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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 쓰는 팀장 May 25. 2023

회사를 그만 둘 최고의 타이밍은?

예전에 타 부서에 새로 임원이 발령 났다. 경력직 임원은 젊었고 해외 유학파였으며 그 능력을 타 회사에 인정받아 기존의 부서장을 휘하에 두며 화려하게 이직했다. 그러나 며칠 후 기존의 부서장은 사표를 제출했다. 마지막 근무 날 전 직원에게 인사 메일을 보냈다. 그동안 감사했다고. 지금이 떠날 적기라 생각하며 앞으로 회사의 무한한 발전을 기원한다는 몇 줄의 메일을 남긴 채 그렇게 멋있게 직장을 떠났다. 회사를 그만두라고 누가 종용한 것도 아닌데 부서장은 뒤돌아보지 않고 회사를 그만두었다. 항간에는 이를 두고 멋있다는 의견도 있었다.     


이 일이 있기 훨씬 이전에 대규모 구조조정으로 인해 부서의 통폐합이 이루어지면서 부서장 한 분이 자리가 없어졌다. 그 후에 예상치 못하게 나의 팀원으로 발령 난 적이 있었다. 최종 인사공지를 본 나는 두 눈을 의심하며 연신 메일을 보았다. 전 부서장이 발령이 난 것이 맞았다. 발령 공지가 있은 후 그분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앞으로 잘 부탁드린다고....      


문제는 그다음부터였다. 나는 직장상사에게 난색을 표명했고 상사는 곧 그만둘 것이니 신경 쓰지 말라는 당부가 있었다. 그러나 예상과 다르게 그분은 계속 근무를 하려는 의지를 표명했다. 한참이나 선배인 팀원과 나, 그리고 새로이 발령 난 부서장 세 명이 면담을 진행했다.      

부서장이 먼저 입을 떼었다. 

“그만두라고 하는데 왜 이렇게 눈치가 없어? 당장 그만둬!”

“저.. 저는.. 명예를 회복하고 퇴사하겠습니다.”

“뭔 소리야! 직장인이 명예가 어디 있어?”

“그래도 전.. 명예를 회복..” 


요즘 같으면 직장 내 괴롭힘으로 충분히 문제가 될 말을 아주 옛날에는 서슴없이 했던 시절도 있었다. 물론 이러한 인사조치는 회사에서 그만 나가라는 충분한 신호로 여겨진다.      


너무 빨리 결정한 임원은 재취업이 안 되거나 당장 할 일이 없어 곤란을 겪을 것이고 명예를 회복한다는 선배는 결국 명예는커녕 이리저리 자리를 전전하다 처음부터 명예는 지키지 못하고 결국에는 몇 년이 지나 퇴사했다. 

너무 빨리 나가거나 타이밍을 놓쳐 너무 늦게 나가도 퇴사를 할 최적의 타이밍은 아니었다.      

만약 당신이 회사에서 10년 이상 근무했거나 나이가 40대 이상이라면 항상 이러한 일이 일어날 수 있다고 준비를 하며 회사를 다녀야 한다. 

평소에 퇴직 후의 삶이 충분히 준비가 되었다면 그때가 회사를 그만 둘 최고의 타이밍이다. 

만약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채 화가 난 마음과 상처받은 기분으로 회사를 호기롭게 그만둔다면 며칠 만에 후회할 것이다. 또한 회사에서 좌천이 되거나 당신을 끝까지 궁지로 몰아넣을 때까지 버틴다면 그 희생대신 당신은 명예와 자존감을 내어주어야 할 것이다. 성취감과 열정과 보람은 없더라도 가족을 위해 희생하는 숭고함만은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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