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밖으로 유채꽃이 흐르고

일본, JR 치쿠히선

by 이원일
DSCF3472-3.jpg


그봄 고등학교

미술시간

유채밭 아래

삼삼오오

우린 살아있는

풍경을 그리는

퍽 운이 좋았어

가슴으로 가슴으로

유채빛이 밀려오고

의식처럼 물감을

풀었지

영혼을 두드리는

규정할 수 없는 그빛을

-누구는 볕을

좇아 인상적으로

칠하기도 했다는데-

어떻게 캔버스에 붙잡을까

다만 느낌이 가장

차오르는 찰나

20호 굵은 붓질로

노랑과 연두를

가득 버무려댔어

단발머리 찰랑이던

미술선생님이

내 유채밭에서

느낌을 건져올리셨지

어느 유채밭 기슭에서

느낌이란 게

맥락도 없이

이심전심하던 일이었어


이 사진이

처음 찾아오던 날도

그랬나봐

저기 창밖으로

느낌이, 느낌들이

점이 선이 되고

선이 면이 되고

부피와 겉넓이까지

출렁이며

시작이 또 끝이

그리 대수롭냐며

너에게로

흐르는 것이었어



2018년 3월 18일 이원일 찍고

2018년 4월 3일 이은경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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