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가 되든 괜찮아 -4

04. 30대 주부, 유튜버에 도전하다

by 이예원

집에서 아이를 키우는 주부로 생활한지 5년이 되었다. 육아휴직을 끝으로 회사를 그만둔지 꽤 오랜 시간이 흘렀다. 얼마 전 친구들을 만났다. 20대때의 천진난만함은 온데간데 없고 젊잖은 어른이 되어있었다. 그리고 크게 달라진 점이 있다면 각자 어느 분야의 전문가가 되어 있었다. 각자의 위치에서 열심히 살고 있는 친구들이 멋지고 자랑스럽다.


꼭 대단한 직업은 아니더라도 한 분야에서 꾸준히 일하는 사람들은 내 존경의 대상이 되어왔다. 직업변동이 심했던 나에게는 더더욱 그렇다. 정말 다행인점은 끈기있고 책임감 강한 남편을 만나 결혼 했다는 것이다. 내가 온전히 육아에 집중 할수 있도록 도와주는 남편에게 참 고맙다.


최근들어 타인과 나를 비교하며 자존감이 한없이 낮아지는 것을 느꼈다. 다른 사람들은 생산적인 활동을 할때 나는 육아와 집안일만 하고 있다는 생각에 사로 잡혔다. 청소, 빨래, 밥차리기, 아이 돌보기 이런건 누구나 할수 있는 일이지 않은가. 그런 부정적인 생각에 사로잡힐때 마다 나는 멍하니 시간을 허비하거나 스마트폰만 만지작 거렸다.

그러다 문득 평범한 나의 일상이지만 그 속에서 소소한 행복을 찾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에게 주어진 환경에서 스스로 행복 할줄 아는 방법이 필요한 것이었다. ‘애들 좀 더 크고나면 해야지’ 하며 미뤄왔던 것들. 더 이상은 미루면 안된다는 생각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끈기가 부족한 성격을 핑계로 언제까지 남들을 부러워만 하며 살것인가. 나에게 필요한건 작은 것부터 실천 하는 것이었다.


우선 휴대폰으로 영상을 찍어 하나씩 편집을 시작 해 보았다. 내 일상속 작은 즐거움을 기록하기 위해 유튜브에 업로드를 해 보았다. 아기가 낮잠을 잘때 영상을 편집하고 올리는 일은 생각보다 재미있었다.


그러다 차츰 영상에 댓글이 달리기 시작했다. 많은 사람들의 공감과 응원 메세지가 달릴때마다 마음이 뭉클해졌다.

아직 부족하지만 영상을 통해 내 이야기를 들어주고 공감해 주는 사람들이 있어 즐겁다.


그러다보니, 어느새 늘 집에만 있던 나에게 유튜브는 유일한 소통 창구가 되었다. 자존감이 떨어질때마다 무기력했던 내가 점점 활기를 띄게 되었다. 남편과 대화를 할때에도, 아이들과 놀아 줄 때에도 스스로 밝아지기 시작했다. 매일 반복되던 집안일도 평범함속에 감춰진 즐거움을 찾게 되었다.


아직 구독자가 많지 않다. 하지만 나에게는 취미이자 직업이 생긴것 마냥 기쁘다. 영상을 하나씩 업로드 할때마다 내가 나를 마주하는 기분마저 든다. 나 자신을 마주할때 하루 하루 어떤 일상을 살고 있는지 그 속의 즐거움이 무엇인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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