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미는 주종목은 '꾸준함'이다.
꾸준함은 내게 가장 부족한 능력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늘 작심삼일에 그치는 내게 꾸준함 만한 타이탄의 도구도 없을 듯 했다.
시작은 만보걷기 였고, 다음은 영어공부 습관만들기 66일, 다음이 글쓰기다.
글쓰기는 1년 6개월째 이어오는 중이다.
물론 중간의 과도기도 많았고, 그만둘까하는 글태기도 맞았다.
그럼에도 지금까지 쓰는 중이다.
하지만 또 다른 커다란 '글태태태태기'가 왔다.
너무 커서 이건 '글태기'라는 단순한 말로는 표현이 안된다. (세종대왕님 죄송해요!)
지금까지 쓰고 있는 글쓰기의 본질이 흔들리는 중이다.
나의 글쓰기는 '친구따라 강남간다'는 말에 딱 들어맞는 시작이었다.
'친구'가 하니까 '나도 할래'라며 시작했다.
지금, 그 친구는 새로운 길로 또 다른 여정을 걷지만, 나는 여전히 쓰는 중이다.
쓰기보다 '꾸준함' 키우기에 무게를 두고 쓰기를 이어왔다.
쓰기에 대한 생각보다 이걸 계속 해야겠다는 생각에 더 큰 무게를 두었던거다.
그러다 어느순간 '쓰기'로 조금씩 무게추가 이동했다.
여기서부터 내 뇌는 혼란스러워하기 시작했다.
"얘 뭐지? 꾸준한게 목표였잖아!
'꾸준히'쓰면 되는 거잖아!,
갑자기 왜 '어떤 글'을 써야할까를 고민하는거야!!
제발 그냥 하던대로 해!"
나의 뇌는 나와 같지 않다.
나는 천하제일 '하고잽인'데, 이 아이는 천하제일 '그대로'다.
그렇다고 흔들릴 하고잽이가 아니지!
좀 더 나은 글, 좀 더 도움이 되는 글, 좀 더 생각하는 글을 쓰기 위해 머리를 쥐어뜯었다.
그래도 뇌가 움직이지 않으면, 손가락을 혹사시켰다.
뇌가 움직이지 않으니 손가락을 고생시키는 거다.
그렇게 의미없는 타닥타닥 타타닥~
손가락 움직임이 시작되면 뇌는 그제서야 어쩔 수 없이 "알겠어~ 알겠다고! 생각~~ 그래~ 생각하면서 써볼께!" 라며 항복한다. 그러면 글이 써졌다. 그렇게 뇌를 넉다운 시키며 글을 이어왔다.
그런데 어느순간부터 글을 쓰는 본질을 찾고 있다.
내 글의 본질이 뭐야? 내가 글을 쓰는 본질은 뭐지?
'친구 따라 강남 온' 내게 '꾸준함'을 키우는 '뇌를 넉다운'시켜서라도 끌고가는 외에 본질은 없었다.
있다해도 모래성같은 기초가 없는' 가짜본질'이었다.
그러니 이 '글태태태태기'를 어떻게 헤쳐나가야할지에 대해서도 고민이 깊어진다.
과거의 과도기나 글태기같은 잔챙이 고민이 아니다.
좀 더 본질을 꿰뚫어야하고, 좀 더 현실을 아우를수있는 초대형급 '글태태태태기'다.
그런데 말이다.
이 글을 쓰면서 깨달은 게 있다.
지금 이 순간도 나는 쓰고 있다는 것.
'글태태태태기'를 토로하면서도 결국 글로 표현하고 있다는 것.
어쩌면 내 글쓰기의 본질은 거창한 곳에 있지 않을지도 모른다.
'친구 따라 강남 간' 시작이라고 해서 부끄러워할 필요도 없고, '꾸준함'을 위한 수단이었다고 해서 의미가 없는 것도 아니다.
모든 여정에는 시작점이 있고, 모든 나무에는 뿌리가 있다.
내 글쓰기의 뿌리가 '친구'였고 '꾸준함'이었다면, 지금은 그 뿌리에서 새로운 가지가 자라나는 시점일지도 모른다.
본질을 찾으려 애쓰지 말고,
본질을 만들어가는 중이라고 생각해보면 어떨까?
1년 6개월 동안 쌓아온 이 모든 글들이 결국 내가 찾는 본질의 재료가 되어줄 테니까.
그러니까, 글태태태태기여도 괜찮다.
흔들려도 괜찮다.
그 흔들림 속에서도 계속 쓰는 것.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본질적이다.
오늘도 타닥타닥 타타닥~ 손가락이 움직이는 한,
나는 글쓰는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