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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트립 얼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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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버트 Oct 30. 2015

트립 투 뉴욕 얼론 - 9

Day4. 두 번째



Day4. 5~6번가, 센트럴파크, 콜럼버스데이 페스티벌, 애플스토어, 록펠러센터, 볼프강 스테이크, 디지스 클럽



머리가 멍청하면 몸이 고생한다고 교통시설을 마지막까지 완벽하게 익히지 못해 발바닥에 불나도록 걸어 다닌 덕에 어디서 무얼 봤는지 헷갈리는 상황에 봉착했다. 그래서 5일째 되는 날에는 더 헷갈리기 전에 기록해두자며 반스 앤 노블 서점에 가서 몰스킨 수첩 하나 사고 일주일 동안 어디 곳에 방문했는지 바로바로 작성하기 시작했다. 지금 생각하면 여행 중 가장 잘한 것 중에 하나인 것 같다. 이제 와서 기억하고 사진 찾으려니 영 기억이 안 나서... 쩝. 그래도 마구잡이로 적힌 리스트 보며 여정을 따라가다 보니 어렴풋이 그때 느꼈던 감정들도 기억이 나고 그런다.


할랄 가이즈에서 밥 신나게 먹고... 오후에 뭘 해야 될지 확실하지 않아 마인드의 붕괴가 시작되었다. 사실 5번가를 이날 오후쯤에 볼 계획이었는데 이미 전날에 길 헤매다가 다 봐버렸으므로;;; 쇼핑을 하자니 저녁에 또 신나게 걸어야 해서 짐을 들고 다니기는 부담이 되었다. 구글 맵을 켜서 근처에 갈만한 곳이 어디 있을까 검색해보니 센트럴 파크가 그다지 멀지 않다는 것을 발견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센트럴파크는 뉴욕 웬만한 곳에서 언제든 걸어갈 수 있을 듯 웡캉 커서...

센트럴 파크로 가는 길에는 아이스크림 트럭에서 와플콘을 하나 시켰다. 더럽게 비쌌다. 맛은 있었지만 더럽게 비쌌다.







그래도 신난 나.

이날 당일에도 썼지만 동양인 여자가 아이스크림 먹으며 한쪽에는 카메라 들고 다니는 여행객 코스프레 낭랑하게 시전 하니 딱 봐도 가까이해서는 절대 안 될 것 같은 멀끔한 백인 청년들이 접근했다. 처음에는 점심 먹었냐고 묻고, 저녁에는 뭐하냐고 묻고, 어디서 왔냐고 묻고, 대답 안 해주면 대답 안 해주는 대로 대답해주면 대답해주는 대로 끊임없이 대화를 이어갔다. 보통 결론은 나 네가 마음에 드는데 나 너랑 같이 점심 먹고 싶은데 나 너랑 맥주 한잔 하고 싶은데 지금 잠깐 놀러 가지 않을래? 였다.

한 세 번째 즈음에는 얘네들은 대체 나한테 뭘 원하는 걸까? 정말 엄청난 일이 벌어질까 싶어서 도대체 나한테 아니 관광객들한테 왜 이러냐고 묻고 싶긴 했는데... 세상의 많은 일들은 그것을 예측하는 것조차 쓸모없는 짓이라는 것을 아주 자알 알고 있기에 미안하다며 그냥 무시하고 말았다.







그렇게 길을 따라 걷다 보니 어느새 센트럴파크가! 여기냐! 센트럴파크!











아니. 왠 과천대공원이 도시 한가운데에...?

타임스퀘어도 마찬가지였고 여기도 마찬가지. 여기가 미국이라는 생각이 물씬 드는 공간이었다.

동산이 여기저기 널려있고 사람들은 이래저래 널브러져 있고 아이들은 널을 뛰고 나는 피곤했고 다리가 아팠고 쉬고 싶었고 할랄 가이즈 남은걸 좀 주워 먹었고 그런데 비둘기랑 참새가 너무 많이 와서 무서웠고.

그나저나 미국은 비둘기들이 왜 이렇게 당장이라도 어택땅 할 것처럼 달려드는지 모르겠다. 금방이라도 사람 머리에 나앉을 것 같은 눈을 하고서는 피하지도 않았다. 역시 천조국... 비둘기도 스텔스급.










그래도 햇살이 너무 좋아서 사진 한컷.

여행 중에 계속 날씨가 좋았던 것은 정말 행운이었다. 꼭 스냅사진 찍을 때가 아니더라도 번거롭게 우산 들고 다닐 일이 적었고 사진은 대충 길거리만 찍어도 엽서 사진처럼 나오곤 했으니까. 입국하는 날과 출국하는 날 비가 올 수도 있다는 비보를 들었는데도 계속해서 맑은 날씨였다. 그 무거운 트렁크를 들고 빗길을 뚫어야 했다면 분명히 시작과 마무리가 피곤했을 것이다.

