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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사라 Nov 12. 2024

트라우마. 그 강력한 욕망

엄마 찾아 삼만리


<결혼의 조건이 무엇인가?>


사랑, 외모, 스펙, 경제적 능력, 성격, 신뢰, 집안, 책임감, 잘 맞아서 등의 일반적 대답이 떠오른다.


질문을 바꿔서

<배우자의 선택 기준>이 무엇인가?


여기서는 개인이 중요시 생각하는 부분에

초점이 맞춰질 듯하다.


외모는 포기해도 돈은 포기 못해!

돈은 포기해도 사랑은 포기 못해!

집안은 포기해도 스펙은 포기 못해!

내 얘기고 우리 주변의 얘기들이다.


그럼 사랑 포기하지 못하는 당신에게 질문을 드린다.


<그 사람을 놓지 못하는 이유가 있는가?>






결혼을 약속한 예비신부가 상담실 문을 두드렸다.

둘이서 결혼 약속을 했는데, 알아주는 전문직에 종사하시는 부모님 력하게 반대하실 듯해, 도저히 부모님께 말을 꺼낼 자신이 없어 찾아왔다고 한다.


왜 그런가 얘기를 들어보니,

나이가 6살이나 많은 예비 신랑이 고졸 출신에 모아놓은 돈도 없다고 한다.

거기서 이미 반대하실 듯한데,

부모님과도 사이가 안 좋아 왕래가 없다시피 하고 있고, 뚜렷하게 직업 활동을 하고 있지도 않다고 한다.


예비 신부가 그 남자를 선택한 이유는 

내 얘기를 잘 들어주고, 티키타카가 잘 되는 게 좋아서라고 한다.


얘기를 듣고 계시던 상담사 선생님께서 다시 생각해 보라고 권하셨다고 하셨다.


사람을 이루는 기본 뼈대를 살펴야지, 세부적인 조건만 보면 힘들어진다고 기본 골격을 살펴보라고 조언을 하셨는데, 예비 신부가 그런 선택을 한 배경이 있었다고

하셨다.


어릴 때 일에 바쁜 부모의 외동자라면서, 정서적으로 방치되었다고 한다.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

늘 외로웠고 무섭기도 했다고 한다.


외롭고 조용한 자신의 세상에서, 처음으로 자신의 얘기를 잘 들어주고, 받아주는 남자를 만나

정서적으로 충족감을 느꼈다고 했다.

어린 날 외로움에 혼자 남겨진 아이가 바랐던 꿈을 남자 친구가 이루어준 것이다.

도란도란 수다를 떨며 같이 있어 주는 엄마를 가진 친구들을 부러워했던 아이가 엄마의 빈자리라는 결핍을 채워주 남자를 강력하게 욕망했다.


함께 있어주지 못했던 엄마.

결핍감 방치된 트라우마로 인해,

그것을 채우려는 욕망으로 그녀가 책임져야 할 짐이 너무나 커 보이는 선택이었다.


이 여자분은 상담을 진행하면서 이 남자를 놓지 못하는 이유도 이해했고, 머리로는 이 선택이 길게 볼 때 어려움이 크다는 생각도 들었으나, 작별의 말을 직접 꺼내는데 2년의 시간이 걸렸다고 했다.


익숙한 얘기이지 않은가?

백마 탄 왕자님을 기다리는 공주님이라는

익숙한 동화 주제다.


사람마다 기다리는 왕자님의 상은 다르겠지만,

누구나 바라는 점이 있을 것이다.






6번을 딴 여자와 살림을 차린 남편과 더는 살 수 없어 이혼하자고 한 아내가 남편의 완강한 결혼 반대에

분통이 터져, 남편을 끌고  상담 사무실을 찾았다고 한다.


남편이 "당신을 사랑하니 절대 이혼해 줄 수가 없다."라고 강력하게 주장을 하니, 아내 입장에서는 코웃음만 나올 일이다.


바람을 피울 거면 적당히나 하면서 그런 말을 하면 모를까,

꼭 집을 얻어 살림까지 차려주는 거창한 외도를 일삼으면서, 사랑해서 못 헤어진다는 말을 누가 믿을 수 있겠는가?

그것도 아내가 찾아가서 꼬박꼬박 데려올 때까지

버티고 있었으면서, 염치가 없어도 이렇게 없을 수가 있는가?


신혼 초에 살뜰히 남편을 챙겼던 아내가 애를 낳고부터

외도 시작고, 그 후로 내가 아프거나, 친정 집에 신경 쓰거나, 입원하거나, 갱년기 우울증으로 힘들어할 때면 남편이 밖으로 돌면서 살림을 차렸다고 한다.


