불러야 옳지 않느냐?" 했더니, "이런 위, 아래도 모르는 놈. 내 배에서 났으니 아들이 아니고 무어냐", 김삿갓 껄껄 웃더니,
"뛰는 놈 위에 나는 년 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