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우

by 이영진

오래 전 일이다. 을지로에서. "형님. 왜 이제야

오셨어요?" 뭔 소린가 했더니 내가 자신을 끔직히 아껴주던 전생의 형이었단다. 말 같지도 않아서 그냥 지나쳤더니 끝까지 쫓아오며 형님! 형님! 외쳐댔다. 30대 젊은 놈에게 60대 영감님이 형님이라 외쳐대니 난감했다.

"난 당신을 기억하지 못해요" 내 한마디에

한동안 멍하니 하늘을 보더니 고개를 푹 숙인채 돌아갔다. 석양이 지고, 가로등이 하나 둘 켜지며 밤이 왔다. 언젠가 이 모습을 본 기억이 있어 오래도록 서 있었다.


조우 / 이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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