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사라 Nov 05. 2024

연애의 목적, 결혼의 목적

연애의 종착역이 결혼일까?


사랑하는 사람과 밤에 헤어져있기 싫다.
평생 이 사람과 행복하고 싶다
결혼을 결심한다.
연애 때 좋았는데, 평생 함께 하면 더욱 행복하리라.
결혼은 연애의 연장선이다.

웨딩홀에서 성혼선혼을 하고 일상을 시작했다.

연애 때는 예쁘고, 멋지고, 즐거운 데이트를 했던 그 사람이 맞나?


연애 때는 예쁜 모습으로 꾸미고 컨디션 좋은 상태일 때 만나, 재밌는 일을 하다가 헤어진다.
좋았던 기억을 간직하며 그리워한다.
피곤하거나 몸이 안 좋을 때, 컨디션이 안 좋을 때, 싸움 후 기분이 안 좋을 때는 혼자 있는 시간에 추슬러서 감정이 가라앉고 컨디션이 회복되면 예쁘고 멋진 정갈한 모습으로 다시 만난다.


결혼을 하고 나니, 쌩얼에 눈곱에
무방비한 민낯과 컨디션 난조를 다 지켜보게 된다.
싸우고 나서도 계속 같이 있다 보니 한 집안에서
안전하게 다투는 방법을 찾아낼 때까지는 휴식기 없는 전쟁이다.


연애할 때 연인과 행복한 데이트를 마감하면서
집에 혼자 들여보내는 게 힘들어 결혼했는데,
결혼하니 연인이 자기 집에 안 가고, 계속 내 집에 있어서 힘들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한편으로 연인은 수술을 앞두고 상대가 각서에 사인을 할 자격이 없지만,
배우자는 법적인 보호자로서 수술에 앞서
병원 측의 무서운 각서에 사인을 해야 수술이 시작된다.

연애와 결혼의 차이이다.

연애는 행복과 사랑이라는 감정이 주제라면
결혼은 감정을 넘어 일상생활의 동반자이자 책임이 따른다.





어렵게 재혼해 신혼여행 끝에 공항에 막 도착하자마자 이혼변호사 사무실을 찾은 그녀에게 무슨 일이 있었을까?
신랑이 신혼여행지에서 변기에 물을 안 내리는 걸 참을 수 없다고 했다. 한 번이 아니었다고.
그 부분은 정말 참고 살 수가 없다 했다 한다.


이혼상담을 많이 하시면서 느낀 것은 상대가 싫어하는 일만 안 해도 중간은 가게 살 수 있다는 점이라 하셨다. 결혼할 때 자기가 싫어하는 일 3가지를 적어서 배우자에게 서로 전달하여, 그것만큼은 하지 않도록 노력하면 이혼 예방에 좋겠다고 권유하셨다.


심리상담사 선생님께서 들려주신 얘기도 있다.
상대가 좋아하는 걸 잘해주는 부부와
상대가 싫어하는 걸 하지 않는 부부의 얘기였다.

상대가 좋아하는 걸 잘해주는데,
싫어하는 상황에는 배려하지 못했던 부부는
결혼 생활을 오래 지속하기 힘들어하는 경우가

많다고 하셨다.

상대가 싫어하는 걸 조심하며 안 하려고 노력하는 부부는 밋밋하고 잔잔한데 비해
안정적으로 편안해서 결혼 생활을 오래 할 수 있는 비결이 되더라는 말씀이셨다.

일테면 좋은 일 지향 부부는 연애 지속형 부부고,
후자는 결혼 지속형 부부라고 표현해 볼 수 있겠다.




연애의 목적은 행복이다.
결혼의 목적은 편안함이다.

연애와 결혼은 차원이 다른 것임을 인지해야 한다.

목적지를 정확히 알아야 내비게이션을 정확히 찍고
원하는 곳에 도착한다.
“이 산이 아닌가 봐?” 하고 헤매다 지쳐 포기하고 쓰러지기에는 아까운 인연과 감정과 시간이다.

결혼의 목적을 헤아려보고 목적에 맞는 동반자를 찾아 웨딩홀에 입장하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배우자는 평생, 세상 어느 모임이나 장소에도 함께 갈 수 있는 공식적이고 유일한 존재이다.

웨딩홀 입장을 시작하여

먼저 가는 상대의 장례식까지.

나의 모든 부분을 열어 보이는 존재.
민낯을 보이고, 나의 가장 나약한 부분도 함께 하는 존재이다.

가족 같은 남이다.

아무리 스펙 좋고 외모가 좋고 사랑해도
불편하면 피하게 된다.

함께 있어 좋은 사람보다,
함께 있어 불편하지 않은 사람.

결혼은 평생의 릴레이다.
안타깝게도 도파민도 설레는 감정도 영원하지 않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