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 30분 전, ‘띵’ 문자가 왔다.
“팀장님 오늘 몸이 안 좋아서 휴가 좀 내겠습니다.”
벌써 세 번째다. 참다못해 휴대폰을 들었다.
“내가 네가 휴가 내면 바로 승인하려고 대기하는 사람이냐? 최소 며칠 전에는 휴가 내는 게 예의 아니야?”
팀원의 목소리는 꽉 잠겨 누가 들어도 아픈 사람이었다.
“팀장님 감기몸살이 심해서... 죄송합니다.”
“그래... 몸조리 잘하고...”
전화를 끊은 나는 바로 후회했다. 먼저 이유를 물어봤어야 했는데. 급한 마음에 또 실수를 했나? 싶었다. 벌써 아주 오래전 일이다.
전사적으로 휴가를 내는 직원들에게 텐션을 주지 말라는 당부가 내려온다. 타 회사의 팀장들 얘기를 들어봐도 휴가는 어떤 언급도 절대 하지 말라는 부서장의 지시가 있었다는 얘기를 자주 듣는다. 그만큼 각 회사의 업무환경이 긍정적으로 많이 바뀌었다는 긍정적인 피드백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런 환경이다 보니
일부 직원들의 무분별한 휴가 제출로 인해 팀장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휴가는 나의 정당한 권리이니 내가 마음대로 쓸 수 있다.”
틀린 말은 아니다. 그래서 당일 날 휴가를 써도 상관없다? 이런 면에 있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물론 갑작스럽게 급한 패밀리 이슈가 생겨서 휴가를 쓸 수 있다. 또한 참아 보려고 했지만 몸이 너무 아파서 당일 날 피치 못하게 휴가를 낼 수 있다.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같은 경험이 있다. 그러나 모든 휴가는 사전 계획을 우선으로 한다. 사전에 재충전할 계획을 미리 세우고 미리 휴가 계를 내는 것이 바람직하다.
전날 거나하게 술을 퍼마시고, 주말에 해외로 도깨비 여행을 다녀와서는 마치 가중한 업무 때문에 몸이 아픈 것처럼 당일에 휴가를 제출하는 것은 지양했으면 한다.
일요일 저녁, 문자나 메일로 딸랑 휴가 승인 요청을 받는 팀장의 마음은 헤아려 본 적이 있는가?
팀장들은 지혜롭게 대처할 필요가 있다.
“00님
몸이 아프시다니 걱정입니다. 몸은 괜찮으신지요?
오늘 하루 업무는 잊으시고 몸조리 잘하시기 바랍니다.
00님도 잘 아시겠지만,
갑작스러운 이슈로 인한 휴가는 제외하고
최소한 휴가 제출은 2~3일 전에 하는 것이 직장생활의 예의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오늘과 같은 이슈는 갑작스러운 케이스라고 충분히 생각합니다.
누구나 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갑작스럽게 아플 수는 있지만
이 또한 바꿔 생각하면
00님이 자기 관리, 시간관리, 체력관리에 있어서
혹 미흡하다는 인상을 줄 수 있거나 이것이 혹 00님의 평판에 있어서
안 좋은 영향을 미칠까 저는 많이 걱정이 됩니다.
아무쪼록 몸조리 잘하시고 선배의 조언을 너그럽게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
위의 메일을 아침에 말고 저녁 퇴근 시간쯤 보내는 것이 더 좋을 것 같다. 그리고 꼭 참조에 부서장을 넣어라, 부서장이 그 직원의 평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지 잘 모르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