내가 아프고 힘이 들 때면 날 돌봐주는 손길이 더욱 필요한데, 그때마다 외면하고 바람까지 피우는 남편이 오죽 섭섭하고 밉겠는가?


상담선생님께서 살펴보시니, 아내의 관심이 남편에게서 멀어질 때면 남편이 발작적으로 외도를 하는 것을 짚어 내셨다.


남편의 어릴 때의 사연을 물었다.

"어머니가 애를 못 낳아 구박을 받다가, 10년째에 쫓겨날 지경이 되었을 때, 자신이 태어났다.

자신이란 존재가 어머니에게는 한을 풀어준 구

였기에, 어머니가 외아들인 자신을 지극정성으로 살뜰히 챙겨주셨다.

20살이 되도록 손톱도 직접 깎아주시고, 양말도 신겨주시던 어머니가 20살에 병환으로 갑작스레 돌아가셨다."


상담선생님이 질문을 하신 후 쭉 듣다가. 한 마디를 하셨다고 한다.

"지금까지 엄마 찾아 삼만리를 하셨네요."


"아! 그러네요. 그 말씀이 맞네요."라고 남편이 바로 알아들었다는 사연을 상담선생님께서 소개해주셨다.


굳이 꼭 살림까지 차려준 이유는 어릴 적 집에서 엄마에게 챙김 받던 아들의 욕망일 것이다.

나를 하늘처럼 떠받들고 챙겨주었던

엄마에 대한 결핍감, 상실이 트라우마가 된 경우이다.


아내의 관심에서 벗어나면 견디지 못하고

또 다른 엄마를 찾아 나선 불안한 내면아이의 이야기이다.






이미 돌아가신 엄마를 찾아 헤맨 들 어디 가서 찾을 수 있을까? 본인도 주변도 고달픈 얘기다.

결핍에서 우러나온 욕망의 힘은 아주 강력하다.

본인이 인식을 하고 있든, 아니든 그러하다.


결핍감에 아파하고 불안해하는 내면 아이를 가슴에 품고 사는 어른들인 우리는

이성적 판단이나, 현명함과는 거리가 먼

행동들을 반복적으로 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이성을 선택할 때 무의식적인 끌림을 느끼는

강력한 동기가 된다.


결핍에 따른 외도의 강력한 동기가 되기도 한다.


주변에서 "왜 너는 그런 사람을 만나?"라는 질문을 듣는 분들.

내가 생각해도 '이 사람에게 그다지 끌릴 요소가 없는데, 왜 나는 이 사람을 계속 만나고 있지?'라는

의문이 있는 분들.

여러 사람 중에 굳이 이 사람을 선택한 이유가

궁금하신 분들.

내 의도와는 다른 행동으로 관계를 비틀어버리는

행동을 반복적으로 하고 계시는 분들.

그다지 큰일이 아닌데도 왠지 불행하고 힘이 드신 분들께 내 안의 욕망을 들여다보시길 권한다.


강력한 욕망은 강력한 트라우마에서 탄생한다.

컴플렉스도 비슷한 맥락이다.

트라우마에서 태어난 욕망은

강력한 흡인력을 갖는다.

나의 주인이 되어, 나도 모른 채 이미 끌려다니고 있을지도 모른다.


이런 분들은 이 주제를 놓고 생각해 보시면 좋겠다.

알고 이해하는 것은 강력한 능력이다.

아무리 온전한 보살핌을 받아 성장했더라도 결핍이 없는 사람은 없다.



감정의 히든 키라고 감히 말씀드리고 싶다.



내 삶의 열쇠를 내가 쥐게 될 것이다.

안다고 해결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원인을 알고 이해하는 것만으로도

나를 이해하고 내 삶을 이해하고 수용하는 폭이 커질 것이다. 나 자신을 미워하면서 해치지 않을 수도 있다.






위의 첫 번째 예제의 예비 신랑이 결혼하고 나면

내가 기대했던 다정한 엄마요, 친구 같던 남편의 역할을 평생 해줄 수 있을까?


두 번째 예제의 지금은 다 줄듯 구는 남편의 상간녀가 평생 하늘처럼, 엄마처럼,  자신을 떠받들고 돌봐줄 수 있을까?


사막의 신기루를 쫓듯  물거품이 될 뿐이다.


안타깝지만 부분의 꿈은 깨진다.


왜냐하면 내가 선택한 대상은  

날 구원해 줄 능력이 없기 때문이다.


이 부분에 대한 설명은 다음 편에 이어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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