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크는 제이크인형을 좋아해(2)

by 이월

그날 이후 제이크는 제 눈치를 보지 않고 인형에게 말을 걸며 놀기 시작했어요. 안 믿기시죠? 본인이 인형을 동그라미 캣박스에 넣어놓고는, 마치 “내 자리야 비켜”라는 듯한 목소리로 인형에게 말을 거는 장면도 몇 번이나 봤어요.


‘우우웅냐아아냐냐. 우웅— 쩝쩝. 냐아아 우웅—.’


우리 집 도련님의 낮고 진지한 목소리가 들리시나요?

아마 그동안은 제가 자는 틈을 타 혼자만의 인형 놀이 시간을 즐겼던 것 같아요. 이제는 완전히 커밍아웃입니다. 제 새끼 참 귀엽죠? 당신에게만 살짝 속삭이듯 더 얘기하자면, 제이크가 두 번째로 좋아하는 인형은 캡틴 아메리카입니다. 다른 집 고양이들은 야행성이라 밤에 주인을 깨운다던데, 우리 도련님은 제가 자는 동안 조용히 인형 놀이를 했답니다. 역할극을 하려면 최소 세 명은 있어야 하니까요. 제이크는 제이크 인형과 캡틴 아메리카 인형, 그리고 본인까지 이렇게 세 명의 팀을 꾸려서 놀았던 거죠.

정말 귀엽지 않나요? 저의 주책에 당신이 웃길 바라요.


당신의 고양이도, 가장 좋아하는 인형이나 애착 이불이 있었겠죠? 어떤 거였나요? 각자의 아늑한 집에서, 좋아하는 것을 곁에 두고 조용히 잠든 반려동물들의 얼굴을 떠올리면, 마치 집마다 요정이 하나씩 있는 기분이 듭니다. 저에게는 그 모습을 보는 시간이 평화와 안녕을 느끼던 휴식이었는데 당신도 그런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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