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2022. 05. 17

by 로라윤

#9일차

‘서로’



예전에 입사했을 때 룸메이트 이름이 ‘서로’였었다. 금방 그만두고 나가서 많은 친분을 쌓지는 못했지만 지금은 내가 그 친구가 일했던 부서에서 일을 하고 있다. 우린 서로 필요한 존재들이다. 사람 없이 살아갈 수 있는 사람들이 있을까? 간혹 가다 나는 스스로를 보며 참 딜레마라고 느끼는 게 혼자이고 싶어 하지만 혼자이길 싫어한다. 혼자서 글 쓰고 책 읽고 하는 시간들을 즐기지만 그걸 하는 시간에 누군가가 같이 그 시간을 보내주길 바랜다. 얼마 전, 친구가 소개를 시켜준다며 어떤 스타일을 좋아하냐고 물었다. 많은 것들이 있겠지만 내가 책 읽고 글 쓰는 시간 동안 옆에서 시간을 잘 보낼 수 있는 사람이라고 답했다. 나는 모든 걸 다 같이 하는 걸 좋아하지만 그 안에서도 나만의 시간이 필요한 것이다. 그 친구의 질문 덕분에 내가 어떤 사람인가에 대해 생각해보고 나랑 잘 맞는 사람에 대해 생각해봤다. 현재는 그렇지만 나중에 많은 시간과 경험들에 의해 나의 취향은 또 바뀌어 있을지도 모르지만 말이다.


나의 가장 가까운 친구들은 한 두해 전에 거의 다 결혼을 했고 그중의 대다수가 아이를 낳아 키우고 있다. 옆에서 지켜보고 시간을 같이 보내는 사랑스러운 아이들은 아동간호학에서 글로만 보던 아이들과 내가 간호사를 하며 보는 아이들과는 차원이 달랐다. 음 자세히 말하면 책과 일을 하며 보는 아이들은 그 아이의 한 부분만 보는 것이지만 옆에서 지켜보는 아이들은 그 아이의 일대기에 대해서 알고 있어서 느낌이 다르게 받아들여지리라 싶다. 아이가 이가 나는지 이유식을 먹으면 대변 양상이 바뀐다는 것 또 처음에는 냄새가 나지 않았는데 냄새가 난다는 것. 그리고 무엇보다 아이들도 발에 땀이 차고 성인처럼 발 냄새가 난다는 것. 신기한 것들 투성이다. 신기해서 그 아이만 보면 자꾸 발 냄새를 맡아보고 싶다. 전혀 아이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냄새여서 그럴까? 아니면 오늘도 잘 놀았나 싶어서 그런 걸까? 이유는 모르겠지만 아이도 자신을 놀리는 걸 아는 것 같다.


단순히 내가 글에서 배우는 아이들은 사회화 과정이 생기는 시기가 있고 그 시기에 유치원을 보내야 한다고 생각했다. 아이들을 보면서 느꼈던 건 기어 다니지 못하고 다른 아이들과 시간을 따로 노는 것 같아 보여도 보고 배운다는 것이었다. 어떤 아이가 잘 서는 것을 보고 오면 어느 날 우뚝 서기도 하고 엄청 우는 아이를 보고 오면 그날은 엄청 울기도 한다는 것이다. 우린 이렇게 서로에 대해 인식을 못할 것 같을 때부터 서로를 보고 배운다. 좋은 점이건 나쁜 점이건. 시간이 지나고 생각을 키워가면서 어른과 어른 아이는 여기서 차이가 난다고 생각한다. 서로를 보고 좋은 점으로 자신에게 받아들이냐 안 좋은 점을 욕하고 끝내는 것이냐. 나는 어른 아이일까 어른일까. 어쩌면 눈을 감을 때까지 우린 모두 어른 아이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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