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의 도전기
몽골 초원을 여행하며 버스킹을 하고 싶었다. 몽골행 비행기 티켓을 끊었다. 기타도 구입했다. 문제는 기타를 칠 줄 모른다는 것이었다. 출국까지 5주의 시간이 남아있었다. 집 근처 기타 교습소를 찾았다. 그리고 레슨을 신청했다. 선생님에게는 한 곡만 완주할 수 있게 레슨을 해달라고 했다. 그 노래는 혁오의 <TOMBOY>였다. 선생님은 5주 만에 코드와 주법을 배우는 건 어렵다고 했다. 차라리 기초부터 시작하는 게 어떻겠냐고 제안했다. 하지만 나는 5주 만에 한 곡을 완주해야만 한다고 했다. 모두 외울 자신도 있었다. 몽골을 여행하며 버스킹 하기, 버킷리스트를 위해서라면 못 할 건 없었다.
몽골에서 버스킹을 하고 싶었던 이유는 간단했다. 나는 소설가로 많은 고민이 있었다. 당시는 첫 책 <<레지스탕스>>를 출간했을 때여서 소설가가 세상에 자신을 드러낸다는 게 어떤 것인지 몸소 느낄 수 있었다. 호평과 찬사는 달콤했으나, 날카로운 비난과 비평은 너무 큰 상처였다. 이렇게 나약한 마음으로 어떻게 앞으로 계속해서 나아갈 수 있을까 두려웠다. 하지만 소설가는 평가가 따라올 수밖에 없는 예술가였다. 표현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고, 비난을 두려워하지 않는 소설가가 되고 싶었다. 낯선이들 앞에서 버스킹을 하면 그런 배포가 생길 것 같았다. 그래서 기타를 들고 몽골로 떠났다.
기타를 처음 배우는 거였지만 그리 어렵지 않았다. 음악에 대한 이상한 감각 때문이었다. 나는 유치원 때부터 시작해 바이올린을 9년 동안 배웠다. 당시 선생님은 곡을 익히지 못하면 체벌을 했다. 체벌의 두려움이 이상한 습관을 만들었다. 악보를 읽고 이해하고, 그다음에 연주 방법을 익혔어야 했는데, 마치 안무처럼 연주를 무작정 외워버리기 시작했다. 생각하지 않고 계속 연습하는 것, 그것이 체벌을 피할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이었다. 하지만 문제는 나중에 나타났다. 진도는 계속 나아가고, 연주는 할 줄 아는데 악보를 읽을 줄 모르는 것이었다. 그런데 이러한 교육 방법이 빠르게 기타를 배우는데 도움이 되었다.
손가락에 굳은살이 박힐 때까지 연습했다. 드디어 5주 만에 한 곡을 완주할 수 있게 되었다. 기타 하나와 함께 몽골로 떠났다. 기타를 꺼낼 수 있는 곳이면 어느 곳이든 버스킹을 했다. 들판에서도 했고, 유목민을 만나서도, 호숫가에서도, 거리에서도 했다. 점점 할수록 시선에 대한 두려움이 사라졌다. 연주는 더 자신감이 붙었고, 목소리도 더 커졌다. 사람들을 한데 모을 수 있는 음악 예술의 힘도 느낄 수 있었다. 버스킹으로 재미있는 경험도 하게 되었다. 현지 버스커와 친해져 합동 공연을 한 것이었다. 버스커로 여행을 하며 타인의 시선과 평가받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사라졌다. 나는 소설가로서 계속 나아가는 용기를 몽골에서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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