5번가로 들어갔던 센트럴파크는 아무래도 휴일이고 콜럼버스 데이 퍼레이드가 예정되어 있어서 그런지 햇빛을 즐기는 뉴욕 사람들보다는 관광객들이 훨씬 많아 보였다.














그리고 길가다가 만난 콜럼버스 데이 퍼레이드.

뉴욕에 도착하기 전에 뉴스에서 콜럼버스 데이와 관련된 논란을 접하고 갔다.

보다 정확한 정보를 위해 VOAKOREA.COM의 기사와 인터뷰를 인용하자면, 애당초 이탈리아 탐험가인 크리스토퍼 콜럼버스가 신대륙을 발견한 것을 기념하고자 지정된 날이 콜럼버스의 날이었다. 미국은 지금까지 콜럼버스 데이를 각 주 및 도시에서 자신들만의 방법으로 기념해오곤 했는데, 최근 미국 내 많은 지역에서 콜럼버스데이를 콜럼버스가 아닌 미국 대륙에 원래 살고 있던 원주민인 아메리칸 인디언을 기념하는 날로 지정하자는 움직임이 시작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9개의 도시가 콜럼버스데이를 처음으로 '원주민의 날'로 선포했고 이는 미국의 수십 개 도시와 원주민 운동가들의 노력이 반영된 결과였다. 콜럼버스로 인해 미국 원주민에 대한 학살이 시작되었고 유럽인들이 가져온 전염병으로 미국 원주민 수천 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는 새로운 연구가 등장하면서 콜럼버스보다는 신대륙에 이미 정착하고 자신들의 터전을 마련했던 원주민들을 더 기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고 한다.

물론 콜럼버스데이가 유럽과 미대륙 간의 문화적 교류가 시작되었음을 축하하고 이는 이탈리아계 뿐만 아니라 모든 이민자의 날로서 의미가 있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콜럼버스의 업적을 희생하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도 계속해서 제기되고 있어 앞으로도 미국에서 꽤 오랜 논란으로 자리잡지 않을까 한다.

솔직히 말하면 이와 같은 논란 때문에 뭔가 시위 장면이라던지 항의하는 장면을 볼 수도 있지 않을까 두근두근했는데 그런 것은 없었고 그냥 평화롭게 이탈리아계 미국인들이 다양한 방법으로 퍼레이드를 진행했다. 학생부터 일반 축구모임까지 굉장히 다양한 사람들이 자신의 조직을 뽐내고 기념하는 것으로 보였는데 솔직히 말하면 지나가다 만나게 되면 볼만한 것이었지 그냥 동네 퍼레이드처럼 느껴져서 굳이 시간을 따로 빼 이것을 보러 갈 만한 것은 아니라고 느껴진다.







외관이 특이하고 브랜드가 가진 상징성 또는 이미지 때문에 이미 하나의 관광명소로 자리매김하게 된 게 아닐까 싶은 애플스토어.

근데 안 들어가 봄. 사람이 너무 많았다.









걷고 걷고 또 걸었다. 사실 이날 일정이 꼬였고 너무 빨리 일어나는 바람에 5번가를 전날과 아침 시간에 다 구경해버려서 갈 곳이 없었다. 록펠러센터에 조금 일찍 가서 구경하자 싶어 발걸음을 옮겼다. 멀지는 않았으나 다리가 빠개질 듯했다.

가는 길에 홀리스터에 들어가 구경도 했다. 소호에서도 느낀 것이지만 여전히 세일하는 것은 안 예뻤고 예쁜 것은 비싸서 못 샀다. 그 와중에 나의 구매욕구를 강하게 자극한 것이 있었으니 바로 홀리스터의 바디 미스트.

여동생은 지금 샌프란시스코에서 미술 공부를 하고 있는데, 처음에 동생이 미국에서 한국으로 들어올 때 진짜 이 미스트를 한 열병은 사 온 것 같다. 미스트도 물은 물이라 당연히 수하물 무게를 초과했고 아마 이불도 버리고 이 미스트를 짊어지고 온 걸로 안다. 그때는 대체 쟤가 왜 저런 어리석은 행동을 했을까 싶었는데... 가서 보니까 나도 사고 싶더이다. 아니 사게 되더이다. 한국에서 구매하느니 그냥 향 없이 다니겠습니다 라는 결심을 들더이다! 한국 샵에서는 상상도 못 할 가격으로 묶음 떨이 판매를 진행하니... 나도 모르게 막 주워 들고 있었다.

다행인 것은 이날 홀리스터에 들어갔을 때도 아직 시간이 많이 늦지 않아 계속해서 걸어 다녀야 하는 일정이 남아있었고, 삼 일간 미국 돌아다니면서 홀리스터 한번 더 못 볼까 싶어 다음에 사자는 다짐과 함께 내려놓았다(그러고 나서 단 한 번도 못 봄 못 삼)

이 세 개는 향이 좋아 사려고 찍어두었던 것.







