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의 성공 경험을 사례를 통해 말해보세요.

성공이랄 것도 없는 미약한 삶을 살아온 자에게

by 호디에


면접에서 자주 등장하는 질문 상위권에 무조건 들어가는 질문이다. 질문을 받을 때마다 이 정도도 성공했다고 말할 수 있을까라는 매번 고민하게 만드는 질문이기도 하다.


지금까지의 성공 경험을 사례를 통해 말해보세요


많은 면접 관련 강사들, 유튜버들이 성공 경험에 대해 쥐어짜 내는 방법을 제시해 주지만 그런 면접용 질문 말고 우리가 지금까지 살아온 삶을 돌아보는 의미에서 하는 질문이라면 나는 어떻게 대답할 수 있을까. 대학 시절 따놨던 자격증과 어학 점수를 보여주면 될까 아니면 직장 생활을 하면서 저축한 은행 예금 계좌를 보여주면 될까.



1. 성공이라 말하는 것에 대한 기준


먼저 성공에 대해 정의하는 것이 중요하다. 2016년 노벨 문학상 수상자이기도 한 밥 딜런은 성공에 대해 이렇게 정의했다.

A man is a success if he gets up in the morning and gets to bed at night, and in between he does what he wants to do


대충 아침부터 자기 전까지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사람이 성공한 사람이라는 이야기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침에 일어나서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사람이 성공한 사람이다"라고 알려져 있는 인용구이기도 하다. 굉장히 단순하지만 인생의 가치를 관통하는 정의라고 생각한다. 시간은 유한하며 그 시간을 내가 원하는 일을 하면서 쓸 수 있다면 그것이 바로 성공이 아니면 무엇이겠는가.


그러나 회사를 다니며 살아가는 우리에게 이미 하루의 대부분은 내가 원하지 않는 일을 하는 것에 사용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직장인의 대부분은 위의 성공의 정의에 따르면 하루하루 실패를 하고 있는 셈이다. 물론 회사에서 자신이 꿈에 그리던 일을 하고 있는 분들은 빼고 말이다. 그렇다면 실패한 하루에서 조금이라도 성공을 보태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지금까지 내가 봐온 사회에서 직장인들이 선택하는 목표로는 이런 것들이 있다. 완전한 성공은 아니겠지만 남의 일이 아닌 자신을 위한 일을 하려는 여러 시도들의 일환일 것이다.


대기업 이직

자격증

어학 성적

부업

대학원 병행


모두 굉장한 끈기와 노력을 필요로 하는 일이다. 퇴근 이후 그리고 주말의 얼마 되지 않는 시간을 알차게 쓰는 대단한 사람들이 자신의 하루에 성공을 채워나가는 일이기도 할 것이다. 위의 예시에 해당하는 일이든 어떤 다른 목표든 시작해 본 사람이라면 '자격증 정도로 뭐, 퇴근하고 블로그 하나 쓰는 게 뭐'라고 쉽게 말할 수 없을 정도의 난이도라는 것을 분명히 알 것이다. 그리고 모든 일들이 마찬가지이겠지만 처음에 불꽃 튀는 열정으로 시작한 일들이 점점 시간이 흐를수록 그 연료는 닳아서 없어지게 된다. 유한한 개인의 에너지를 어떻게 효율적으로 분배하는지도 위의 성공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2. 내가 이룬 것


고등학교까지는 대학교 진학을 구실로 삼고, 대학 시절은 성인이 된 자유를 누리고 취업 준비를 하느라 시간이 없었다는 이유를 대서 빠져나간다고 하더라도 대학 졸업 이후에는 변명의 여지가 없다. 왜냐하면 대학 졸업 이후에는 모든 시간이 나의 시간이자 선택이기 때문이다. 누가 수업을 들으라며 시간표를 건네주거나 과제를 하라고 지시하지 않는다. 내가 속한 집단은 오직 나의 선택이고 이전과는 다르게 원할 때면 언제든지 그 선택을 바꿀 수가 있다.


