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용의 <향수>를 부른 이동원이 죽었다. 신문도 방송도 사망 소식만 전하고, 아무런 반응도 없다. 그런 가수가 아니다. 더 아파해야 하고, 고마워해야 할 가수다. 월북 작가라는 이유로 묻혀 있던 정지용의 시를 들고, 작곡가 김희갑에게 노래로 만들어 달라 1년을 쫓아 다녔다. 곡이 나오자 이번엔 서울대 교수였던 성악가 박인수를 찾아가, 존 덴버와 플라시도 도밍고가 부른 'Perhaps Love' 보다 더 좋은 곡이라며 같이 부르자 제의했다. 대중의 반응은 뜨거웠지만, 교수 박인수는 딴따라 취급 받으며, 국립 오페라단에서 해임됐다. 박인수는 이렇게 그 결정을 받아 들였다.
"클래식이 대중음악 보다 우월하다고 생각해 본 적 없다. 쟝르 구분없이 좋은 것은 좋은 것이고, 나쁜 것은 나쁜 것이다. 그것이 정지용의 '향수'라면 그 어떤 비난도 영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