실컷 걷다 보니 성 패트릭 성당도 지나쳐서 한번 들어갔다가....














오 사진 찍고 보니 완전 뉴욬커 할아버지









우와 신기해!

그 유명한 록펠러센터 앞 스케이트장.

날씨가 꽤 더운 편이었는데 적지 않은 사람들이 무리 없이 스케이트를 타고 있었다.







결혼사진을 찍는 커플도 있었고.

나는 이미 발바닥이 끊어질 것 같은(비문 아님 진짜 발바닥이 끊어지고 쪼개지는 줄 알았음) 고통을 느끼며 록펠러센터 앞에 앉아 지나가는 사람들을 바라봤다. 수많은 관광객들. 어디에서 왔는지 모르겠는.

그런데도 혼자 온 사람들은 확실히 적더라.







난 갱차나! 하고 혼자 씩씩한 척

해봤는데 사실은 몹시 지친 얼굴

록펠러센터 매그놀리아 베이커리의 바나나 푸딩이 그렇게 맛있다길래 그게 섹스 앤 더 시티 주인공이 먹는 거라길래 가서 한번 사봤다. 바로 먹으려고 했던 건 아니고 일부러 중간 사이즈로 사서 집에 와서 먹고 냉장고에 넣어두고 먹고 하여간 며칠 동안 두고두고 먹었다. 남들이 다 맛있다니까 역시 맛있긴 했는데 그렇다고 해서 음 온몸이 녹아버릴 것 같은 놀라운 맛이야!라고 외치게 될 정도는 아니었다.

전반적으로 나에게 미국 음식은 그랬다... 남들은 맛있어서 또 먹고 싶다는데 나는 그냥 또 먹음 먹고 아님 말고를 투덜거리게 하는...(할랄 가이즈랑 베이글 예외)






아! 이날 엄청나게 많이 걸은 이유가 또 있었다. 갑자기 생각났다.

사실 이날 저녁에는 볼프강 스테이크하우스에서의 저녁이 예약되어 있었다.

최근 청담에 지점을 오픈하고 수요 미식회에도 등장했다고 해서 엄청나게 기대를 했다. 애초에 혼자 자리 예약까지 해두고 이날 오후의 일정은 볼프강 스테이크 한번 썰어보겠다고 동선도 이상하게 꼬인 상태였다. 그런데 할랄 가이즈를 야무지게 먹었어서 그런지 6시가 예약인데 도무지 배가 꺼지지를 않는 거라. 저녁 9시에는 링컨센터에서 공연이 예약되어 있어서 7시 이후로 예약을 미루기도 어려운데 시간은 자꾸 가고 배는 안 고파지고 오히려 속은 불편하고... 울며 겨자먹기로 약국 가서 약을 사봤는데 알고 보니 소화제가 아니라 두통약이었고.... 그렇게 나의 13불이 또 날아갔고.... 걷다 보니 졸리고... 피곤하고... 다리 아프고....

어쨌든 배를 꺼뜨리기 위해 어마어마하게 걸었다.








기왕 걸을 거 좀만 더 걷자 싶어, 첫날 방문했던 LIFE&TIME 건물을 재방문.

월터 미티가 앉아 필름을 들여다보던 저 분수 앞, 앉고 싶었는데 울타리로 막아놓은 상태였다.

내가 좋아하는 영화나 드라마에서 나온 장면을 바로 옆에서 만나볼 수 있고 그 자리에서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것은 늘 감동적인 경험인 것 같단다. 뉴욕은 상대적으로 그런 경험이 많을 수밖에 없는 도시이고,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겠지 싶다.

건물 앞을 지나가며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OST를 들었다. 지금 내 블로그 BGM이기도 하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사진 올리려다가 얼굴이 너무 핼쑥하여가지고 빵 터졌다









어릴 적 부모님 따라 스웨덴에 갔을 때 내 가장 첫 느낌은 도시 전체가 엽서 같다는 것이었다. 파란 하늘과 알록달록한 지붕, 천 피스짜리 퍼즐 안에서 볼법한 풍경이 즐비했다. 뉴욕도 그랬다. 어딜 찍던 엽서 같았고 그림 같았다.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니 서울도 마찬가지다. 공간에서 어떤 경험을 어떤 마음을 어떤 순간을 마주했는가가 중요한 거겠지. 어딜 가나.


열심히 걸어 드디어 볼프강 스테이크하우스에 도착했다. 큰 레스토랑 안에 백인이 아닌 사람도 나 혼자, 혼자 온 사람도 나 혼자였다.







더럽게 맛없었던 식전 빵.











스테이크는 맛있었다. 결론만 말하자면.

