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첫 소설 <레지스탕스>의 첫 독자를 떠올리며
- 나의 첫 소설 <레지스탕스>의 첫 독자를 떠올리며
파주에서 돌아온 새벽, 오랜 친구와 만났다. 그는 해가 뜨면 중국으로 떠난다며 가는 길에 '레지스탕스'를 챙겨가고 싶다고 했다. 한 달 뒤에나 돌아온다고 기다릴 수 없다는 것이었다. 그는 4년 전, 제본소에서 거칠게 스프링으로 제본했던 원고 뭉치를 읽어주었던 친구였다. 그 원고가 바로 레지스탕스였다.
당시 그저 소설을 쓰고 싶어 거칠게 써냈던 원고였다. 그는 기꺼이 첫 독자가 되어주었으며, 정말 소설책을 읽은 것 같다며, 언젠가 많은 사람들이 읽었으면 좋겠다며, 눈물도 조금 흘렸다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그때부터였다. 소설을 진짜 책으로 만들어보고 싶었다. 그렇게 4년이 지났다.
그에게 다시 한 번 책을 건넸다. 이번에는 스프링 제본이 아닌 국제 표준도서번호까지 받은 정식 단행본이었다. 자기 일처럼 기뻐하는 그를 보며 정말 '덕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의 그가 아니었다면... 다짐했다. 혹여나 소설로 인해 혹평(혹은 무관심)을 받는다 하더라도, 그에 대한 '덕분'을 결코 '때문'으로 바꾸지는 않겠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