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이크는 제이크 인형을 좋아해 >
이 글은 저의 첫 고양이 제이크의 장례식 다음 날부터 쓰기 시작했습니다. 아, 혹시 장례식이라는 말에 마음이 아리실까요. 너무 슬퍼하지 않으셔도 괜찮아요. 그러길 바라요. 저의 아이는 당신 집 아이들처럼 귀여웠고, 사랑스러웠고 엉뚱한 행동을 해서 가족들을 웃기기도 했답니다. 가령 뒷발을 쭉 뻗고 볼록한 배를 앞으로 내민 채 벽에 기대앉아 있던 모습은, 소파를 등받이 삼아서 바닥에 앉아 있던 제 모습과 닮았었어요. 그 모습을 인터넷 고양이 짤들에 넣으면 베스트를 차지할 수 있을법한 모습이었어요.
재미있는 일화가 생각이 났어요. 우리 집 도련님인 제이크가 6살 때쯤 있던 일인데, 그 이야기를 하려면 먼저 ‘제이크’라는 이름과, 애착 인형에 대해 잠깐 설명을 해드려야 할 것 같아요. 제이크가 제일 좋아하는 인형은 제이크 인형입니다. 애니메이션 <핀과 제이크의 어드벤처 타임>에 나오는 노란색 강아지 캐릭터 이름이 제이크이고, 그 캐릭터 인형을 항상 곁에 두고 다닙니다. 우리 집 고양이 제이크의 이름은 만화 캐릭터 제이크에서 따와서 이름이 같습니다. 사실 처음엔 임시 이름이었어요. 한 손바닥에 올려놓을 수 있을 만큼 작았던 제이크와, 무려 강산이 변할 만큼의 시간을 함께 보내게 될 줄은 몰랐거든요.
그리고 어느 날,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던 제가 사 온 제이크 캐릭터 인형을 제이크가 유난히 마음에 들어 했어요. 그 모습을 보고 인형을 아예 내주게 되었고, 이후로도 제이크는 줄곧 그 인형 친구로 두었습니다. 비슷한 크기와 색깔의 스펀지밥 인형도 들여봤지만, 시큰둥한 반응이었죠. 고양이도 이렇게 확실한 취향이 있구나, 하고 감탄했던 기억이 나네요.
그날 이후로 저는 눈앞의 이 작은 생명이 하나의 ‘성격’을 가진 존재라는 걸 새삼스럽게 깨달았습니다. 토실토실한 성묘가 된 후에도, 제이크는 자신의 이름과 똑같은 인형을 옆에 두고 낮잠을 자곤 했어요. 그 고요한 모습이 어찌나 사랑스러운지, 저도 그 곁에서 빙그레 웃고 했죠.
*JAKE 동그라미 모양에서 조금 길쭉한 타원형의 몸통에 부직포를 잘라서 붙인 듯한 짧은 팔다리가 덜렁거리는 모습의 인형이고 크기는 8cm 정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