맛있었다. 와인은 글라스로 시킬 수 있는 가장 저렴한 와인을 골라 이름이 무엇이었는지조차 기억은 잘 안 난다만 이런 곳에 혼자 와서 고기 썰며 와인 한 잔 한다는 것 자체가 꽤 의미 있게 다가왔다.

다만 혼자 괜히 오버일 수는 있으나 젊은 동양인 여자에게 향하는 시선이 곱지 않게 느껴져 불쾌한 기분도 컸다.

에피 타이 저니 디저트니 다른 것들을 물어보는 동안 나는 양이 적어서 메뉴 하나만 시켜도 충분할 것 같다고 충분히 이야기했는데도 계속해서 권했고, 와인 글라스의 가격을 물어봤을 때는 웨이터가 짜증을 내는듯한 인상도 받았다. 나중에는 자신들끼리 구석에서 수군거리며 내 쪽을 손가락질했다가 관두는 것도 발견했다. 괘씸한 마음에 와인은 시키지 않으려다가 시켰다. 혼자서도 잘 먹고 돌아갈 테니 두고 봐라 하는 마음도 있었고 약간 속상한 마음도 있었고.

음식이 무슨 죄랴. 스테이크는 맛있었다.

이래저래 음식에 대한 지식이 깊지 않으나 풍부하고 깊은 고기구이라는 인상이 물씬 들었다. 다른 소스나 사이드디쉬, 양념 없이도 느끼하거나 부담스럽지 않았고 와인과 함께 어우러지니 그 조화가 차분했다.

그러나.... 애당초 인터넷을 통해 메뉴판을 접하며 '무얼 시켜먹어야겠다' 다 결정하고 가긴 했으나 영수증을 받았을 때는 영 찜찜한 기분을 감출 수 없었다. 이 가격이라면 서울에서는 오히려 더 맛있는 고기를 더 멋진 서비스와 함께 즐길 수 있었을 텐데. 민박집에서 만난 사람들과 하루 정도는 같이 다닐걸 그랬나, 처음으로 괜히 울적하고 외로운 마음이 들었다.

내내 불친절하던 웨이터에게 팁이라곤 50센트도 주고 싶지 않았으나 혹 내가 생각하는 기분 나쁜 시선이 사실이었을 때, 팁조차 두고 가지 않는다면 '봐봐라 쟤 팁도 안 두고 간다' 요 딴 말을 뒤에서 하지 않을까 싶어 넉넉하게 팁도 두고 나왔다.

하루 종일 지칠 정도로 걷고 나서 마신 와인이었어서 그런가 알딸딸하게 취기가 올라왔다. 링컨센터로 공연을 보러 가는 길에 사진을 몇 장 찍으며 넓은 도시 높은 건물 많은 사람들에 새삼 다시 감탄했다. 그리고 얼굴이 벌게진 나라는 이방인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했다.







손에 야무지게 쥔 것은 매그놀리아 베이커리 바나나 푸딩. 야 이놈 새기 들아 나 디저트는 이미 있었다 이놈들아~







한참을 걸어 링컨센터에 도착했다.

여행 중에 한 번 더 방문하지 못한 것이 아쉬울 정도로 멋지고 아름다운 골목이었다.


Dizzy's Club은 링컨센터 꼭대기에 위치한 재즈클럽이다. 주말을 포함한 매일 저녁에는 한 시간 남짓의 재즈 공연이 펼쳐진다. 처음 링컨센터에서 공연을 보겠다고 다짐하게 된 것은 한국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던 영화 '위플래시' 때문이었다. 왜 영화에서 주인공이 계속 링컨센터 공연 링컨센터 공연하지 않는가. 그게 뭐라길래 싶어서 링컨센터에서 재즈 공연 하나 보자 하는 마음으로 자리를 예매했다.

모든 예매는 인터넷으로 가능하며 당일보다는 꽤 넉넉하게 일정을 잡고 한참 전에 예약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클럽에 혼자 온 사람은 나 하나였고 나를 제외한 80% 정도의 사람들은 커플이었다(게이 레즈비언 커플까지 포함) 그래도 씩씩하게 바 자리에 앉아 공연을 봤다. 밴드 뒤로 펼쳐진 뉴욕 야경이 60분 동안 가슴을 쿵쾅거리게 하는 재즈 음악과 함께 팡팡 불꽃놀이처럼 내려앉았다. 큰맘 먹고 시킨 칵테일이 입에 맞지 않아 두입만 먹고 내려놓았는데도 크게 아깝지 않았다.

재즈를 잘 알지는 못하지만 한 시간 동안의 공연이 단 1분도 지루하지 않았다.








두 번째 공연이 끝났다.

공연이 끝난 후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는 가슴이 벅차 앞으로 펼쳐질 세 개의 공연과 사흘의 날들이 더욱 기대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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