직장에서의 과거란 정신 차려보니 이미 몇 개월 혹은 몇 년이 흘러있는 상황에서나 떠올릴 수 있는 그저 지나간 세월에 대한 숫자일 뿐으로 생각할 수도 있다. 지금의 나처럼 뚜렷한 성과 없이 흘러간 시간들을 돌아보면 허탈한 마음이 들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위의 질문을 대답하기 위해서는 마주하기 싫더라도 후회스러운 과거를 되돌아봐야 한다.


지난 몇 년 간의 직장 생활 동안 내가 하려고 했던 것이 무엇일까? 나열할 것도 없을 정도로 미약할 뿐만 아니라 어느 하나 꾸준하지 않고 산발적이다. 출판사 소설 공모전에 낸답시고 썼던 중편 소설 2개, 단편 소설 몇 개는 선택받지 못한 채 클라우드 안에 반년째 방치되어 있다. 어학 공부과 자격증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겠다는 원대한 목표를 세우고 구매한 JLPT N3 참고서는 책장에서 먼지가 쌓여가고 있다. 그리고 그 옆에는 매일을 기록하겠다고 열심히 디자인을 골랐던 2025년 다이어리가 꼽혀있다.


내가 정말 하려고 했던 무엇일까? 그저 떠오르지 않는 노트북 빈 허공만을 쳐다보며 영감이 찾아오기를 바랐을지도 모르겠다. 물론 그런 시간들이 모여서 모든 창작의 기반이 되는 것이라지만 전업으로 하지도 않는 일에 허공을 바라보는 시간까지 투자하지는 말았어야 했다. 지금까지 직장을 다닌 2년이 넘는 시간 동안 나는 실체가 남아있지 않은 일에 메여있었다. 이제는 조금 더 실체가 있는 목표를 잡고 새로운 시작을 해야 한다.



3. 앞으로의 목표


모두 투입한 노력 대비 성과가 가시적으로 보이는 목표이며 큰 결심 없이 시작할 수 있는 적당한 목표들이다.


1. 체력 - 올해만 크고 작은 감기에 3번이 걸렸다. 병에 걸리면 무기력해져서 무슨 일이든 시작할 원동력을 잃어버리기 때문에 체력을 1순위로 기르는 것이 필요하다. 일에 최소 30분씩은 러닝을 목표로 매달 100킬로 이상은 찍을 수 있도록 노력하는 목표이다. 시간을 초단위로 기록할 수 있을 정도로 명확한 목표이고 성과는 주 단위, 월 단위로 결산할 수 있다.


2. 어학 - 여러 언어를 잘하는 것도 물론 큰 능력이지만 하나부터 완성을 시키고 그다음 언어로 넘어가는 것이 더 달성하기 용이한 목표이다. 영어 어학 자격증은 부족함 없이 따놓았기 때문에 회화 위주로 공부하며 실제 영어로 대화할 때 어버버하지 않는 것이 목표이다. 수치로 따질 수는 없겠지만 예전보다 더 조리 있는 영어를 구사한다면 큰 성과일 것이다.


3. 악기 - 가끔 생산적인 일만 하다 보면 하루쯤은 즐기고 싶은 날이 분명히 있다. 그럴 때 무작정 유튜브를 켜서 넋 놓고 있는 것이 아니라 하고 싶었지만 평소에 뒤로 젖혀놨던 일들을 해보려고 한다. 대표적인 것이 그만두었던 피아노와 기타이다. 잠시 머리를 식힐 수 있는 좋은 수단이기도 하고 사회적으로도 나름 고상한 취미가 될 수도 있다. 과거에는 연주하지 못했던 곡을 연주할 수 있게 되는 매우 가시적인 성과를 낼 수 있다.



이러한 목표들이 비록 면접관들이 듣고 싶어 하는 성공 경험 아니겠지만 취업, 좋은 직장보다 더 가치 있는 일도 꽤나 많다고 생각한다. 모두에게 소중한 시간은 지나가면 돌아오지 않을 뿐 아니라 남아 있는 시간 또한 점점 줄어들게 된다. 제한된 시간 속에서 누구에게나 자랑할 수 있을 만한 성공 경험을 만들지는 못하겠지만 과거를 돌아봤을 때 후회는 남지 않을 만큼의 성과를 내기를 바란다.


그럼 또 누가 알겠는가. 후회 없는 작은 성과가 모여서 큰 성공을 가지고 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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