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해야겠다

헌신하는 사랑에 대하여

by 이우

이제 곧 외삼촌이 된다. 주변에 사랑해야 할 것들이 하나씩 늘어나고 있다. 아니, 사랑하고 싶은 것들이 하나씩 늘어난다고 해야겠다.

얼마전 강아지 루이를 입양하고 사랑에 대해 생각해보곤 했다. 루이는 하나부터 열까지 손이 너무 많이 갔다. 고양이에 비해 열 배, 스무 배, 아니 적어도 삼십 배의 노고가 들었다. 늘 나만 생각했던 개인주의자였던 내게 무언가에 개인적인 시간을 할애하는 것은 일종의 손해 같은 것이었다.

자신을 잊고 무언가에 몸과 마음을 쏟을 때면 늘 피로와 그로인해 입게 된 손해를 따져보곤 했다. 하지만 루이를 보살피게 되면서 헌신에 대해 재고를 해보게 되었다. 문득 주위를 둘러보니 늘 귀엽고 예쁜 것이 내 주위를 맴돌고 있었던 것이다. 덕분에 삶은 아름다워졌다. 헌신은 아름다운 것을 붙잡고 있는 인력이나 마찬가지가 아닐까.

그동안 나는 멋진 작품을 쓰는 것만이 나의 삶을 아름답게 만들어줄 것이라 여겼다. 하지만 그것은 자기실현의 영역으로 국한되어야 한다는 것을 절실하게 깨닫는다. 정신으로 감각하는 삶과 피부로 느끼는 삶은 전혀 다른 층위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가령 미술관에서 햇살 가득한 들판이 담긴 그림을 보는 것과 온 몸으로 봄 햇살을 느끼는 것이 전혀 다른 이치인 것처럼 말이다.

그리하여 요즘 사랑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자기애만 조금 할애해도 나의 삶이 충분히 아름다워 질 수 있다는 가능성을 루이를 통해 느꼈으니 말이다. 루이든, 곧 태어날 조카든, 또 어떤 존재이든 사랑해야겠다. 로맹 가리의 말처럼 인간은 사랑 없이는 살 수 없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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